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5. 9. 선고 2023나20915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9,4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1. 27.부터 2024. 5.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 판결문 제2면 이유란 1.가.1) 제2행의 ”피고의 대표자가 겸임“ 다음에 ”, 이하 ‘이 사건 센터’라고 한다“를 추가한다.

○

제1심 판결문 제2면 하 제5행의 ”통보하였다“ 다음에 ”(이하 ‘1차 해고’라고 한다)“를 추가한다.

○

제1심 판결문 제3면 제9행의 ”통보하였다“ 다음에 ”(이하 ‘2차 해고’라고 한다)“를 추가한다.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주체는 C센터이므로 원고가 C센터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야 함에도 당사자적격이 없는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행의 소에서는 자신이 이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원고적격을 가지고 그로부터 이행의무자로 주장된 사람이 피고적격을 가지므로,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여 당사자적격 유무가 판가름될 뿐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여부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사유가 없음에도 오로지 원고를 몰아내려는 고의로 또는 원고에게 해고사유가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과실로 인하여 원고를 2차례 부당해고 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2)

피고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판정했다고 하여 곧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1, 2차 해고 당시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하였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참조).

2)

1차 해고에 대한 판단

기초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 을 제1호증의1, 제 4 내지 7, 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1차 해고가 해고권의 남용으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1차 해고가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1차 해고와 그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이루어진 경과는 다음과 같다.

㉠ 원고가 2018. 4. 2. 피고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 제9조에서는 2018. 4. 1.부터 2018. 6. 30.까지를 수습기간으로 하고, 수습기간 중 업무수행능력 부족, 인성ㆍ적성 부적합, 근무태만 등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피고는 2018. 6. 28.경부터 같은 해 7. 2.경까지 이 사건 센터의 직원 11명을 평가자로 하여 원고에 대한 수습기간 근무평가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는 평균 약 62점(100점 만점, 최저 19점, 최고 98점)이었다.

㉢ 피고는 2018. 7. 12. 원고에게 ‘부소장(원고) 계약 해지 건’에 대한 심의를 이유로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하였다. 2018. 7. 19. 개최된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수습기간 근무평가 결과가 양극단으로 극명하게 나뉜 이유 등 근로계약 해지 사유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차기 인사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하기로 결정하였다.

㉣ 피고는 2018. 8. 21. 원고에게 이전과 같은 이유로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하였다. 2018. 8. 28. 개최된 인사위원회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기간제 근로자의 재계약에 관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기간 제 근로자의 재계약 심사 절차를 보완하기로 의결하였다.

㉤ 피고는 2018. 9. 13.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근로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통보하고, 원고의 취업규칙 미준수, 비정상적인 업무수행, 직원 관리·통솔 능력 부족 등을 지적하는 취지의 직무수행평가서도 함께 교부하며 그 내용이 추후 재계약 심사에 반영될 수 있다고 고지하였다.

㉥ 피고는 2018. 10. 25. 위 ㉣의 인사위원회 의결 결과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센터 직원 전원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 제6조의2에 ‘신규 채용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직원은 근무성적평가를 하고, 그 결과 평점 합계가 60점 미만인 경우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하였다(한편, 원고는 2018. 12. 6. 피고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있어 집단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며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19. 1. 23. 피고의 법 위반 사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종결하였다).

㉦ 피고는 2018. 11. 1. 이 사건 센터 직원 총 10명을 대상으로 근무성적평가를 실시하였다. 원고의 근무성적은 이 사건 센터의 소장 및 센터장이, 원고 외 다른 직원의 근무성적은 원고와 위 센터장이 각 평가하였는데, 그 결과 원고는 평균 53점의 점수를, 다른 직원들은 모두 평균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 피고는 2018. 11. 30. 위와 같은 근무성적평가를 이유로 근로계약종료를 통보하였다.

㉨ 이에 대하여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위 1차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9조에서 3개월을 수습기간으로 두고 기간만료 전이라도 업무수행능력 부족 등 근로계약관계 유지가 어려운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점, 피고 취업규칙 제6조의2 제1 내지 3항에서 신규로 채용되어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직원에 대하여 계약만료 1개월 전 근무성적평가를 실시하여 평정 합계가 60점 미만인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③

근무성적평가표는 근무능력(40), 근무태도(30), 근무실적(30)을 세부평가항목으로 두고 있고, 위 세부평가항목을 살펴보면 근무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직무능력․실적을 주된 요소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각 세부평가항목 중 정성평가항목은 원고에 대한 평가자들의 주관적인 인식이나 평소 관계, 태도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평가항목이 원고에 대한 불이익한 평가만을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동료 직원의 상호 평가 방식으로 진행된 수습기간 근무평가에서 평균 약 62점에 그쳤고, 원고와의 근로계약 해지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가 2차례 개최되기도 하였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는 업무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

2차 해고에 대한 판단

기초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2차 해고는 해고권의 남용으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차 해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피고는 원고를 2019. 8. 1. 복직시켰는데, 2019. 12. 31. 또 다시 원고의 근무성적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2차 해고와 그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이루어진 경과는 다음과 같다.

㉠ 피고는 2019. 3. 4. H를 이 사건 센터 부소장으로 신규채용하였는데, 원고가 위와 같은 경위로 2019. 8. 1. 이 사건 센터 부소장으로 복직하게 되었고,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 종료일을 2019. 12. 31.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 피고는 2019. 10. 2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20년도 부소장 1인 체제 운영을 위해 내부 직원 평가와 외부 전문가 평가를 실시하여 고득점자를 2020년도 1인 부소장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

㉢ 피고는 2019. 11. 27. 평가점수 고득점자인 H를 2020년도 1인 부소장으로 선정했다.

㉣ 피고는 2019. 12.경 신규채용 후 2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한 근무성적평가를 실시했는데, 평가항목이나 방식은 2018년도 평가와 동일하였다. 원고에 대한 평가 역시 2018년과 동일하게 이 사건 센터의 소장과 센터장이 하였는데, 그 평균점수는 58점이었다.

㉤ 피고는 2019. 12. 31. 위와 같은 근무성적평가를 이유로 또 다시 원고에게 근로계약종료를 통보하였다.

㉥ 이에 대하여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위 2차 해고 역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②

위와 같은 2차 해고 경위 및 부당해고판정 경과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피고는 원고를 해고했다가(1차 해고) ‘원고에 대하여 객관성·공정성이 담보된 근무성적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재차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평가점수를 근거로 원고를 해고하였고, 이 역시 부당해고로 판정되었다.

③

2차 해고에 대한 노동위원회 판정서에 설시된 것처럼, 피고는 ‘부소장 1인 체제 선정절차’에서는 외부위원 등이 참여한 평가절차를 진행하였는바, 기존과 다른 방식의 평가를 진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원고에 대한 해고 절차에서만 이미 합리적인 기준이 아니라고 판정받은 기존의 평가방법을 고수하였다.

④

이처럼 피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1차 해고와 관련된 노동위원회 판정서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았다면 원고에 대한 해고 이유로 든 사정을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⑤

그럼에도 피고는 사실상 동일한 사유를 들어 복직 후 불과 5개월 만에 원고를 반복적으로 해고했고, 근로계약종료 1개월 전 이를 통보했던 1차 해고와 달리 근로계약종료일인 2019. 12. 31. 그 종료를 통보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변호사비용 등 지출로 인한 손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불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인데,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지만(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15363 판결, 대법원 1978. 8. 22. 선고 78다672 판결 등 참조), 변호사 비용의 지출 경위와 내역, 소송물의 가액, 위임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에 비추어 보아 변호사 없이는 소송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나 채권자가 지출한 변호사 보수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584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8131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1차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복직한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같은 이유로 재차 해고되자 구제신청을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한 점, 2차 해고 역시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이 인용되었고,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재심신청 역시 기각된 점,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는 소송절차와 달리 변호사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2차 해고와 관련하여 지출한 변호사 비용 640만 원(F 착수금 250만 원, 성공보수금 100만 원, G 착수금 150만 원, 성공보수금 140만 원)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액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위자료

1)

앞에서 본 것처럼 피고가 원고를 2차 해고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는 2차 해고로 부당해고를 당했다가 구제절차를 통해 다시 복직하는 과정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가 배상해야 할 위자료 액수는, 이 사건의 경위, 원고의 연령, 지위,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300만 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변호사 비용 640만 원, 위자료 300만 원 합계 94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11. 2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설승원(재판장) 윤지숙 신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