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공동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데, 위 공동피고인은 원심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도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공동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한편,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무죄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이 사건 당시 B의 부채가 많았고 근로자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했던 점, 피고인의 개인채무 액수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장비사용료를 제대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장비사용료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할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2023고단330』
피고인은 2022. 2. 5.경 충남 태안군 D에 있는 B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그곳 직원인 J을 통하여 피해자 C에게 “우리 회사에 휠로우더 중장비를 가져와서 일해주면 임대료를 매월 10일 부가세 포함 605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B 주식회사의 근로자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피고인 및 위 B 주식회사의 부채도 상당하여, 피해자가 중장비를 가지고 일을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임대료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2. 2. 7.경부터 같은 해 4. 30.경까지 B 주식회사에서 페로더 장비를 이용하여 일을 하도록 하여 피해자로부터 임대료 1,815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그 판시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2022. 2. 5.경 피해자와 사이에 중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해자에게 임대료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매월 605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거짓말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4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22. 2. 5.경 피해자와 사이에 중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 및 B의 부채가 상당하여 피해자가 중장비를 가지고 일을 하더라도 그 임대료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일을 하도록 함으로써 그 임대료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❶ B은 레미콘, 아스콘 등 제조업체로서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으로 인한 수요감소로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었다. B은 2022. 2. 5. 피해자와 사이에 계약기간 2022. 2. 7.부터, 중기 임대료 월 550만 원(부가세 별도), 매월 임대료를 다음 달 10일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휠로우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B의 부채는 100억 원가량 되었고 소속 근로자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B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상태였다.<1>
❷ 위 계약체결 당시 피고인의 개인 채무 역시 20억 원 이상 있었고, 2022. 2.경부터 대출금 이자 등에 대한 연체가 시작되어 담보로 제공한 B 공장건물과 토지에 관하여 경매가 개시되려고 하는 상황이었다(증거기록 215면,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❸ 이 사건 중기 임대차계약에 따라 B으로부터 2022. 2.분 장비사용료를 2022. 3. 10.에 지급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는 이 무렵에는 장비를 철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위 시기에 장비를 철수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일주일마다 사무실에 모여서 다음주에는 꼭 장비 임차료를 지급하겠다는 피고인의 얘기를 거듭 믿고 2022. 4. 30.경까지 일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역시 수사단계에서 이를 인정하였다(증거기록 63면).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2. 3.경 이후에 B의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되었는데도 피해자에게 회사의 자금사정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임차료 지급만 차일피일 미루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B의 은행계좌 거래내역에 의하면, 거래처로부터 2022. 3. 30. 2,800여만 원, 2022. 4. 6. 1,500여만 원, 2022. 4. 12. 1,100여만 원, 2022. 5. 31. 1억 5,500여만 원 등 상당한 금액의 매출액이 입금되었는데도(증거기록 95면 이하 및 116면 참조), 피고인은 장비 임차료 중 일부 금액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그 지급을 미루어 왔고, 장비사용을 종료한 2022. 4. 30. 이후에도 그 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당심에서 유죄로 인정하는 부분은 원심의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