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1. 23. 선고 2024가합201844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24. 1. 29. 당연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15,985,338원 및 그중 7,992,669원에 대하여는 2024. 2. 22.부터, 7,992,669원에 대하여는 2024. 3. 22.부터 각 2024. 4. 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2024. 4. 1.부터 2024. 11. 30.까지 월 7,992,669원의 비율로 계산한 63,941,352원 및 그중 별지 계산내역표의 ’월 급여액‘란 기재 각 금액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발생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다.

2024. 12. 1.부터 원고가 복직되는 날까지 월 7,992,669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각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연구원은 정보·통신·전자·방송 및 관련 융합기술 분야의 핵심·미래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정부출연기관이고, 원고는 2000. 5. 29. 피고 연구원에 입사하여 연구직 근로자로서 근무하는 자이다.

나.

원고에 대한 당연면직처분

1)

원고는 2023. 5. 20.경 대전 유성구에 있는 노래방에서 피해자 C(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에게 성적인 말을 하면서 손을 내밀어 잡아달라고 하였고, 이를 피해 밖으로 나가려는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을 갑자기 손으로 움켜잡아 만지는 등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이하 ‘원고의 강제추행 사건’이라 한다)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고, 그 약식명령은 2023. 12. 9. 확정되었다(갑 제10~11호증, 대전지방법원 2023고약10609, 이하 ‘관련 약식명령’이라 한다).

2)

피고 연구원은 관련 약식명령에 따른 민원을 접수받자 2023. 12. 6. 감사부의 징계요구에 따라 인사관리실 주관으로 원고에 대한 당연면직 절차에 착수하였고, 피고 연구원은 2023. 12. 29. 원고에게 관련 약식명령은 피고 연구원 인사규정 제2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24. 1. 29.자 해고 예고 통지(이하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이라 한다)를 하였다(갑 제12호증).

다.

관련 규정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과 관련된 법령,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 및 단체협약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 10, 11, 14, 18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무효 확인 주장

피고 연구원이 원고에 대해 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다음과 같은 하자가 있고, 그 하자는 중대하고 명백하므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①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에서 당연면직의 예외로 정한 제27조 제2항 제2호의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경우’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를 의미하므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형의 경중에 따른 체계적 해석상 당연면직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

②

당연면직도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이유’를 갖추어야 하는데, 원고의 강제추행 사건이 근로제공에 미치는 영향, 원고가 이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 과거의 근무태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정당한 이유를 갖추지 못하였고, 징계위원회나 인사위원회를 소집하여 정당한 이유의 존부를 심사하지도 않은 하자가 있다.

③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 제27조 제2항 제2호의 예외사유에서 벌금형을 제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당연면직 사유를 ‘형사상 금고 이상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시’로 제한하는 피고 연구원의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제51조 제4호와 상호 모순되는 관계에 있는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 제1항에 따라 피고 연구원의 단체협약이 우선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나.

미지급 임금 등 청구

피고의 위법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으로 인해 원고는 그 기간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4. 2. 2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1일에 월 임금액 7,795,67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무효 주장에 대한 판단

1)

법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의 개개 조합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직접 결정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참조). 단체협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에 의하여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한편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노동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다25786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과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의 근거가 되는 인사규정 제27조 제2항 제2호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는 금고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를 의미하고, 그에 따라 금고 또는 징역형보다 가벼운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는 인사규정 제27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해석하지 않을 경우 이 인사규정은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 연구원의 단체협약 제51조와 상호 저촉되므로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위반되는 부분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 연구원의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그 사유가 없거나 효력이 없는 인사규정에 터 잡은 것이므로 무효이다.

①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 연구원의 단체협약 제51조는 열거된 사유 외의 면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제4호는 ‘형사상 금고 이상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시’를 면직사유로 규정하면서도 단서에서 ‘단, 무면허, 음주, 도주차량 이외의 교통사고로 인한 경우와 뇌물 또는 배임수증 이외의 범죄로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경우, 선고유예의 판결을 받은 경우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형법 제41조, 제50조에 따라 벌금형은 금고형보다 형이 경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 연구원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형사상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는 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 제27조 제1항 제1호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해당하는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당연면직 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에서는 일부 범죄의 경우 단체협약상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벌금형까지 결격사유로 삼고 있어, 피고 연구원 소속 근로자가 위와 같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경우에는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과 단체협약이 정한 근로자의 대우가 상호 저촉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벌금형의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경우에만 인사규정 제27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단체협약보다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불리하게 적용하므로 이 인사규정의 효력을 그와 같이 인정할 수 없다.

③

피고 연구원의 주장과 같이 2018. 4. 23.자 인사규정 개정안 협의 당시 노사간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벌금형의 유죄판결이 선고된 경우라도 당연면직 사유에 포함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면, 단체협약 체결시에 이를 반영하였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 연구원은 2022. 8. 24.자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도 면직사유를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로 제한하는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④

국가공무원법은 2010. 3. 22. 법률 제10148호로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횡령, 배임 또는 업무상 횡령, 배임죄로 벌금 3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은 경우도 제33조의 결격사유에 포함되는 것으로 개정되었는데, 피고 연구원은 그 이후로도 단체협약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만을 당연면직 대상으로 삼아왔다. 이와 같은 사정과 형법이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까지 ‘집행유예’의 판결은 금고 또는 징역형만을 대상으로 하였던 점까지 고려하면, 피고 연구원의 노사 간에는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는 면직 사유에 포함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연구원이 작성한 2018. 4. 23. 인사규정 개정안을 살펴보면,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경우는 예외로 유지하되, 예외로 적용하지 않는 범죄의 유형에 대해 관련 법조항으로 명시하여 명확화’라고 기재되어 있고, 개정 내용은 면직 예외사유에서 제외되었던 ‘뇌물 또는 배임수증’을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의 내용과 동일하게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제303조, 제355조, 제356조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레법 제10조’로 확장 및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개정 내용에 앞에서 살핀 사정들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 연구원 노사 간에 벌금형도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에만 당연면직의 예외 사유로 인정하는 합의가 새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연면직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여 근로자의 처우에 관한 가장 중한 처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개정이 국가공무원법 결격사유에서 정한 벌금형의 경우까지 당연면직 사유로 포함시키는 노사간 변경합의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와 같이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는,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 제27조 제1항 제1호(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고, 그와 같이 해석하지 않는다면 그 인사규정은 피고 연구원의 단체협약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강제추행 사건이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무효이며, 피고 연구원이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원고에게 당연면직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이상,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한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1)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2)

임금 지급 의무의 발생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당연면직이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연구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피고 연구원은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연구원이 이 사건 당연면직의 무효 여부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인정된다(민사소송법 제251조).

3)

임금 지급 의무의 범위

가)

갑 제20, 21, 23~2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2023년 연봉액이 93,116,105원인 사실, 피고 연구원의 노사간 2024년 임금협약에 의하면 B등급의 정액 인상분은 2,051,000원으로 정해진 사실, 원고는 2023년 1차 평가에서 업적점수 79.39점, 최종점수 92.89점을 받아 평가등급 부여기준상 S등급 또는 A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을 2024년 연봉액을 산정하면 95,912,033원이고[= 93,116,105원(2023년 연봉액) + 2,051,000원(정액 인상분) + 744,928원(정률 인상분<2>)], 이를 월 급여로 환산하면 7,992,669원(= 95,912,033원 ÷ 12월)이므로, 원고의 2024년 월 평균 임금은 7,992,669원으로 추인된다.

나)

피고 연구원은 원고에게 이 사건 당연면직일인 2024. 1. 29.의 다음날인 2024. 1. 30.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7,992,669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피고 연구원의 인사규정 제56조에 제1항에 의하면 피고 연구원의 임금은 연봉의 1/12를 월 단위로 매월 21일에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2024. 2. 21.에 지급되어야 할 임금부터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 주장과 같이 2024. 2. 21.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임금부터의 지급의무를 인정한다.

따라서 피고 연구원은 원고에게 ①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송달일 이전에 임금지급기일이 도래하는 2024. 2., 3. 임금 합계액인 15,985,338원(= 7,992,669원 × 2개월) 및 그중 2024. 2. 임금 7,992,669원에 대하여는 2024. 2. 22.부터, 나머지 2024. 3. 임금 7,992,669원에 대하여는 2024. 3. 22.부터 각 이 사건 소장 송달일인 2024. 4. 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이율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② 2024. 4. 1.부터 2024. 11. 30.까지<3>의 매월 21일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임금 합계 63,941,352원(= 7,992,669원 × 8개월) 및 그중 별지 계산내역표의 ’월 급여액‘란 기재 각 금액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발생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이율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③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후 도래하는 임금 지급기일인 2024. 12. 임금의 근로 개시일인 2024. 12. 1.부터는 원고가 복직되는 날까지 기간에 대하여 매월 7,992,669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박경환 조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