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11. 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B조합 사이의 C/D 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와 E에 대한 F센터 위탁 운영
원고는 G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를 설립하여, 2018년부터 ‘H병원’을 운영하던 E와 사이에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센터를 위탁하여 운영하도록 하였다. 위 위·수탁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센터 근무 및 노동조합 활동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5. 8. 3.부터 원고가 운영하는 자살예방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가 2021. 1. 1. 자살예방센터가 이 사건 센터의 부설기관으로 통합되면서, 2021. 1. 4. E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였다. 위 근로계약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B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소속 I분회의 분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참가인에 대한 근로장학생 괴롭힘 관련 징계 및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이 사건 센터는 국가근로장학금 제도의 근로장학기관으로서 J대학교로부터 2022학년도 2학기 근로장학생 3명을 배정받았다.
근로장학생 중 K은 2022. 10. 6.부터 이 사건 센터에서 총 5일간 근로를 하다가 2022. 10. 20. 국가근로를 포기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2022. 11. 7. 이 사건 센터에 ‘직원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라고 시킨다거나 자신들을 부를 때 근로야, 근로1, 근로2로 불렀으며, 담당 팀장과 면담을 했지만 계속 근로하기에는 불편한 감정으로 어려움이 있어 그만두었다.’라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이 사건 센터의 부센터장은 2022. 11. 9. 전체 직원회의를 통해 사건을 공유하였고, 같은 날 천안시 L구보건소를 방문하여 조사를 받았다. 부센터장은 2022. 11.
9.부터 같은 달 11.까지 참가인과 면담을 하고, 2022. 11. 13. 근로장학생 K과 통화하는 등 신고 사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사건 센터의 징계위원회가 2022. 11. 17. 개최되어 ‘참가인이 근로장학생에게 쓰레기를 버리라 하고, 근로장학생의 이름을 못 외운다며 ‘근로야’, ‘근로1’, ‘근로2’라고 불러 인격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여 중도 포기하도록 하였다.‘는 징계사유를 인정하고, 참가인에 대하여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E는 위 의결에 따라 같은 날 참가인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재심 요청을 함에 따라 2022. 12. 27. 재심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으나 재심징계위원회는 초심 의결을 유지하였다.
참가인은 2023. 1. 10.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징계처분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9.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다하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E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동일하게 판단하여 2023. 6. 13.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에 대한 전화 녹음파일 유출 등 관련 징계 및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참가인은 2022. 11. 16.경 이 사건 센터 직원 M에게 부센터장의 전화 녹음 파일 전송을 요구하였고, M로부터 2022. 11. 3.부터 같은 달 18.까지의 부센터장 전화녹음파일을 전송 받았다.
M는 2022. 11. 19. 원고에게 참가인으로부터 위와 같이 요구받았다면서 그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였고, 원고는 2022. 11. 21. E에게 위 민원에 관하여 조사하여 조치할 것을 요청하였다. E는 참가인에게 2022. 11. 23. 징계혐의 조사를 이유로 이 사건 센터 내 컴퓨터 사용을 금하고, 이틀 간 직장에서 대기발령하도록 하였으며, 2022. 11. 25. 자택 내 대기발령을 명하였다.
이 사건 센터의 징계위원회가 2023. 1. 5. 개최되어 참가인에 대하여 ‘① 부센터장의 전화 녹음파일 유출 지시, ② 센터장과의 직원 면담 녹취 지시 및 유출, ③ 연봉자료 등 유출, ④ 근로시간 노조활동’의 징계사유를 인정하여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E는 2023. 1. 6. 참가인에게 ‘2023. 2. 5. 자로 해고되니 해고 예정일 전까지 출근하지 않으며, 1개월분의 급여가 지급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 통지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3. 2. 16.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 및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11. 징계사유 가운데 ‘① 부센터장의 전화 녹음파일 유출 지시, ② 센터장과의 면담 내용 녹취 지시 및 유출’은 인정하되, ‘③ 연봉자료 등 유출, ④ 근로시간 노조활동’은 인정하지 않고,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하다고 보아 위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정하였다. E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21. E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전화 녹음파일 유출 형사사건 경과
한편 E는 2022. 12. 1. 참가인을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충남서북경찰서는 2023. 3. 7.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이에 E가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은 2023. 7. 25. 녹음된 타인 간의 대화내용은 통신비밀보호법상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E가 위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항고와 재항고 모두 기각되었다.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직영 전환 경위
E는 2022. 11. 7. 원고에게 이 사건 센터의 위‧수탁계약 해지를 요청하였고, 원고가 위탁운영기관 모집 공고를 하였으나 아무런 지원자가 없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센터를 2023. 3. 1. 자로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E가 고용하였던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는 재고용을 진행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는 고용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천안시 L구 보건소 소속 주무관 N는 2023. 1. 30. 회의를 소집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에 ‘무기계약직 9명에 대하여는 재고용을 진행하되, 2023. 2. 28. 계약이 만료되는 단기계약직 8명은 고용을 유지하지 않고, 징계해고된 참가인은 고용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통지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에 반발하여 2023. 1. 31. 원고에게 근로자 전부의 고용을 유지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3. 2. 3. 변호사, 노무사, 정신건강 전문의 등 10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해고된 참가인을 제외한 17명의 민간위탁 근로자 중 무기계약직 9명에 대하여만 재고용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2023. 2. 14. 보건복지부에 위와 같은 이 사건 센터 직영 방향을 보고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3. 2. 28. 천안시 L구 보건소장 등 3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충남천안서북경찰서는 2023. 6. 15. 혐의없음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23. 5. 20.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참가인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7. 26.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3. 2. 자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2023. 11. 15.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관련 규정의 주요 내용
이 사건 센터 운영규정 및 보건복지부 2022년 정신건강사업안내 지침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5, 16, 17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1 내지 5,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구제신청의 제척기간 도과
참가인은 원고의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므로, 그러한 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3개월 내 구제신청을 했어야 한다. 위 3개월의 기산일은 참가인 본인이 고용관계에서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때라고 보아야 하는데, 천안시 L구 보건소 주무관 N는 2023. 1. 30. 이 사건 노동조합에 ‘무기계약직 9명에 대하여는 재고용을 진행하되, 단기계약직 8명은 고용을 유지하지 않고, 참가인은 고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통지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에 반발하여 2023. 1. 31.
원고에게 근로자 전부의 고용을 유지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는바, 참가인은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I분회의 분회장으로서 그 지위에 비추어 볼 때 2023. 1. 30. 이미 N로부터 받은 통지에 따라 참가인 자신이 고용관계에서 배제된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따라서 참가인이 구제신청을 할 수 있는 제척기간은 2023. 1. 30.부터 3개월 뒤인 2023. 4. 30. 만료되었는데, 참가인은 2023. 5. 30.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위 구제신청은 부적법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고용승계 의무의 부존재
원고와 E 사이에 체결된 위‧수탁 협의서는 E에게 고용승계 의무를 부과할 뿐 위탁자인 원고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고, 보건복지부 2022년 정신건강사업 안내 지침은 행정기관 내부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해 어떠한 대외적 구속력도 없으므로 원고의 고용승계 의무를 인정할 근거가 될 수 없다.
참가인은 E가 고용한 사람으로서 E는 이 사건 센터가 직영 전환된 이후에도 여전히 H병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E에 의해 부당해고된 참가인이 복직할 곳은 이 사건 센터가 아닌 H병원이다.
고용승계 거부의 정당한 사유 존재
원고에게 고용승계 의무가 있다고 인정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참가인의 고용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참가인은 ① 2018. 6. 22. 대학생 O 간담회 때 술을 마시고 참여인원을 조작한 혐의로 2018. 9. 17.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② 2018. 10. 10. 지각을 수기정정한 것이 적발되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③ 2022. 2. 18. 동료 P이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의 가해자로 지목해 조사를 받았고, ④ 2022. 11. 17. 약자인 근로장학생에게 비인격적 대우를 일삼아 직장 내 괴롭힘 사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⑤ 행정전화 녹음파일을 무단으로 유출해 E로부터 징계해고를 당하기도 하였다. 비록 위 ④, ⑤ 사건의 경우 참가인의 구제신청에 의하여 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취소되기는 하였으나 비위 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되었다.
참가인은 부센터장의 전화 녹음파일 유출 사건 등으로 직장 내 동료들과의 불화를 야기해왔고, 심지어 이 사건 센터의 실무자인 담당공무원들을 비난하고 오로지 그들을 괴롭힐 목적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고발까지 감행하였다. 참가인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근로장학생이 그만두기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이 있은 이후 2023. 8.경 이 사건 센터에 복직하자마자 2023. 7.경 입사한 사회초년생인 Q 사회복지사의 엉덩이를 토닥이고 팔꿈치를 만지는 등 성희롱 행위를 하여 해당 사회복지사가 정신적 충격과 트라우마를 호소하기도 하였고, 2023. 8. 7.부터 2023. 10. 19.까지 두 달의 근무기간 동안 무려 17일 간 연차, 병가, 특별휴가, 자녀돌봄휴가를 사용하였으며, 조퇴와 외출도 빈번히 반복하는 등 근무태도가 매우 불성실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고용승계 의무의 존부
E의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의 효력
먼저 이 사건 센터의 직영 전환 당시 원고와 E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는지에 관하여 E에 의한 징계해고의 효력을 살펴본다.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의 사유는 ① 부센터장의 전화 녹음파일 유출 지시, ② 센터장과의 면담 내용 녹취 지시 및 유출, ③ 연봉자료 등 유출, ④ 근로시간 노조활동 등 네 가지였는데, 그 중 ①과 ②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③과 ④의 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참가인의 요청에 따라 부센터장의 전화녹음파일을 직접적으로 참가인에게 전송하는 행위를 한 M는 경징계인 감봉 3개월을 받은 점, E는 부센터장의 전화 녹음파일 유출과 관련하여 참가인을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은 참가인에 대하여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한 E의 항고 및 재항고가 모두 기각되었는바, 참가인이 형사상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닌 점,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징계해고는 그 양정이 과다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판단 하에 E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그러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인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E에 의한 징계해고는 그 징계양정이 과다한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고용승계 의무의 존부
관련 법리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7두7256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시설의 운영과 관련하여 도급업체가 시설의 위탁운영 관계를 종료하고 직영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 판단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센터의 직영 전환 시 참가인과 E 사이의 근로관계는 유효하게 존속되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에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참가인에 대한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센터를 2023. 3. 1. 자로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E가 고용하였던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는 재고용을 진행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는 고용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는바, 원고는 E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 재고용 대상에 해당한다.
이 사건 센터에서 수행하는 심리상담 업무의 특성상 상담자와 상담대상자와의 유대관계 형성 및 유지 등을 위하여 이 사건 센터의 운영자가 변경되더라도 근로자인 상담자의 고용을 승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러한 이유로 원고도 E와 사이에 이 사건 센터에 관한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수탁자는 이 수탁사무와 관련하여 이전 근로자를 고용함으로써 사업의 연속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제8조 제2항), ”사업수행 인력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재계약 거부나 해고할 시에는 정당한 사유와 정당한 절차, 제반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운영(인사)위원회를 거쳐 특별한 사정 여부에 대해 결정 후 시에 공문서로 보고한다.“(제8조 제4항)고 약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센터 운영규정 제10조 제3항에 의하면,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수탁기관 변경 시 사업수행인력인 정규직 근로자에 대하여는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2022년 정신건강사업안내 지침 역시 F센터의 설치·운영과 관련하여 치료적 관계 형성 및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하여 수탁기관의 변경은 신중하게 추진하고 사업수행 인력은 원칙적으로 고용승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센터의 운영규정이나 보건복지부 2022년 정신건강사업안내 지침이 행정기관 내부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행정기관인 원고로서는 이를 준수해야 하는 것이고, 위 규정과 지침이 법규명령인지와 무관하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에 관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구제신청 제척기간의 도과 여부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고용승계 의무가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고용승계를 하지 않은 것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고용관계가 종료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를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데, 구제신청은 부당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8조 참조).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그 효력을 발생하는 경우에는 위 기간은 그 효력 발생일부터 기산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참조).
이 사건 센터의 운영 방식이 2023. 3. 1. 자로 E에 대한 위탁 운영에서 원고 직영으로 전환되면서 원고가 참가인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음으로써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효력을 발생한 것이므로, 참가인이 구제신청을 할 수 있는 3개월의 제척기간은 해고의 효력 발생일인 2023. 3. 1.부터 기산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은 그로부터 3개월 이내인 2023. 5. 20.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제척기간을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 위반 여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원고가 2023. 3. 1. 자로 이 사건 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참가인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하였음은 앞에서 살핀 바와 같고, 원고가 그 과정에서 참가인에 대하여 서면으로 고용승계 거부의 취지나 이유를 통지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센터가 원고 직영으로 전환된 2023. 3. 1.은 이미 참가인이 E로부터 징계해고된 이후로서 위 직영 전환 당시 참가인은 해고자의 신분에 있었고, 다만 참가인이 2023. 2. 16.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상황이었다.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센터 직영 전환 이후인 2023. 4. 11. 비로소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는바, 비록 사후적으로 징계해고가 무효여서 참가인이 이 사건 센터 직영 전환 당시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법률적으로 평가되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위 직영 전환 당시 E와 참가인 간의 유효한 근로관계의 외관이 존재하고 있지 않았던 이상, 원고에게 향후 충청남도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에서 위 징계해고가 무효라고 판명될 것까지 선제적으로 예상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서면통지를 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고용승계 거절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근로계약의 갱신 뿐 아니라 고용관계의 승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구체적 판단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에서 본 증거, 갑 제22호증 내지 갑 제27호증, 갑 제30호증 내지 갑 제5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에게는 참가인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사용자가 자신 스스로의 의사에 기하여 근로자와 사이에 형성한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해고와 달리, 고용승계의 거절은 사업이나 시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인이 자신이 아닌 기존 사용자가 근로자와 사이에 형성한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절하는 것인바, 고용승계를 거절할 합리적 이유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와는 그 범위나 판단기준이 반드시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고용승계를 거절할 합리적 이유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인수인은 자신이 아닌 종전 사용자가 형성한 고용관계의 부담을 불가피하게 지게 되는 점 역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참가인은 M에게 요청하여 부센터장의 전화 녹음파일을 유출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센터 근로자들 간의 갈등과 불화를 야기하였다. 비록 위 행위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졌으나, 이는 법리적으로 녹음된 타인 간의 대화내용은 통신비밀보호법 상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기에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결과일 뿐이고, 참가인은 위 행위로써 권한 없이 부센터장의 업무를 방해하고 사생활을 침해하였다.
참가인은 근로장학생 K에게 쓰레기를 버리라고 지시하고, 근로장학생의 이름을 못 외운다며 ‘근로야’, ‘근로1’, ‘근로2’라고 부름으로써 K으로 하여금 인격적 수치심을 느끼고 국가근로를 포기하게 하였다. 참가인이 위 행위로 인하여 받은 감봉 1개월의 징계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의하여 종국적으로 부당징계로 인정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운영하는 자살예방센터 근무 당시 대학생 O 간담회 때 술을 마시고 참여인원을 조작한 비위행위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지각을 수기 정정한 것이 적발되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비록 위 징계 전력이 자살예방센터 근무 당시의 것이라 하더라도, 그 후 자살예방센터가 이 사건 센터로 통합된 이상 원고로서는 이를 이유로 고용승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천안시 L구 보건소 소속 사회복지사, 공무원 등 25인은 참가인의 불성실한 근무태도와 업무 회피 성향, 근로자 간 갈등과 불화 조장 등을 지적하면서 참가인과 함께 근무하는 것의 어려움과 곤란함을 호소하고 참가인의 복직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바, 원고로서는 참가인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함으로써 다른 근로자들의 근로의욕 고취, 동료 직원 사이의 원만한 관계 형성 및 그로 인한 업무능률의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25인의 탄원서가 원고 소속 N 주무관의 지시 하에 고용승계 거부 이후에 작성된 것이므로 고용승계 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판단에 고려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 탄원서의 내용은 원고에 의한 고용승계 거부 이후의 참가인의 근무태도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그 이전부터 이어져 온 참가인의 근무태도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위 25인이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강압적으로 탄원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는 참가인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한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최병준(재판장) 유가형 이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