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 K중앙회(이하 '참가인 중앙회'라고 한다)는 N법에 따라 O조합을 구성원으로 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이고, 참가인 조합은 같은 법에 따라 설립되어 참가인 중앙회의 구성원으로서 그 지도 · 감독을 받는 비영리법인이다.
원고는 2010. 4. 16. 참가인 조합에 입사하여 2021. 4. 1.부터 참가인 조합의 P지점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부문검사 및 징계면직의 경위
참가인 중앙회는 2022. 10. 4.부터 같은 해 10. 7.까지 원고에 대한 제보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부문검사를 실시하였고, 참가인 조합은 2022. 10. 13.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 조치를 하였다.
참가인 중앙회는 부문검사 결과, 원고의 별지1 기재와 같은 성희롱 비위 6건, 직장 내 괴롭힘 비위 19건을 징계사유로 인정하였고, 2022. 12. 26. 징계면직 조치요구를 결정하였다. 참가인 중앙회는 2022. 12. 31. 참가인 조합에게 부문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 조치를 요구였다.
원고는 2023. 1. 16. 이에 불복하여 참가인 중앙회에게 재심을 청구하였고, 참가인 중앙회는 2023. 4. 24. 징계사유로 성희롱 6건과 직장 내 괴롭힘 18건(별지1 부문검사결과 중 2-①은 제외)을 인정하고, 당초 징계면직 조치요구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보아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참가인 조합은 2023. 5. 8. 원고에 대하여 징계면직 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을 하였고, 2023. 5. 9.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원고는 2023. 7. 3.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9. 1. 징계사유로 성희롱 6건과 직장 내 괴롭힘 12건(별지1 부문검사결과 중 2-① 내지 ⑤, ⑨, ⑩은 제외, 이하 초심판정에서 인정된 위 징계사유만을 '이 사건 징계사유'라고 한다)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하였다.
참가인 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2023. 10.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13.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이 이 사건 징계사유를 그대로 인정하였으나,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초심 구제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2024. 1. 9. 이후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8, 21, 22호증, 을가 제1, 2, 6, 7호증, 을나 제1 내지 4, 21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징계절차의 하자
참가인 조합은 2023. 5. 8. 이 사건 해고 여부를 결의하는 이사회를 개최하면서도 원고에게 사전통보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
참가인 중앙회는 징계를 위한 부문검사를 실시할 경우 그 근거가 되는 확인서, 문답서 등의 입증자료를 징구하여야 함에도 근거 서류 없이 검사를 진행하였는바, O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이하 '이 사건 시행규칙'이라고 한다) 제17조를 위반하였다.
참가인 조합은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원고의 대기발령 여부를 투표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불합리한 조처로서 인사규정 제22조 위반이다.
징계사유의 존부
이 사건 징계사유의 대부분은 그러한 행위 사실 자체가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의 근거라고 제시된 참고인들의 진술 자료는 ① 대부분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이후에 사후적으로 작성된 것이었고, ② 일부 직원(특히 Q)은 원고에게 악감정을 품고 의도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하였으며, 다른 직원들은 위 Q과의 친분관계 때문에 허위 · 과장된 진술을 한 것이고, ③ 참고인들이 특정한 행위의 각 일시, 장소는 오류가 많으며, ④ 최종 징계사유로 인정된 내용은 참가인 중앙회가 부문검사 당시 원고에게 소명을 요청한 혐의사실과 행위 일시, 장소, 상대방이 상당수 변경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없다.
또한 성희롱 사유로 지적된 일부 발언의 경우 실제로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은 있으나, 해당 직원과 개인적 대화를 하는 도중에 한 발언으로 성희롱의 의도가 없었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
직장 내 괴롭힘 사유로 지적된 내용의 대부분은, 업무상 필요 때문에 직원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주의를 준 것에 불과하고 인격적인 모욕을 주거나 강요한 것이 아니다.
징계양정의 부당
원고와 함께 징계를 받은 전무 R의 사례를 포함하여 참가인 중앙회가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을 사유로 징계했던 다른 사례들은 모두 경징계에 불과함에도 원고에 대해서만 징계면직이라는 중징계를 하는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권자는 참가인 조합이고, 참가인 중앙회는 참가인 조합에게 검사결과에 따른 징계조치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참가인 조합은 참가인 중앙회의 징계면직 조치요구에 기속되지 않으므로 자체적으로 징계의 당부 및 양정 판단을 했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고 조치요구 내용 그대로 징계면직 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
원고는 참가인 중앙회의 표창을 받은 적 있고, 인사규정에 따라 이는 징계감경 사유에 해당함에도 명확한 근거 없이 표창 감경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
관련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절차상 하자의 존부
방어권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시행규칙 제48조 제2항은 '징계 등을 의결할 때에는 징계 등의 대상자를 출석시켜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며, 출석할 수 없을 때에는 서면으로 진술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르면 징계 대상자는 본인에게 유리한 사실을 소명하고 관련 증거를 제출할 권리가 있고, 그 권리가 본질적으로 침해되어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된 경우에는 징계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16, 17호증, 을가 제3, 4, 6, 7호증, 을나 제18, 19,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이 사건 해고 과정에 원고의 소명 기회가 본질적으로 침해되었다거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초래되었다는 등의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조합은 2023. 1. 13. 원고에 대한 1차 징계면직 의결을 하였고, 이후 원고가 참가인 중앙회에 재심 청구를 하여 위 재심 청구가 기각된 이후 2023. 5. 8. 2차 징계면직 의결을 하였다. 원고가 비록 2차 의결 당시에는 소명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였으나 1차 의결에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긴 시간 동안 진술 기회를 부여받았고, 참석한 임원들 앞에서 준비해 간 참고자료인 녹음파일을 직접 재생하며 원고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022. 10. 7. 부문검사 결과 및 지적사항을 고지 받았고, 그에 따른 소명 기회를 즉시 부여받았다. 그에 따라 원고는 부문검사 단계에서부터 최종 단계인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피고보조참가인들에게 2022. 10. 16.자 문답서, 2022. 11. 4.자 소명서, 2022. 12. 19.자 의견 진술서, 2023. 1. 16.자 재심청구서 등을 작성 · 제출하였고, 원고의 입장과 유리한 사정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
또한 최초 부문검사에서 적발된 지적사항에는 이 사건 징계사유 이외에도 여러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위와 같은 원고의 소명 절차를 거쳐 일부 인정되지 않는 사실은 제외되었다. 이를 통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진술서, 참고자료와 주장 취지는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하는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 조합의 2차 의결에 출석하여 소명할 기회가 생략되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부문검사 입증자료의 미비 주장에 관한 판단
O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이하 '이 사건 검사규정'이라고 한다) 제6조 제1항은 검사원의 권한을 규정하며 검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경우 증명서, 확인서, 의견서, 문답서, 소명서 및 기타 관계자료와 물건 등의 제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검사규정의 하위 규정인 이 사건 시행규칙 제17조 제1항각 호의 문언까지 고려해보더라도 위 각 규정은 검사원 내지 검사반장에게 자료 징구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으로 해석되고, 모든 경우에 관련자 전부에 대하여 서류를 징구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갑 제3, 7, 8, 10 내지 12호증, 을나 제8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 중앙회는 부문검사 및 조치요구 단계에서 관련자들로부터 진술서, 사실확인서를 제출받아 보관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 부분 절차 위반을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기발령 절차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인사규정 제22조는 참가인 조합이 직원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를 할 수 있는 경우 및 대기발령 부서와 장소를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 조합이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를 함에 있어 다른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인사규정 제2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사유의 존부
관련 법리
구 남녀고용평등법(2005. 5. 31. 법률 제7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항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 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20 판결 등 참조).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 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20 판결 등 참조).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내지 15호증, 을나 제9 내지 15, 22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8. 9.경부터 2022. 6.경까지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여 참가인 조합의 복무규정 등 윤리행동지침 및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참가인 조합의 직원 다수가 이 사건 징계사유에 부합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각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서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며, 각자의 진술 중 서로 공통되는 부분이 다수 존재하고, 원고 스스로도 직원들의 일부 진술에 대해서는 그러한 언동을 한 사실이 실재함을 인정하고 있어 그 신빙성이 높다.
원고는 특정 직원이 악의적으로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였고, 다른 직원들 역시 친분관계 때문에 과장된 진술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출된 진술서 중에는 현재 재직 중인 직원 이외에 약 3~4년 전 퇴사한 직원들 여러 명의 진술도 포함되어있고, 이들의 경우 허위 진술을 할 별다른 동기가 없어 보임에도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이 호소하는 피해 내용과 같은 취지의 피해 진술을 하였는바, 무고를 당하였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개별 직원이 언급한 행위의 일시, 장소가 단계에 따라 변동되고, 사람마다 불일치한다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해당 비위행위가 있었던 때로부터 부문검사가 진행된 시점까지 약 2~4년의 시간적 간극이 존재하고, 세부적인 일시, 장소 이외에 핵심적인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 내용이 대체로 일관되며, 여러 사람의 진술 내용이 서로 일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각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
직원들의 진술서, 사실확인서에 따르면 16명에 달하는 전 · 현직 직원들이 원고의 언행으로 인해 상당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고, 퇴사를 결심할 정도로 괴로웠다 며 원고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탄원하였다. 원고는 자신의 행동이 업무상 필요성 때문에 하급 직원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주의를 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함께 근무하였던 대부분의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원고로 인해 겪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그동안 10명 이상의 직원이 원고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였던 사정까지 인정되므로 원고의 언행은 사회통념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또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 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25호증, 을나 제3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드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이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삼았던 전체 사유 중 일부(별지1 기준 2-① 내지 ⑤, ⑨, ⑩)가 이 사건 초심 · 재심판정 단계에서 제외되기는 하였으나 그 나머지인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특히 원고는 참가인 조합의 P지점 지점장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장기간 다수의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만으로도 그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 만약 원고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로 인하여 참가인 조합 내 청렴 · 공정한 근무기강이나 조직문화의 확립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인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2018. 9.경부터 2022. 6.경까지 약 4년간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였고, 18개의 행위로 구분되어 있으나 실질적인 내용은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의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왔다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직원들의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나아가 피해 진술을 하였던 대다수의 직원들은 원고가 다시 복직한다면 본인들이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할 정도인바, 원고의 비위 행위는 참고인 조합과 원고 사이에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이 사건 시행규칙의 별표 제3호 '제재양정 세부기준'은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의 비위에 대하여 견책부터 징계면직까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고, 별표 제2호 '제재양정의 일반기준'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징계면직을 규정하였다. 이 사건 해고는 위 징계양정 기준 범위 내에 있고, 위 징계양정 기준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위와 같은 징계양정 판단이 위 징계기준에 벗어난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다.
한편, 참가인 조합의 인사규정 제48조 제1항 제4호는 '표창을 받은 직원에 대하여는 징계의 감면과 같은 특전을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 사건 시행규칙 제38조의2 제2항은 징계 대상자에게 중앙회 회장의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는 경우 별표 제5호에 정하는 제제양정 감경기준에 따라 제재양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원고가 2022. 3. 30. 참가인 중앙회 회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 중앙회는 2021년도 제10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성범죄 ·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는 징계 감경 적용을 배제하기로 결의한 바 있고, 위 인사규정 등에서 규정하는 감면사유는 임의적 감면사유에 불과한데 앞서 본 원고의 비위행위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임의적 감면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위법 ·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는, 조합 직원들의 임용권자는 참가인 조합의 이사장이고, 참가인 중앙회가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 조치를 요구하였다 하더라도 참가인 조합은 이에 기속되지 않으므로 자체적인 징계양정을 검토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N법 제89조가참가인 중앙회에게 개별 조합에 대한 검사 · 감독 권한을 부여하고(제1항), 검사 결과에 따라 관련 임 · 직원에 대한 개선 · 징계면직과 같은 조치요구를 할 수 있도록(제7항) 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시행규칙 제48조 제4항은 참가인 중앙회의 감독이사로부터 징계요구를 받은 경우 요구된 징계양정에 대하여 하향하여 결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 조합은 참가인 중앙회의 징계조치 요구에 기속된다. 비록위 시행규칙 조항이 참가인 중앙회와 참가인 조합 사이에서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조합과 그 직원 사이에 적용되는 참가인 조합의 인사규정 제49조가 이 사건 검사규정 및 이 사건 시행규칙에 정한 바에 따라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상, 참가인 조합이 자체적인 징계양정을 거치지 않고 참가인 중앙회의 징계양정 및 조치요구에 따라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비교하는 다른 징계 사례들은 이 사건 징계사유와 비위의 정도, 행위의 태양,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달리하여 이 사건과 동일한 조건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비위의 정도가 특별히 중한 사안이므로 다른 징계 사례와 같이 경징계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만을 들어 형평성에 반한다거나 타당성을 잃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는 전제 하에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손정현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