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4구합203104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3. 12.<1> 원고와 주식회사 B 사이의 C 주식회사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약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D 신축공사 중 철근공사 등(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하도급받은 업체이다. 원고는 2023. 4. 26.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위 하도급공사의 철근반장으로 일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3. 10. 1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23. 8. 18.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E).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2. 12.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24. 1. 12.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1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4. 5. 24.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4. 6. 7.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참가인의 이사인 F이 2013. 8. 18. 오전 철근소장 G과 원고 등 철근반장 4명을 불러 ‘철근팀이 적자라 다 바꾸겠으니 인수인계를 차질 없이 하고 그만두라’고 구두해고하였다. 이와 같은 해고는,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원고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잘못을 한 적도 없으므로 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와 참가인

참가인과 성과급제 도급계약을 체결한 F이 원고를 고용한 것이므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는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에 의한 해고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

인정사실

1)

F은 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철근공사에 관하여 성과급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의 ‘철근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철근팀 팀장으로 일한 사람이다. F 밑에는 철근소장 G이 있고, G의 소개로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2)

원고는 2023. 4. 24. 참가인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3)

원고는 2023. 4. 27.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출근하여 노무를 제공하여 왔는데, F은 2023. 8. 18. 원고를 비롯한 철근팀 근로자들을 불러 ‘본인의 성과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원고를 비롯한 철근소장 등을 모두 교체하겠으니 그만두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4)

원고는 인수인계를 위해 2023. 8. 19. 및 8. 21. 출근한 후 근로를 종료하였고, G 역시 그 무렵 근로를 종료하였다.

5)

원고는 2023. 8. 23. 참가인의 대표이사 I에게 “D 아파트 철근반장 A입니다. 8. 12.<2> F 이사가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두었는데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시 D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 안될까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같은 날 I은 “제가 그걸 결정하는건 아닙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6)

한편, 참가인은 원고에게 직접 4월 임금 460,000원(세전 금액, 이하 같다), 5월 임금 4,784,000원, 6월 임금 5,175,000원, 7월 임금 4,853,000원, 8월 임금 1,674,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1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원고의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 존부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할 때에 고려하였던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2973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인정사실과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참가인은 원고와 사이에 업무내용 및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그 노무제공의 대가인 임금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한 사실, ② 참가인은 ‘일용노무비지급명세서(을 제3호증)’를 작성하면서 원고의 출역일자와 임금내역을 관리·감독해 왔고, F을 거치지 않고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기간의 임금을 직접 지급한 점, ③ 참가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TBM(Tool Box Meeting, 작업 전 안전 점검회의)을 개최하여 원고 등 철근팀 근로자의 작업내용과 안전작업절차 등의 사항을 확인하기도 한 점, ④ 철근팀 팀장 F이 주도하여 원고를 고용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F 역시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의 노무내용과 근로장소를 지정받고, 작업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를 제공받아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의 철근이사라는 대외적 명칭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F이 참가인과 성과급제 도급계약이라는 노무도급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F을 통하여 원고 등에 대한 철근작업을 지휘·감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명의의 근로계약서가 이 사건 공사 현장 출입을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은 F에 의하여 고용된 원고를 근로계약서 작성과 임금 직접 지급을 통해 대외적으로 참가인의 근로자로 취급하여 왔고, 노무도급의 형식을 빌려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F을 개재시켜 놓았다고 할지라도 앞서 본 출역관리, 임금내역, TBM 등을 통해 원고의 노무를 상당 부분 지휘·감독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근로관계가 존재한다. 또한, F은 노무도급을 제공하는 자로서 참가인을 위하여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직접 근로자를 해고할 결정권도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라.

해고의 존부

1)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 없이 위의 두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2)

원고가 2023. 8. 18. F로부터 ‘그만두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인수인계를 위해 2023. 8. 21. 출근을 끝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에 대해 원고는 참가인의 이사인 F로부터 해고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해고의 결정권이 없는 사람인 F에게서 들은 말을 해고로 오인하여 스스로 출근하지 않은 것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의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어느 쪽에 근로계약 종료사유에 관한 입증책임이 있는지에 관해 살피건대, 해고가 구두로 이루어진 경우 근로자는 해고사실을 입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반면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가 구두로 이루어진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고 무단으로 결근하는 경우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해고할 수 있는 점 등 근로계약에 있어 양당사자의 지위와 입증의 부담을 고려하면,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사용자가 그와 같은 근로계약 종료사유를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① F은 참가인의 철근이사라는 대외적 명칭을 사용하면서 참가인을 위하여 철근팀 근로자에 대한 고용, 해고 등에 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점, ② 원고는 2023. 8. 18. F로부터 그만두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2023. 8. 23. 참가인의 대표이사 I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다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문자메시지로 보냈으나, 참가인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원고의 노무제공이 중단된 사실 등을 종합하면, F이 원고에게 ‘그만두라’는 취지의 말을 하여 이 사건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을 두고 원고가 오인하여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의 의사나 동의에 의해 이 사건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일련의 행위와 과정에 비추어 이는 참가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3)

따라서 참가인에 의한 2023. 8. 18.자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태경(재판장) 김주연 서제석

각주1) 재심판정서(갑 제1호증)의 판정일이 2024. 1. 12.로 기재되어 있지만, 재심신청일이 2024. 1. 12.이고 재심판정서 마지막면의 기재 날짜가 2024. 3. 12.인 점 등에 비추어 청구취지로 기재한 2024. 1. 12.은 오기로 보이므로, 위와 같이 정정한다.

각주2) 8. 18.의 오기로 보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