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4구합20356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B대학교(구 D대학교, 2021. 3. 1. E대학교와 통합하여 교명을 변경함, 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는 1948. 10. 20. 설립되어 상시 약 48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고등교육업을 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2013. 11. 18. 이 사건 대학교에 생활관 자체 계약직 영양사로 입사한 후, 2016. 4. 1. 생활관 자체 무기계약직 사무원으로 전환되어 회계업무를 담당하다가 2021. 4. 1. 이 사건 대학교 인재개발원으로 전보되었으며, 이 사건 대학교 소속 근로자에 의해 조직된 F 지부 조합원이다.

나.

이 사건 대학교는 원고에 대하여 징역 6월의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되었다는 사유로, 계약직원 징계위원회 회의와 계약직원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3. 10. 17. 원고에게 2023. 10. 20. 자로 직권면직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은 해고로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23. 11. 7.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3. 12. 21. 이 사건 직권면직은 징계해고에 해당하지 않아 이중징계가 아니고, 직권면직 사유가 존재하고 절차상 하자도 없다며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24. 1. 23. 위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2024. 1.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1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4. 6. 17.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4. 7. 2.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9, 11호증,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 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직권면직은 징계해고에 해당하므로, 종전에 같은 징계사유로 정직 1월의 징계를 받은 원고에 대한 이중징계에 해당하거나, 징계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또한, 그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징계양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정인 내부 비위행위를 밝혀내는데 협조한 원고에게, 징계 감면규정 등을 참작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였으니, 이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관계 법규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갑 제3, 10호증, 을 제1,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대학교 학생생활관에 새로 선임된 팀장인 G는 2020. 8.경 팀장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전임 팀장 H의 '회계처리 부적정 문제' 등을 발견하였다. 이에 이 사건 대학교는 2020. 8. 10.부터 2020. 8. 21.까지 H 팀장, I 사무원,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자체 감사를 하여 원고에 대하여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비위행위를 적발하고,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1. 2. 26. 원고에게 2021. 2. 27. 자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 처분'이라 한다).

2)

원고는 H 팀장과 공모하여 2018. 2.경부터 2020. 5.경까지 이 사건 대학교가 학생생활관 물품 공급업체와 사이에 물품거래를 하지 않았음에도 물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지출결의서 등의 허위 전자문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대학교 학생지원과장에게 제출하여 행사하고 이에 속은 학생지원과장으로 하여금 그 물품대금 상당액 합계 약 6,200여만 원을 지급하도록 하여 편취하였다는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사기 등의 혐의로 H, I 및 이들과 거래관계에 있었던 자영업자 3명과 함께 기소되었다.

3)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2022. 7. 19. H에게 공전자기록등위작죄 및 동행사죄, 사기죄, 절도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I에게 사기죄로 벌금 500만 원의, 원고에게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동행사죄, 사기죄로 선고유예(징역 6월)의 판결을 선고하였다(2021고단1494). 위 사건의 항소심인 창원지방법원은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를 받아들여 H에게 징역 8월의, 원고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각 형을 선고하고, I에 대하여는 항소를 기각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원고만 위 판결에 상고하였으나 2023. 4. 28. 그 상고가 기각되어(2023도3126), 원고에 대한 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4)

이 사건 대학교는 2023. 8. 24. 계약직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징계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형이 확정된 사유는 단체협약 제45조 제2호에 따른 해고사유에 해당되며 인사위원회 심의시 소명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5)

이 사건 대학교는 2023. 8. 30. 원고에게 계약직원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고, 2023. 9. 6. 개최된 계약직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의견을 듣고 '채용 이후 원고에 대한 결격사유 발생에 따른 직권면직'을 의결한 후, 원고에게 2023. 9. 18. '직권면직 예고 통보서'를 교부하고 2023. 10. 17. 이 사건 취업규칙 제17조 제4호 및 제44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2023. 10. 20. 자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하였다.

라.

판단

1)

이 사건 직권면직이 징계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취업규칙 등에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두4235 판결).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참조).

판결에 의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한 당연퇴직 처분과 징벌적 제재인 징계처분은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당연퇴직 처분이 일사부재리 또는 이중처벌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두12639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권면직은 징계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징계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거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1)

취업규칙 제44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에 대한 직권면직 사유로 '채용결격사유가 사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한 때(제5호)'를 규정하고, 제17조에서는 채용결격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완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사람(제4호)'을 정하고 있다. 이는 취업규칙 제68조에서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는 해고·정직·감봉·견책과는 구별되고, 제69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와도 다른 내용으로 직권면직 사유를 정하고 있으므로, 직권면직을 징계해고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단체협약 제45조는 '정신 및 신체장애로 직무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고, 회복이 불가능한 때(제1호),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 때(제2호), '징계위원회와 인사위원회에서 의결하였을 때(제3호)'를 제외하고는 조합원을 해고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단체협약에서 정한 해고사유를 보더라도 제3호의 징계해고와 그 외의 해고 사유(제1호 및 제2호)로 구분되어 있으므로, 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 때'는 직권면직 사유로 정한 취업규칙의 내용과도 상충되지 않는다.

(3)

이 사건 직권면직은 위와 같은 취업규칙 제44조 제1항 제5호, 제17조 제4호에 따른 것으로서, 별도로 정한 징계해고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하고 있지 않다. 비록 이 사건 정직 처분의 징계사유와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가 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범죄사실 사이에 그 원인이 된 기초 사실은 동일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관련 형사사건 판결에 따르면 원고는 상급자인 H 팀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회계담당자로서 지출결의서 등을 적극적으로 위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유·무형의 이익도 취득한 것으로 보여, 원고의 소극적·수동적 행위(공용물품 무단반출 묵인, 위법한 예산집행 지시 복종 등)만 기재된 징계사유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이 사건 직권면직은 원고의 위와 같은 범죄사실로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유에 기한 것이어서 위 정직 처분과는 별개의 사유라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부당한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해고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하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17931 판결 참조).

단체협약 등에 해고사유로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가 금고 이상의 형의 판결을 받았을 때'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는 통상 그러한 유죄판결로 인하여 ①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되어 근로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② 기업 내의 다른 종업원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되어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하거나, ③ 당해 근로자의 지위나 범죄행위의 내용 여하에 따라서는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거나 거래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등 참조), 정관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에 의한 퇴직처리도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제반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대학교가 사회통념상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더 이상 원고와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위와 같은 판단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공전자기록등위작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고, 2023. 4. 28. 그 형이 확정되었는데, 이는 취업규칙 제44조 제1항 제5호, 제17조 제4호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대학교는 학생들의 학자금뿐만 아니라 국민의 세금 등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교이므로, 그 소속 직원들에게는 일반 사기업의 직원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또한 원고에 대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의 범죄사실은 그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악용하여 상당한 기간 반복적으로 여러 거래업체와 허위의 거래내역을 만드는 방법으로 학생들이 낸 학자금과 공적 자금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이용한 것이다. 이와 같은 직무 관련 범죄는 이 사건 대학교의 정상적인 업무 운영이나 신뢰성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한 이 사건 대학교의 취업규칙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

(3)

원고는 부패방지법 제65조, 제66조 및 부패행위 관련 지침 제15조, 제14조에 따른 협조자에 대한 책임 감면 등을 정한 취지를 충분히 고려한다면 회계 부정등에 관한 비위사실에 대한 감사 및 형사조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과중하여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직권면직이 징계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징계양정에 있어 고려되어야 하는 책임 감면 등에 관한 규정이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수사에 협조한 점을 양형사유로 고려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정한 점, 설령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선고형량대로 징역 6월의 선고유예가 그대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 제44조 제1항 제5호, 제17조 제5호에 따른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하여 원고는 직권면직 처분을 피할 수 없었던 점, 이 사건 대학교 인사위원회는 위와 같은 원고의 의견을 들은 후 이를 참작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 의결을 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직권면직이 과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4)

한편, 원고가 본인이 담당한 업무와 직접 관련된 회계 부정 등에 관한 범죄사실로 형사처벌을 받았는데도 국립대학교인 이 사건 대학교에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면 직장 질서 및 기강 등의 훼손 가능성이 있는 점, 원고를 포함한 관련 직원의 비위행위가 지역 언론에 보도되어 이 사건 대학교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힌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이 사건 대학교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근로관계의 계속은 어렵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소결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태경(재판장) 김주연 서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