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6. 25. 선고 2024노16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 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한다는 고의도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 벌금 200만 원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E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E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E은 학원에서 정한 시간표에 따라서 학원에서 모집한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강의를 하였고, 임의로 강의 여부 및 시간을 조절할 수 없었던 점, ② E은 강의 외에도 학생 및 강사들의 출결 관리, 급여명세표 작성, 학생 상담, 수강료 수납, 시설 관리(업무 개시 시 문 개방 및 업무 종료 시 문 폐쇄, 에어컨 등 시설 수리 의뢰 등) 등 이른바 교무 업무를 하였고, 이와 같은 교무 업무를 하면서 학원 업무 개시 시부터 종료 시까지 학원 내에 상주하였으며, 특히 다른 일이 없을 때는 안내데스크에 앉아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 등에 응하였던 점, ③ E은 교무 업무와 관련하여 교무일지를 작성하여 피고인이 임명한 원장에게 보고하였고, 원장은 교무일지의 '원장님 지시 사항'란에 구체적인 지시 사항을 기재하는 등 E에게 구체적인 지시와 감독을 한 점, ④ E은 강의 업무와 관련하여 2020년까지는 학생들이 낸 수강료 중 강의 시간에 따른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받았고 2021년에는 강의 시간에 일정 액수를 곱한 돈을 받았으며, 교무 업무와 관련하여 월 50만 원 정도의 돈을 받은 점, ⑤ E은 강의 외에 이른바 교무 업무도 담당하며 학원에 상주하였기 때문에 강의 시간 외에도 학원 운영시간 중에는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E이 피고인과 근로관계에 있는 근로자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강의 시간표는 각 강사들의 수업 가능한 시간을 조율하여 최종적으로 학원 측에서 작성하였고, 개인 사정이 있으면 본인의 수업을 휴강하거나 보강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리 빈번한 일도 아니었으며 한 번 정해진 강의 시간표 자체를 E이 임의로 조절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이는 점, ②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통하여 E이 수강료 수납, 조명 등의 시설 수리 관리, 학생 출결 관리, 급식 관련 문제 해결 등의 교무 업무를 하고 이를 회계·경리 업무 담당 K 실장에게 보고하는 동시에 K 실장의 지시를 받은 사실과 피고인에게 직접 스피커, 인터넷 설치와 도어락 공사 및 학생 출결과 퇴원 상황 등을 보고한 사실, 다른 강사들에게 학원 측의 지시 사항을 전달한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증거 순번 11, 12번) E과 피고인측 사이의 구체적인 지시·감독 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점, ③ E이 2021년에 강사료 지급 명세표를 만들어 학감과 원장의 결재를 받은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는 점(증거 순번 7번), ④ 피고인은 다른 학원에 출강하면서 수업 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출퇴근을 했던 다른 강사들과 달리 강의 시간 이외에도 학원에 상주하면서 학원의 교무 업무를 담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다른 학원에 출강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교무 업무를 피고인이 완전히 전담하지 않았더라도 다르지 않은 점, ⑤ 강의 및 교무 업무에 사용한 비품 및 도구 대부분(강의실, 공용 컴퓨터, 칠판, 복사기 등)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 측에서 제공한 점 등을 더하면 E은 피고인과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는지

임금 등 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와 그 지급 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7. 7.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도218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E은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E에게 지급하여야 할 2021년 6월 및 7월 임금을 미지급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E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위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없다. 피고인은 E의 퇴직 즈음에 미지급 임금을 3개월로 분할하여 주겠다고 하자 E이 이에 동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E이 2021년 7월 및 8월경 피고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 의하면 오히려 E이 피고인에게 체불된 임금을 지급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증거기록 47쪽) 위와 같은 합의 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E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없는 이상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E과 사이에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3)

소결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본인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영어 강사 및 교무실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로 인하여 해당 근로자가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본인의 경제적 상황만을 우선시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동종 전과가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피고인이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 판단은 합리적 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당심에서 양형 조건에 별다른 사정변경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길연(재판장) 육은령 강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