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4. 23. 선고 2025구단20003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10. 15.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 경위

가.

원고의 배우자인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유한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고용되어 논산시 D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현장(이하 'D 현장'이라 한다) 및 군산시 E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현장(이하 'E 현장'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며 인력 및 장비, 자재 등을 수급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망인은 2023. 3. 16. 07:00경 김제시 F에 위치한 G(이하 '이 사건 철물점'이라 한다) 야적장에서 추락해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망인에 대한 사체검안서에는 직접사인이 두부 손상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24. 10. 7.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10. 15.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쟁점의 정리

원고는 망인이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수행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고 다툰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사고가 업무수행 중 발생하였는지 여부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업무수행성이라 함은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이루어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누9498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어떠한 행위를 하다가 사망한 경우에 당해 근로자가 그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나 이유, 전후 과정 등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당해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필요적 행위로서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에 해당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두10246 판결 등 참조).

2)

갑 제1, 3~8호증, 을 제1, 4, 7, 17, 1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H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D 또는 E 현장에 사용될 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이 사건 철물점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고 인정된다.

가)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을 D 및 E 현장의 소장격으로 채용하였고, 망인은 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인력 및 장비, 자재 등을 수급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망인은 위 업무 시 발생하는 인건비, 경비, 식대, 자재비 등 모든 비용을 이 사건 회사에 청구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이 청구한 내용과 작업일지를 대조하여 망인에게 비용을 지급하였다.

나)

망인은 필요한 자재가 있는 경우 오전 이른 시간에 이 사건 철물점에서 자재를 가져가고 나중에 자재비를 정산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철물점과 거래해왔는데, 망인은 D 및 E 현장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이 사건 철물점과 거래하였다. 망인은 D 현장 작업이 예정되어 있던 상황에서 2023. 3. 16. 07:00경 차량을 운전하여 이 사건 철물점 야적장에 들어온 후 자재가 적재되어있는 철 구조물 1층에서 수로관 등 자재를 확인하고 사다리로 2층으로 올라가 이동하다가 약 2.3m의 높이에서 1층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망인이 사고 당시 D 및 E 현장이 아닌 제3의 현장에서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고, D 또는 E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할 자재를 구입할 목적으로 이 사건 철물점을 방문하였다고 볼 특별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 또한 기록에 나타나는 D 및 E 현장 작업의 내용 및 일반적인 공사자재의 수급 방법 등을 고려할 때 망인의 사망 당일 D 현장에서 다른 인부들에 의하여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하여 망인의 업무수행성을 부정할 수 없다.

다)

망인의 동료근로자 H, I은 2023. 12. 22. '망인은 2023. 3. 16. 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이 사건 철물점에 방문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을 제4호증). H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사고 무렵에도 D 및 E 현장에서 수로관, 펜스 작업 등이 계속되고 있었다. 아침에 모여서 작업현장으로 출발하는데 망인은 자재를 실으러 갔다고 생각했고, 일을 하고 있는데 사고가 났다고 전화가 왔다'라고 진술하였다. H은 이 사건 회사 대표 J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체불 고소 건으로 2026. 2. 10.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익산지청에 출석하여 '2020년경부터 망인과 한 팀을 이루어 이 사건 회사가 시공한 현장에서 근무하였고, 다른 회사가 시공한 현장에서 근무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망인이 작성한 작업일지(을 제18호증)에는 "3/15 E 및 D 수로관 정비 및 휀스 작업, 3/16 D, 수로관 및 휀스", H이 작성한 작업일지(갑 제8호증의1)에는 "15일 군산E 핸사 기둥 수로관 매직 정리, 16일 논산 K 포크랜 수로관 핸사"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동료근로자의 진술과 당시 작성된 작업일지 내용도 망인이 업무수행을 위하여 이 사건 철물점에 방문하였다는 사실에 부합한다.

라)

J은 2023. 12. 8. '망인이 E 현장에 필요한 자재를 수급하기 위해 이 사건철물점에 방문하였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인지하였다'는 취지로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으나, 2024. 1. 26.에 이르러 '2023. 12. 8. 자 사실확인서는 시일이 지난 상태에서 작업일지를 보지 못하고 원고 소송대리인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것이다.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D 현장에서 수로관 및 펜스 작업만 있었고, E 현장은 작업이 끝난 상태였으며, D 현장은 부지정리 작업 중으로 추가로 투입될 자재가 없었는바, 망인이 이 사건 철물점을 방문한 행위는 이 사건 회사에서 시공하는 공사와 관계가 없다'라는 취지로 기존의 내용을 번복하고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사실확인서(을 제7호증)를 작성하였다. 살피건대, 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기억이 부정확해지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J은 사고일로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후인 2024. 1.26.에 이르러 이 사건 사고 경위에 관하여 더욱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② 망인이 D 및 E 현장의 자재를 수급하기 위해 이 사건 철물점을 방문하였다는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경우 입게 될 불이익(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등 참조)을 염두에 두고 J이 허위로 진술을 번복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③ J이 공사현장의 작업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J이 작성한 2024. 1. 26. 자 사실확인서의 기재는 신빙성이 낮다.

3)

소결론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D 또는 E 현장에 사용될 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이 사건철물점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고, 이는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의 준비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이므로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고가 업무수행 중 발생하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