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4. 23. 선고 2025구합20046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0. 8. 30. 설립되어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화물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4. 1. 15. 참가인 회사(당시 상호: 유한회사 D)<1>에 입사하여 화물차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4. 4. 16.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2024. 5.22. E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원고의 사직 의사에 따라 종료된 것으로 보고,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원고는 위 판정에 불복하여 2024. 9. 4. C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2. 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2024. 4. 16.경 원고에 대해 사유와 절차를 갖추지 아니한 채 부당해고를 하였는데도, 이와 달리 해고가 존재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관련 법규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2)

사직이란 근로자가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사용자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근로관계를 장래를 향하여 종료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직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등은 별도의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로이 사직할 수 있다. 사직의 의사표시는 객관적으로 명확하고 확정적으로 표명되어야 할 것이나, 근로자의 행위나 태도 등에 의하여 묵시적 의사표시로서 추인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사직하게 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이때 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하게 된 경위, 사직에 관한 회사의 관행, 사용자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호증, 을가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참가인이 광주 인근으로 배차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부산으로 배차를 강요하였다며 2024. 4. 11. 11:53경 참가인 직원 G 이사(이하 'G 이사'라 한다)와 아래와 같이 통화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화'라고 한다).

2)

원고는 같은 날 12:00경 참가인 회사 소속 직원 휴대전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배차 취소 바람 인천 하차 후에 광주 내려감'이라는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또한 원고는 같은 날 14:06경 위 카카오톡 대화방에 '인천 하차 완료, 광주로 내려감. 그동안 형제 동료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부디 졸음운전 하지 마시고 안전 운전하셔서 꼭 살아남으시길...'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본인의 거주지 인근에 운행하던 화물차량을 주차하였다.

3)

원고는 같은 날 16:18경 G 이사와 카카오톡으로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4)

참가인은 2024. 4. 12. 13:00경 원고가 운행하던 화물차량을 회수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14:00경 참가인 회사 근로자들로 구성된 새로운 카카오톡 대화방을 개설하여 참가인 대표이사를 초대하고 "이렇듯 다른 직원들도 저와 같이 이런 부당한 일들을 못 견디고 모두 퇴사했으니 전반적으로 체크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현재 몸과 마음이 너무도 지쳐서 휴식이 필요합니다. 월요일부터 일할 수 있도록 대표님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5)

G 이사는 2024. 4. 16. 13:19 원고에게 "전화를 안 받으셔서 문자 남깁니다. 현재(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은 차고지에 주차되어 있고 기사님께서는 차량 열쇠를 반납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본인의 개인물품은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정리해주시기 바랍니다. 차고지에 오시면 저에게 연락주십시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6)

참가인은 2024. 5. 14.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상실신고서 등을 4대 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에 제출하였는데, 원고의 고용보험 상실일은 2024. 4. 12.로, 상실 사유는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자진 퇴사'로 신고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원고는 2024. 4. 16.자 이 사건 통지가 해고 통지라고 주장하고, 피고와 참가인은 그 전인 2024. 4. 11.자 이 사건 통화 시에 원고가 사직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이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통지는 해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4. 4. 11.자 이 사건 통화 시에 참가인에게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료되었고, 그 이후 참가인이 2024. 4. 16.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통지는 그에 따른 사후처리를 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해고 통지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우선, 이 사건 통화에서 원고가 한 의사표시가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원고는 2024. 4. 11. 11:53경 G 이사와 한 이 사건 통화에서 배차 지시 등 근로조건에 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토요일까지 이번 주까지 내가 하고 광주로 내려보내 주세요. 그리고 나 정리할 테니까"라고 발언하였다. 위 발언은 근로관계를 그 주말까지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원고는 G 이사의 "차 정리 깨끗이 하시고", "사직서 토요일 날 나 만나서 사표 쓰고 그렇게 가세요"라는 발언에 대하여도 아무런 이의 없이 "예예예"라고 응답함으로써 사직의사를 재차 확인하였다.

나)

위와 같은 통화 시의 명시적 사직 의사표시에 더하여 원고는 아래와 같이 동료들에 대한 작별 인사, 배차 지시 거부 및 차량의 이탈이라는 일련의 행위를 하였는바, 이는 원고가 자발적 의사에 기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려 하였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①

원고는 위 통화 직후인 같은 날 12:00경 참가인 회사 소속 직원들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배차 취소 바람, 인천 하차 후에 광주 내려감"이라는 메시지를 남겨 당일 배차된 업무의 수행을 거부하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고, 같은 날 14:06경에는 같은 대화방에 "인천 하차 완료, 광주로 내려감. 그동안 형제 동료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부디 졸음운전 하지 마시고 안전 운전하셔서 꼭 살아남으시길..."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위 메시지는 단순한 일시적 휴무 통보로 보기 어렵고, 회사를 그만두면서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②

또한 원고는 같은 날 16:18경 G 이사에게 카카오톡으로 "2주 전에 G 이사님께서 간곡히 부탁하셔서 퇴사를 보류했는데... 그때에 퇴사했어야 했어요!!! H 대리나 G 이사님의 일구이언에 이젠 지쳤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위 메시지는 퇴사를 보류하였다가 이제 그 결심을 실행한다는 취지로서, 원고 스스로 자신의 행위가 자발적 사직에 해당함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③

원고는 같은 날 운행 중이던 화물차량을 본래의 차고지가 아닌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주차한 후 광주의 자택으로 귀가하였다.

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서 "광주 인근으로 배차를 해주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2024. 4. 11.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는 원고 스스로 2024. 4. 11. 이 사건 통화 시에 한 자신의 의사표시가 사직의 의사표시였음을 인정한 것으로서 앞서 본 객관적 정황과도 부합한다.

라)

한편, 원고는 2024. 4. 12. 14:00경 참가인 대표이사가 포함된 새로운 카카오톡 대화방을 개설하여 "월요일부터 일할 수 있도록 대표님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으나, 이는 원고 스스로 자신의 종전 의사표시가 사직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 평가되고, 일단 사직의 의사표시가 효력이 발생한 이상 이를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도 없다. 더욱이 원고는 위 메시지 발송 이후 참가인의 연락에 응하지 않았고, 2024. 4. 15.경 자신이 운행하던 화물차량이 회수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참가인측에 그 경위를 묻거나 해고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후로도 출근하지 않았다. 이는 원고 스스로도 자신의 근로관계가 이미 사직으로 종료되었음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마)

이 사건 기록상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을 종용하거나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참가인은 그 무렵까지 원고에 대하여 통상적인 배차 업무를 부여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위 사직 의사표시가 참가인의 부당한 압력에 의하여 형성된 비진의 의사표시라거나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사정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통지의 내용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통지의 내용을 보면, 차량열쇠 반납과 개인물품 정리를 요청하는 사무적 안내에 불과할 뿐,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킨다는 의사가 표명되어 있다고 볼 만한 문언도 없다.

3)

마지막으로, 원고는 참가인이 근로계약 체결 당시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17조를 위반하였고, 해고예고 및 서면통지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계약서 작성·교부의무의 위반은 근로계약 체결 단계의 문제로서 근로관계의 종료 사유와는 무관하고, 해고예고 및 서면통지에 관한 규정의 위반 여부는 해고의 존재를 전제로 그 절차적 정당성에 관하여 문제되는 사항일 뿐, 해고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각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론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이 인정되는 이상, 부당해고를 당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해고의 정당성 등 나머지 점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나광윤 김하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