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6. 25. 선고 2025구합20067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10. 6. 22. 설립되어 전세버스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B(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은 2020. 1. 9.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버스운전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이 사건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경과

1)

원고의 관리팀장은 2020. 2. 11. 이 사건 근로자에게 '사표 쓰고 집에 가라'고 말하였고(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는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2) 이 사건 근로자는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2020. 5. 1.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2.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근로자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3)

이 사건 근로자는 2020. 7.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20. 10. 13.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라고 한다)가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근로자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종전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다.

이 사건 근로자의 취소소송 진행 경과

1)

이 사건 근로자는 2020. 12. 1. 대전지방법원 2020구합107451호로 종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가 피고에 대한 보조참가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전지방법원은 2022. 1. 18.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근로자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는 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2022. 1. 26. 대전고등법원 2022누10205호로 항소하였고, 대전고등법원은 2022. 9. 16. 제1심 판결을 인용하여 이 사건 근로자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는 2022. 9. 26. 대법원 2022두57695호로 상고하였는데, 대법원은 2023. 2. 2. '해고가 존재한다고 볼 여지가 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 것은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위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3)

대전고등법원 2023누10318호로 사건을 환송 받은 대전고등법원은 2023. 6. 29. '원고에 대하여 해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한 종전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판시하면서, 제1심판결 및 종전 재심판정을 모두 취소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2023누10318), 이에 피고보조참가인이었던 원고가 대법원 2023두46395호로 상고 하였으나 대법원은 2023. 10. 12.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하여 위 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환송심 판결을 '선행 확정판결'이라고 하고, 2020. 2. 11. 원고의 통지를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라.

피고의 재처분 판정 및 이행강제금 부과 처분

1)

피고는 2023. 11. 21. 선행 확정판결에 따라 아래와 같이 재처분 판정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재처분 판정'이라고 하고 이에 따른 구제명령을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고 한다), 원고는 2023. 11. 23. 위 판정서를 송달받았다.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재처분 판정에 대하여 불복하지 않아 이 사건 재처분 판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원고는 2024. 1. 3. 이 사건 근로자에게 '2024. 1. 15. 09:00까지 여수시 소재 사업장으로 출근하고, 위 일시까지 출근하지 않으면 이 사건 근로자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표시로 알겠다'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2024. 1. 4. 이 사건 근로자에게 임금상당액 명목으로 2,772,000원(이 사건 해고일인 2020. 2. 11.부터 2020. 5. 18.까지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였다.

3)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 중 일부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33조에 따라, 2024. 2. 6. 이행강제금 500만 원을, 2024. 8. 22. 이행강제금 500만 원을 각 부과하였다(이하 순서대로 '1차 부과처분', '2차 부과처분'이라 하고, 이를 통틀어 '선행 부과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같은 사유로 2025. 3. 4. 원고에게 이행강제금550만 원을 부과(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고, 원고는 2025. 3. 20. 납부고지서를 송달받았다.

마.

관련 민사소송의 진행 경과

1)

이 사건 근로자는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3가단61285호로 원고를 상대로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지급청구소송(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25. 2. 27. 원고의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2020. 2. 1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에게 98,712,63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24.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800,000원씩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가 위 판결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광주지방법원 2025나31956).

2)

원고는 2025. 3. 31.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를 위하여 담보로 120,000,000원을 공탁하는 것을 조건으로 위 제1심판결의 가집행 선고 있는 판결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은 위 사건의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 이를 정지한다는 내용의 강제집행정지결정(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5카정1007)을 받았고, 2025. 4. 1. 보험계약자를 원고로, 피보험자를 이 사건 근로자로 하는 보험금 120,000,000원 상당의 공탁보증보험증권(이하 '이 사건 보증보험증권'이라 한다)을 법원에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47, 4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2020. 5. 18. 이 사건 근로자에게 원직복직을 명하는 내용의 통지(이하 '2020. 5. 18.자 통지'라 한다)를 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가 출근을 거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0. 2. 12.부터 원직복직 명령일인 2020. 5. 18.까지의 임금상당액에 대하여만 지급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고는 2024. 1. 4. 이 사건 근로자에게 위 기간 동안의 임금 2,772,000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구제명령을 모두 이행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구제명령을 일부 불이행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원고는 2025. 4. 1. 피보험자를 이 사건 근로자로 하여 120,000,000원 상당의 공탁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관련 법규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관련 법리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포함한다)은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에 대하여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시킨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또, 구제명령은 행정처분으로서 공정력이 있으므로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취소사유에 불과한 때에는 구제명령이 취소되지 않는 한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사용자의 재심 신청이나 행정소송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하며(근로기준법 제32조),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에 대한 재심이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더라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함으로써 그 이행을 강제한다(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

이처럼 근로기준법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에 대한 즉각적인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해고나 부당전보 등이 있으면 근로자는 생계의 곤란이나 생활상의 큰 불이익을 겪게 되어 신속한 구제가 필요한 반면, 사용자는 분쟁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9두40260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여부에 관한 판단

1)

원직 복직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갑 제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의 2020. 5. 18. 자 통지는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적법한 복직조치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이 사건 구제명령의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제명령이 취소되지 않은 한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원고는 이 사건 재처분 판정서를 송달 받은 2023. 11. 23.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또 이 사건 근로자에게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위와 같이 원직에 복직 시킬 때까지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2020. 5. 18. 자 통지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은 이 사건 구제명령 발령 이전에 한 것이어서 이를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원직 복직이라고 할 수 없다. 우선 이 점에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2. 11. 이후 이 사건 근로자가 출근을 하지 않았음에도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참가인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직후인 2020. 5. 18.에서야 갑자기 '무단결근에 따른 정상근무독촉 통보'를 하였는데, 위 통보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고,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위 통보일까지의 임금지급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다. 또 원고는 2020. 6. 1. '해고 사실이 없고 타회사 재직사실과 출근 독촉'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는데, 위 통보 역시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 발령 이후인 2024. 1. 4.에야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2. 11.부터 2020. 5. 18.까지의 임금 상당액인 2,772,000원만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지급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통보는 2020. 2. 11. 해고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적법한 복직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점에서도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가 유한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2020. 5. 26.까지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애초부터 원고 회사에 복직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자와 D 사이의 근로관계가 2020. 5. 26.경까지 유지되었다고 주장한 부분은 D과의 재심판정취소소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자와 D과의 근로계약관계는 2020. 1.경 합의해지 되었고, 이 사건 근로자는 D으로부터 2020. 5.경 징계해고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 근로자는 2020. 5. 28.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해고기간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면 복직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가 D을 상대로 별도의 부당해고 구제절차를 진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 회사에 복직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2) 공탁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의 공탁보증보험증권 제출은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임금상당액 지급에 해당하지 않고, 그 제출 시기 또한 이 사건 처분 이후이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임금상당액의 구체적인 액수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사용자는 일응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기준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근로자에게 지급하거나 법원에 변제공탁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할 수 있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두23481 판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1268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원고가 관련 민사소송에서 제출한 공탁보증보험증권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임금상당액을 지급하거나 그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련 민사소송 판결의 가집행 선고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정지함으로써 강제집행의 지연으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입을 손해를 담보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 공탁보증보험증권의 제출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임금상당액 지급채무는 그대로 존속한다.

나)

그리고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은 관련 민사소송 판결의 가집행에 기한 강제집행을 잠정적으로 정지시키는 효력을 가질 뿐, 이와 별개의 행정처분인 이 사건 구제명령의 효력을 정지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관련 민사소송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고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는 사정은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다.

다)

나아가 원고가 공탁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한 2025. 4. 1.은 피고가 2025. 3. 4. 이 사건 처분을 하고 원고가 2025. 3. 20. 그 처분서를 송달받은 후이다. 근로기준법 제33조 제6항은 구제명령을 받은 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면 새로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그 이행 전에 이미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백보를 양보하여 가사 위 보증보험증권의 제출을 구제명령의 이행으로 보더라도, 이는 이 사건 처분 후에 이루어진 사정에 불과하여 이미 부과된 이행강제금의 효력이나 징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5.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나광윤 김하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