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중공업 철구사업소 근로자에 발병된 “다발성경화증 및 척수염”이 철제조립 과정에서의 솔벤트, 신나 등을 사용하고 고온작업 등에 기인 발병한 것으로 볼 수 없다(2002.01.25, 부산고법 2001누885)
[요 지]
다발성경화증은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수초화에 이상이 생겨 중추신경계의 여러곳에 염증성 병변이 발생하는 질병으로서 그 원인에 대하여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질환, 임신, 외상, 만성적 중금속 노출 등이 전구(前驅)원인으로 고려되고 있음. 다발성경화증의 임상양상은 초기에 보통 시신경염이나 횡단성 척수염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척수염은 상당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백신접종, 마이코플라즈마 세균의 감염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업무상 외상이나 중독 등과 무관하게 다른요인에 의하여 발병될수 있는데, 의학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 심한 피로가 그 선행요인으로 작용하거나 고열, 소염 및 분진 등이 악화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일반적인 견지에서 고려대상이 될 수 있기는 함
이 사건 상병의 발병경위 및 그 내용,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해볼 때 척수병변 및 뇌병변은 그것이 다발성경화증 또는 횡단성 척수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그원인을 제대로 확인하거나 추단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상병을 두고 원고의 업무 때문에 생긴 것이거나 그 증상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임
* 사 건 / 2002.1.25 선고, 부산고법 2001누885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항소인) / 김○○
* 피고(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81.3.28.경 ○○중공업 주식회사(이하 ○○중공업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1983.4.1.경부터 창원공장 철구생산부, 기계조립부, 제관생산부 등에서 크레인 조립 및 설치 작업을 하다가 1990.1.1.경부터 A/S 사업부로 전임되어 항만시설이나 발전소 등에 설치된 크레인의 사업관리, 기술감리, 하자보수, 시운전 등의 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원고는 1998.12.24. 피고에게, 자신이 같은 해 6.16. ○○원자력발전소 내 터빈 보조크레인 설치공사 감독으로 파견근무하던 중 그 현장에서 쓰러져 산재의료관리원 창원병원에서 진찰한 결과 ‘척수병변 및 뇌병변(배제 다발성경화증, 척수염 등), 고혈압, 당뇨의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면서,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1999.4.17. 원고에 대하여,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이 사건 상병의 업무상 질병 여부에 관한 조사를 의뢰한 결과, 이 사건 상병은 다발성경화증의 가능성이 높고,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여,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한다고 결정,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는, 원고는 입사 이후 1990년경까지 각종 유기용제와 유독가스에 노출된 상태에서 위 1.가.항 판시의 크레인 조립 및 설치 업무를 수행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로는 원자력발전소 등에 출장을 가 소음과 고온, 나아가 방사능오염의 위험이 있는 작업 현장에서 크레인의 설치, 시운전 및 보수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오다가 이 사건 상병을 얻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은 이러한 계속된 과중한 업무와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말미암아 발병한 것이거나 그 증상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판단
⑴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질병이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질병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입증은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는 원고가 부담하는바,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업무환경, 업무상의 정신적, 육체적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유발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경과를 넘어 급속히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⑵ 사실관계
㈎ 원고의 평소 건강상태
원고는 1948.4.7.생으로 평소 흡연은 하지 아니하고 음주는 주 1회에 소주 1병 정도인데, 위와 같이 A/S 사업부로 옮긴 1990년 이전까지는 매년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진단결과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이후로는 고혈압과 경미한 당뇨병이 진단되는 등 건강이 좋지 아니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관한 치료를 틈틈이 받아 왔다.
㈏ 원고의 업무내용
원고는 1983.4.1.경부터 창원공장 철구생산부, 기계조립부, 제관생산부 등에 배속되어 가공된 크레인 부품을 신나, 솔벤트 등으로 세척하고 이를 다시 오일통에 집어 넣어 고온에 가열하여 팽창시킨 다음 이를 조립하는 등으로 크레인 조립 및 설치작업에 종사해왔다.
원고는 1990.1.1.경부터 A/S 사업부로 배속되어 항만시설이나 발전소 등에 설치된 크레인의 사업관리, 기술감리, 하자보수, 시운전 등의 업무에 종사하여 왔는데, 1991년 178일, 1992년 277일, 1993년 230일, 1994년 235일, 1995년 298일, 1996년 284일, 1997년 220일, 1998년 88일(7. 7.까지)씩 발전소 등으로 출장 또는 파견되어, ○○중공업이 제작ㆍ설치한 크레인의 기계 부분을 확인, 점검하기 위한 시운전을 하거나 발전소 등으로부터 고장난 크레인의 하자보수 요청을 받고 간단한 사항은 동료 내지 부하 직원들과 함께 직접 보수하고 다른 인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관리 감독 하에 전문하도급업체로 하여금 보수하게 하는 등으로 업무를 해왔다.
㈐ 원고의 업무환경
원고는 위 ㈏1)항 판시 업무 당시에는 폐유 등의 기름냄새가 진동하는 작업환경에서 솔벤트 등의 유기용제를 직접 다루는 등으로 크레인 조립업무를 해왔다.
원고는 위 ㈏2)항 판시 업무 당시에는 주로 울진원자력발전소, 고리원자력발전소, 삼천포화력발전소, 평택화력발전소, 보령화력발전소, 월성원자력발전소, 하동화력발전소 등에 출장을 가 크레인 보수 업무 등을 해 왔는데, 이들 작업 현장에서는 그 내부 온도가 30도를 넘는 경우가 일부 있었던 외에는 그 대부분이 방사선관리구역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작업에 지장을 주거나 작업자들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정도로 고온, 소음 및 분진이 있지는 아니하였다.
원고가 속한 크레인 조립 및 설치작업의 A/S 사업부 내 근로자들 중 원자력발전소 내 작업으로 인하여 방사능오염과 관련한 질병이 발생한 사람은 전혀 없고, 원고가 사지마비를 일으킨 ○○원자력발전소 내의 공사현장도 방사선관리구역이 아니었으며, 원고의 1997년도 누계선량은 20mrem으로 방사선작업종사자의 연간 피폭 제한치인 5,000mrem의 0.4%에 불과하고, 1998년도 누계선량은 0mrem으로 방사선피폭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 이 사건 상병의 발생 경위
원고는 1998.6.10.부터 ○○원자력발전소로 출장을 가서, 터빈건물 보조크레인 설치공사를 관리 감독하게 되었는데, 위 공사가 시작된 바로 다음날인 같은 달 16. 좌측 어깨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같은 해 7.2.까지 사이에 영광기독종합병원에서 3회 치료를 받는 한편 영광의 원광한의원에서도 4회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은 다음 한약을 조제받아 이를 복용하는 등으로 치료하다가 같은 달 5.경 우하지마비증세까지 나타나자 ○○대학교병원 및 서울 신촌 ○○○○병원에 입원해 같은 해 8. 27.경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회복된 다음 산재의료관리원 창원병원으로 전원하여 요양하다가 위와 같이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고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다.
㈒ 이 사건 상병의 내용 및 의학적 소견
원고는 척수병변 및 뇌병변 등으로 말미암아 사지마비, 인지기능 저하, 구음장애, 사지근력약화 및 검상돌기 이하부 감각 소실의 증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그 병명 및 원인에 관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아니한 상태이다.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한 의학적 소견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인 경우
다발성경화증은 신경세표를 둘러싸고 있는 수초화에 이상이 생겨 중추신경계의 여러 곳에 염증성 병변이 발생하는 질병으로서, 그 원인에 대하여는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앉지만,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질환, 임신, 외상, 만성적 중금속 노출 등이 전구(前驅)원인으로 고려도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면역기전의 이상이 그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광범위한 의미의 척수염에 포함되는 다발성경화증은 솔벤트 등과 연관성이 있다는 일부의 보고가 있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되려면, 임상증상이 재발하고 호전이 반복되는 경과를 보이고, 뇌나 척수의 백질에 나타나는 한군데 이상의 병소에 신경학적 징후를 보이고, 그것이 MRI 등 검사상 소견에서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상이 10세 내지 50세 사이에 시작되고, 이러한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신경학적 원인이 없어야 한다.
다발성 경화증의 임상 양상은 초기에 보통 시신경염이나 횡단성 척수염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수염은 상당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백신 접종, 마이코플라즈마 세균의 감염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나아가 업무상 외상이나 중독 등과 무관하게 다른 요인에 의하여 발병될 수 있는데, 의학적으로 정신적스트레스, 심한 피로가 그 선행인자로 작용하거나 고열, 소염 및 분진 등이 악화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일반적인 견지에서 고려대상이 될 수 있기는 하다.
원고의 경우
산재의료관리원 창원병원 의사 유○○는, 이 사건 상병은 그 병변의 위치 및 신경계의 특성상 정확한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 등이 불가능하여 다발성 경화증으로 확진하기가 어려운 상태이고, 고열작업, 계속적인 육체적, 정신적 외상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의 업무와 간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대학교병원 의사 김○○는, 원고가 입원 당시 사지근력약화(근력등급Ⅱ~Ⅲ), 검상돌기 이하부 감각 소실의 증세를 나타내어 경추 MRI검사를 시행한 결과 제2경추에서 제6경추에 이르는 경수내 종양이 의심되었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다발성경화증으로 확진할 수 있는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못하여, MRI 소견상 다발성경화증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 서울○○○병원 박○○ 신경과장의 소견 등에 기하여 다발성경화증으로 추정한 것이고, 원고의 작업 내용, 환경 등에 비추어, 원고가 1990년 이전 다양한 유기용제에 많이 폭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유기용제 폭로가 다발성경화증의 원인이 된다고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며, 유기용제에 의한 질병은 일반적으로 폭로 후 단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로 인하여 다발성경화증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1990년 이후 원고의 잦은 출장과 야간작업 등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 그 작업 중 발생하는 고열, 소음, 분진 등도 다발성경화증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대학교병원 의사 김○○는,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결과, 원고의 상병이 척수병변, 다발성경화증, (배제)횡단성척수염 등으로 구구하게 진단되는 이유는 위 상병들이 구분가능한 독립된 질환이라기보다는 서로 여러 가지 임상 양상과 특성을 공유할 수 있는 증상군이기 때문이고, 원고가 보인 사지 위약이나 마비, 감각이상은 횡단성 척수염에 이환되었을 경우 나타나는 초기증상으로서 감정당시 경부 이하로의 감각저하 소견이 관찰되며, 다른 병원 및 위 감정시 실시한 척수천자검사, 경추 및 뇌 자기공명영상검사결과 등에 비추어 다발성경화증의 진단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배제 횡단성 척수염(확진할 수 없으나 횡단성 척수염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의미임)으로 진단하였고, 원고의 근무경력, 근무내용, 작업방법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이 원고 업무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⑶ 판단
위 ⑴항 판시의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과 위 ⑵항 판시 사실에 나타난 원고의 평소 건강상태, 업무의 내용 및 그 환경, 이 사건 상병의 발생 경위 및 그 내용, 이에 관한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상병 중 고혈압, 당뇨병은 원고의 기존 질환이고, 척수병변 및 뇌병변은 그것이 다발성 경화증 또는 횡단성 척수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그 원인을 제대로 확인하거나 추단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상병을 두고 원고의 업무 때문에 생긴 것이거나 그 증상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이라 할 수 없고, 원고가 내세우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10여년 점에 유기용제 등에 노출된 전력이 있다는 점, 원고가 1990년경부터 종전과 달리 고혈압 및 당뇨병 등의 기존질환으로 건강이 나빠진 상태에서 전국의 발전소 등에 출장 또는 파견근무를 나가 나름대로 그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왔고, 또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기도 하였다는 점 등이 있다 하여, 이들 사정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및 악화 원인이 되었음을 추단할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러한 사정만 가지고는 이와 달리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 또는 악화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문종(재판장), 구남수,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