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방수작업공의 경우 편의상 일당을 지급받았다 하더라도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작업을 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도급에 해당한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2004.05.21, 부산고법 2003누3789)
[요 지]
망인은 통상 품떼기(도급방식에 의해 작업을 하는 것임) 방식으로 방수 공사를 시공하는 방수전문가로서, 이 사건 방수작업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반면에 작업이 까다로워 도급 형식의 계약을 하여서는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 부득이 일당 형식으로 보수를 지급받기로 한 점, 망인은 이 사건 방수작업 기간 중 다른 공사 현장에서도 일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방수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되어 있는 날에는 다른 공사 현장에서 이중으로 품떼기 형식의 일을 하기도 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한 이 사건 방수공사는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위 이○행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방수공사의 완성을 목적으로 작업을 하고 그 대가로 편의상 일당 형식으로 보수를 지급받는 도급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망인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 사 건 / 2004.5.21 선고, 부산고법 2003누3789 유족보상금및장의비부지급결정처분취소
* 원고(항소인) / 정○○
* 피고(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창원지법 2003.9.25. 선고 2003구합603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유○○은 주식회사 ○○가 수급하여 시공하는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이하 ‘서부터미널’이라 한다) 상가동 보수공사 중 패널 및 창호 잡철 부분에 대한 공사를 위 ○○로부터 하수급한 ○○물상의 작업장에서 철구조물 이음새, 패널 이음새 부분의 누수방지를 위하여 실리콘을 접착하는 실리콘 코킹작업(이하 ‘이 사건 방수작업’이라 한다)을 하였다.
망인은 2002.4.6. 11:30경 서부터미널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부터 약 1.5m 떨어진 1층 출입구 문턱 부분의 바닥에서 급성외상성 뇌경막하 혈종, 급성외상성 뇌지주막하 출혈, 뇌기저골 골절 등의 부상을 입고 인제대학교 부속 백병원에서 뇌수술 후 입원치료를 받던 중 뇌부종에 따른 뇌압상승에 의한 호흡중추마비로 2003.4.8. 18:20경 사망하였다.
망인은 사망 전인 2002.4.8. 위 부상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2. 8.경 ‘재해발생 당시인 2002.4.6.은 위 공사현장 사업주와 고용종속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며, 망인이 사고장소를 지나다 공교롭게 뒤로 넘어진 재해일 뿐 업무수행중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 통보를 하였다.
원고는 유○○이 사망한 후인 2002.4.11.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피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지급청구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2.10.18. 위 요양불승인 통보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거부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1, 2, 을 제2, 4호증, 을 제7호증의 4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관계 법령에 의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인이 서부터미널 상가동 보수공사의 수급인인 주식회사 ○○로부터 패널 및 창호 잡철 부분에 대한 공사를 하수급한 ○○물상(대표 이○행)의 근로자로 고용되어 서부터미널 상가동 외부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 설치된 넥산시트 지붕 위에서 이 사건 방수작업을 하였고, 2002.4.4.경 이○행으로부터 위 지붕의 누수 여부를 확인하고 수리하라는 지시를 받고 사고 당일 위 넥산시트 지붕 위에 올라가 누수 여부를 점검하다가 미끄러져 1층 바닥으로 추락하여 이 사건 재해를 입은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주식회사 ○○는 2002.1.21. 부산서부버스터미널 주식회사로부터 서부터미널 상가동 보수공사를 도급받아 2002.4.30.까지 보수공사를 하면서 그 중 패널 및 창호 잡철 부분 공사를 소외 이○행이 경영하는 ○○물상에 하도급을 주었다.
망인은 방수공사를 전문으로 시공하는 자로서 이○○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2002.2.14.부터 같은 해 3.20.까지 ○○물상의 철구조물 방수공사의 책임자로서 원고 및 소외 이○○와 함께 이 사건 방수작업을 하였는데, 망인은 평소 주로 품떼기 방법(일명 돈내기)으로 방수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해 왔고, 종전에 위 이○○으로부터도 방수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기도 하였는데, 이 사건 방수작업의 경우에는 작업물량은 적은 반면에 일은 까다로워 도급 형식의 계약을 하여서는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위 이○○과 일당제로 계약을 한 다음, 그 기간 동안 망인은 일당 13만원으로 계산하여 27일을, 원고는 일당 5만원으로 계산하여 20일을, 이○○는 일당 8만원으로 계산하여 20일을 각 작업하였고, 그 보수는 작업종료후 망인이 일괄 지급받아 그 중 일부를 이○○에게 나누어 주었다.
망인은 이 사건 방수작업을 한 기간 중에도 같은 해 2.18.에는 거제현장에서, 같은 해 2.26.부터 3.3.까지는 신마산병원현장에서, 같은 해 3.1.부터 3.2.까지는 마산안마시술소 현장에서, 이 사건 재해발생 직전인 같은 해 4.1.부터 4.4.까지는 거제현장에서 각 품떼기 방법으로 방수공사를 하면서 방수작업 및 감독을 위하여 여러 현장을 돌아다녔고, 특히, 2002.2.18., 26., 27., 28.에는 이 사건 방수작업과 다른 공사 현장에서의 방수공사를 중복하여 하기도 하였다.
망인은 2002.3.20.경 이 사건 방수작업을 마쳤으나 건축주측에서 넥산시트에 누수부분이 있다며 하자보수를 요구하여 같은 달 말경 주식회사 ○○의 현장소장 등과 함께 점검 결과 누수현상을 확인하고는 같은 해 4월 초에 그 보수작업을 마쳤는데, 2002.3.20. 이후의 하자보수 작업에 대하여는 이○○으로부터 별도로 일당을 지급받지 아니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재해발생일인 2002.4.6. 비가 와서 다른 공사장에서 방수공사를 할 수 없게 되자 이 사건 방수작업 현장에 가서 누수가 되는 곳이 없는지 다시 확인한 후 서부터미널 1층 출입구에서 밖으로 나오던 중, 마침 비가 튀지 않도록 바닥에 깔아 놓은 종이박스를 밟다가 미끄러져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 부분이 지면에 충돌하여 급성외상성 뇌경막하 혈종, 급성외상성 뇌지주막하 출혈, 뇌기저골 골절 등의 부상과 함께 좌측 팔꿈치 부분에 약 5cm 가량 피부가 벗겨지는 부상을 입었으며, 그로 인하여 같은 해 4.8. 사망하였다.
한편, 주식회사 ○○나 ○○물상은 이 사건 재해발생일인 2002.4.6.에는 비가 많이 내려 공사를 할 수 없어 전체 공정의 진행을 중단하여 서부터미널 상가동 보수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사람이 없었고, 망인은 주식회사 비포의 현장소장이나 동양물상의 현장책임자로부터 사전에 누수점검을 하라는 지시를 받거나 위 사람들에게 위와 같이 누수점검을 한다는 통지나 보고를 한 사실이 없었으며, 망인이 넘어진 장소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나 상가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 등 일반공중의 통행에 제공되는 출입구 앞이다.
[인정증거] 앞서 든 증거, 을 제5, 6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3, 을 제8 내지 10호증, 을 제11호증의 2, 을 제12호증의 1 내지 3, 을 제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갑 제4호증,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10호증의 1, 을 제11호증의 1, 을 제15호증의 각 일부 기재(각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제1심 증인 손○○, 당심 증인 이○○의 각 일부 증언(각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제1심 법원의 부산북부지방노동사무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의 전취지
[배척증거] 갑 제9호증의 기재, 갑 제4호증,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10호증의 1, 을 제11호증의 1, 을 제15호증의 각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손○○, 당심 증인 이○○의 각 일부 증언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인데 동법 제4조 제2호에서는 “이 법에서의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 여부가 결정되는바, 근로기준법 제14조는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ㆍ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12.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이 위 이○○이 하도급받은 서부터미널 보수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방수작업을 함에 있어 일당 형식으로 보수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원고 및 이○○와 함께 통상 품떼기(도급방식에 의해 작업을 하는 것임) 방식으로 방수 공사를 시공하는 방수전문가로서, 이 사건 방수작업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반면에 작업이 까다로워 도급 형식의 계약을 하여서는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 부득이 일당 형식으로 보수를 지급받기로 한 점, 망인은 이 사건 방수작업 기간 중 다른 공사 현장에서도 일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방수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되어 있는 2002.2.18., 26., 27., 28.에는 다른 공사 현장에서 이중으로 품떼기 형식의 일을 하기도 한 점, 망인은 2002.3.20.경 이 사건 방수작업을 종료하였고, 그 이후에는 하자보수 작업을 하였으나 그에 대한 일당을 지급받지는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재해발생 일은 그로부터 보름이상 경과한 다음인 2002.4.6.인 점, 이 사건 재해발생일 당시 위 현장은 우천으로 인하여 휴무상태에 있었고, 망인은 주식회사 ○○나 ○○물상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은 사실도 없었는데 자신이 시공한 방수공사의 하자(누수)여부를 점검하기 위하여 임의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들렀던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한 이 사건 방수공사는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위 이○○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방수공사의 완성을 목적으로 작업을 하고 그 대가로 편의상 일당 형식으로 보수를 지급받는 도급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망인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가사 망인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근로자가 어떠한 행위를 하다가 부상 또는 사망한 경우에 그 부상 또는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행위가 당해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는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ㆍ필요적 행위이거나, 사업주의 지시나 주최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행사 또는 취업규칙, 단체협약 기타 관행에 의하여 개최되는 행사에 참가하는 행위라는 등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또는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다가 그 시설의 하자로 인하여 당해 부상을 입은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4. 9. 선고99두189 판결, 1996. 8. 23. 선고 95누1463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해 발생일 당시 서부터미널 상가동 보수공사 현장 전체가 우천으로 인하여 휴무상태에 있었던 점, 망인은 당시 주식회사 ○○의 현장소장이나 ○○물상 이○행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은 사실도 없이 임의로 자신이 시공한 방수공사의 하자(누수)여부를 점검하기 위하여 현장에 갔던 점, 망인은 이 사건 방수작업 현장에서 누수점검을 마친 다음 일반공중의 통행에 제공되는 터미널 1층 출입구를 통하여 밖으로 걸어 나오다가 비가 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바닥에 깔아 놓은 종이박스를 잘못 밟아 미끄러져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부상을 입게 된 점 등 망인이 이 사건 부상에 이르게 된 전후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이 사건 부상당시에 이미 업무를 종료한 후 사적인 행위를 하는 과정에 있었을뿐 당시 망인의 본래의 업무 또는 그에 수반되는 행위를 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었다거나, 또는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다가 그 시설의 하자로 인하여 당해 부상을 입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망인의 부상 및 그로 인한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원고의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박용수(재판장), 박종훈, 이흥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