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9, 갑 제5호증, 갑 제7 내지 10호증, 갑 제13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1 내지 23, 을 제4 내지 8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및 환송전 당심 증인 C, 환송후 당심 증인 D의 각 일부 증언(단,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각 제외), 환송전 당심법원의 부산 수영세무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제1심 및 환송전 당심 증인 C, 환송후 당심 증인 D의 각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수중공사업 및 해상장비임대업 등을 영위하던 B(대표이사 E, F)은 그 소속 근로자이던 G 외 7인에 대한 2001년 4월분부터 2001년 7월분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91,177,670원을 지급하지 못한 채 2001. 7. 27. 1차 부도를 내고, 2001. 7. 31. 최종부도를 내어 도산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2. 2. 9. 임금채권보장법 제6조(2000. 12. 30. 법률 제6334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에 따라 B을 대신하여 G 외 6인에게 근로기준법(1999. 2. 8. 법률 제588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37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최우선변제권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인 최종 3월분 임금 및 최종 3년간 퇴직금으로 합계 52,491,440원을 지급하였다.
B은 그 최종부도일인 2001. 7. 31. 당시 주식회사 H(2002. 5. 20. 주식회사 I으로 상호 변경) 등에 합계 10억여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던 반면 적극재산으로는 이 사건 선박 외에 다른 재산이 없었는데, 2001. 7. 31. 피고에게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2001. 7. 2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그 후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피고는 2001. 9. 6. 주식회사 J에 2001. 9. 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주식회사 J은 2002. 2. 21. 다시 피고에게 2002. 2. 19.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피고와 C은 1999년 11월경부터 부선인 K와 L를 이용하여 해상운송업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B에 위 부선들을 임대하여 수입을 얻는 한편, 2001. 2. 24.부터 2001. 7. 23.까지 사이에 여러 차례에 걸쳐 무통장입금 등의 방법(입금인은 주로 C이었다)으로 B에 합계 441,060,000원을 대여(다만 차용증은 2001. 3. 31., 2001. 4. 30., 2001. 5.31., 2001. 7. 23. 각 그때까지의 대여금 합계액을 차용금으로 하여 C 명의로 교부받았다)하였고, 2000. 10. 19.부터 피고는 B의 이사로, C은 감사로 각 등재되어 있었다.
한편,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1999. 6. 28. 주식회사 H 명의의 1번 근저당권설정등기(채권최고액 3억 원)가, 2001. 6. 11. M조합 명의의 2번 근저당권설정등기(채권최고액 2억 2,400만 원)가 마쳐졌다가,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후인 2001. 10.15. 1번 근저당권이, 2003. 12. 12. 2번 근저당권이 각 해지를 원인으로 말소되었다.
2001. 7. 25.경 이 사건 선박의 시가는 257,277,000원 정도였는데, 당시 1, 2번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합계(위 매매계약 당시의 정확한 피담보채권액은 알 수 없으나, 피고는 1, 2번 근저당권을 말소하기 위하여 주식회사 H에 2001. 9. 10. 62,169,862원을, 2001. 10. 5. 239,330,822원을, 2001. 9. 28. M조합에 4,750만 원을 각 변제하였다)는 이 사건 선박의 시가를 훨씬 초과하고 있었다.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B을 대신하여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위 근로자들의 B에 대한 임금 등 채권을 대위취득하였고, 같은 조 제2항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임금채권 우선변제권은 대위하는 권리에 존속하는바, B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매매계약은 위 임금 등의 대위채권자인 원고를 비롯한 B의 채권자들을 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사해행위이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그 원상회복으로서 피고는 B에 그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선의의 수익자라고 주장하는 한편, 위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선박에 관한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합계액이 이 사건 선박의 시가를 초과하고 있었으므로, 위 매매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판단
살피건대,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재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경우에 그 사해행위는 그 재산의 가액, 즉 시가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 성립하고, 피담보채권액이 그 재산의 가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당해 재산의 양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다3998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B이 2001. 7. 31. 피고에게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줄 당시 이미 이 사건 선박에는 1, 2번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합계가 이 사건 선박의 시가를 초과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선박의 매매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B에 대한 임금 등 채권은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채권으로서 이 사건 선박의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인 I이나 M조합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으므로, B과 피고와의 이 사건 선박에 관한 매매계약 및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는 일반채권자가 아닌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담보의 감소를 초래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자취소권은 일반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감소행위를 취소하여 그 재산을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시켜 모든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될 수 있도록 법이 특별히 허용한 권리로서 제3자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점, 임금채권의 최우선변제권은 근로자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하여 일반채권자와 달리 법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경매 등의 환가절차에서 근저당권자를 비롯한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한 것일 뿐이므로, 채무자의 재산을 보전하는 절차라 할 수 있는 채권자취소권에 있어서까지 일반채권자와 달리 취급할 근거가 될 수는 없는 점, 민법제407조가 채권자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법리는 채권자들 중에 그 채무자에 대하여 임금채권 등 경매 등의 환가절차에서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보다 우선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고, 피담보채권액이그 재산의 가액을 초과하는 재산의 양도행위가 저당권의 피담보채권보다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만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B의 이사인 피고가 B과 체결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매매계약은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함에도 이사회의 승인이 없어서 상법 제398조에 위배되어 무효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매매 의사 없이 채권자들로부터의 강제집행을 피하고자 체결한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므로, 피고는 진정명의 회복을 원인으로 B에이 사건 선박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상법 제398조 위반 여부
인정사실
갑 제20, 21호증, 을 12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및 환송전 당심 증인 C, 환송후 당심 증인 D의 각 일부 증언 및 환송전 당심 법원의 수영세무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00년경 B의 총주식 60,000주 중 30,000주는F, 24,780주는 F의 형인 E, 5,216주는 E의 처인 N, 4주는 C이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 B은 사실상 F가 운영하여 왔는데, 2000년 10월경 F가 회사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E에게 30,000주 전부를 양도한 사실, 2001년 7월경 B의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E, F가, 이사로 N와 피고가 각 등재되어 있던 사실, B의 부도 직전인 2001. 7. 25.경 E, F, 피고와 C은 B 사무실에서 B의 피고와 C에 대한 차용금채무의 대물변제조로 이 사건 선박을 양도하되, 선박의 시가를 5억 5,000만 원 정도로 산정하여 차용금과의 차액은 피고가 이 사건 선박으로 담보된 B의 채무를 일부 인수하고, 별도로 B에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사실, 그에 따라 2001. 7. 31.자로 피고 앞으로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
판단
이사와 회사간의 자기거래에 이사회의 승인을 요구한 상법 제398조의 입법취지는 회사의 이익보호에 있으므로,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사회 승인 없는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 사이의 이해가 상반되지 않고 회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없는 거래에 대하여는 이사회의 승인을 요하지 아니한다고 해석되고, 이해가 상반되는 거래로서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할 경우 정식의 이사회 소집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더라도 이해 상반되는 이사를 제외한 과반수 이사의 결의가 있었다면 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것으로 볼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선박이 양도된 2001. 7. 25.경 B은 피고(C 포함)에게 441,060,000원의 차용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당시 이 사건 선박의 시가는 257,277,000원 정도였으나, 피고와 F 등은 이 사건 선박의 시가를 그보다 훨씬 높은 5억 5,000만 원으로 평가하여 피고가 이 사건 선박으로 담보된 채무도 일부 인수하고, 차액 1,00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는 회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없는 거래로서 이사회의 승인이 없더라도 유효한 거래로 인정할 수 있다.
설령, 위 거래가 회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거래라 하더라도, 위 거래는 당시 B의 이사 총 4명(E, F, 피고, N) 중 이해가 상반되는 피고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이사 중 과반수인 E, F 2명의 이사가 승인한 거래로서, 결국 유효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매매계약이 상법 제398조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통정 허위표시 여부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매매계약이 원고 주장대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피건대, 갑 제24호증의 1 내지 3, 갑 제25호증, 갑 제26 내지 30호증의 각 1,2, 갑 제31호증의 각 기재와 환송후 당심 증인 D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피고나 C으로부터 E, B 등으로 입금된 돈이 대여금이 아닌 B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한 B 명의 어음의 할인금이라거나, 피고와 B 사이에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진정한 매매의사 없이 순전히 채권자들로부터의 강제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매매계약은 B의 피고에 대한 차용금채무의 대물변제조로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매매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환송전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우성만(재판장) 정은영 김해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