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피고인)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는 주장
이 사건 벽보는,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피고인 소속의 E 노동조합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지지후보자를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발행인과 발행호수를 기재하는 등 위 노동조합이 매월 노조신문과는 별도로 발행해 온 벽보와 같은 형식을 갖추어 발행되었으므로, 공직선거법 제95조 소정의 '선거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기관·단체의 기관지 기타 간행물'에 해당한다. 또 피고인은 이 사건 벽보를 다수의 조합원들의 열람이 가능하도록 게시판, 출입문 등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게시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벽보 게시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95조에 의하여 허용되는 행위이지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 게시 행위가 아니다.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
피고인은 조합원들의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한 통상적인 조합활동의 일환으로 이 사건 벽보 및 현수막을 게시·설치하였고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이를 바로 철거하여 가벌성도 극히 경미하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벽보 및 현수막 게시·설치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
양형부당(피고인, 검사)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는 주장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의 이 사건 벽보 게시 행위를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 게시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 노동조합의 지지후보자는 전화투표, 위 노동조합의 상무집행회의의 방침,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지지후보자 결정 등의 절차를 거쳐 2016. 3. 15. 경까지 모두 확정되었고, 그러한 지지후보자 확정 등에 관한 내용은 위 노동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그 무렵 발행된 노조신문(P),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되어 조합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으므로, 이를 벽보 등을 통하여 다시 알릴 필요성은 없었던 점, ② 그런 까닭에 위 지지후보자 확정 후인 2016. 3. 29.경 게시된 위 노동조합의 3호 벽보에는 위 노동조합의 지지후보자 확정 등에 관한 내용이 전혀 없었던 점, ③ 위 노동조합의 벽보들은 이 사건 벽보 게시 이전까지는 매월 1회 약 1개월 전후의 간격으로 발행·게시되었던 점, ④ 이와 같이 위 노동조합의 지지후보자 확정 등에 관한 내용을 다시 알릴 필요성이 없었고 3호 벽보가 이미 발행·게시되었음에도, 피고인은 당시 위 노동조합 선전편집실장으로서 기획회의에서 스스로 제안하여 이 사건 벽보를 발행한 다음, 위 3호 벽보 발행·게시 직후로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약 1주일 앞둔 임박한 시점에 이 사건 벽보를 게시한 점, ⑤ 이 사건 벽보 이전에 발행된 위 노동조합의 벽보들은 그 내용과 형식 등을 살펴보면, 위 노동조합이 발행해 오던 기관지 기타 간행물에 대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발행·게시의 경위와 시기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벽보들과는 별도로 임시적으로 발행·게시된 것으로 판단되는 이 사건 벽보는 더더욱 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벽보 및 현수막의 내용과 게시·설치 경위 및 시기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선거에 임박한 시점에 위 노동조합 지지후보자의 당선 및 특정 정당 소속 후보자의 낙선을 호소하거나 유도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이 사건 벽보 및 현수막을 게시·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노동조합과 같이 공직선거법상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 등의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단체라도 마땅히 공직선거법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이를 하여야 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노동조합의 지지후보자 확정 등에 관한 내용을 다시 알려야 할 급박한 필요성이 없었음에도, 피고인은 공직선거법에 위반하여 이 사건 벽보 및 현수막을 게시·설치한 점, ③ 당시 피고인에게 그 주장과 같은 조합원들의 지위 향상 등의 목적이 일부 있었고 피고인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바로 철거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 사건 벽보 및 현수막 게시·설치행위는 그 자체로 공직선거법을 준수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다른 후보자 등과의 형평성을 해하고 공직선거의 과열을 야기할 위험성이 있어 정당화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벽보 및 현수막 게시·설치 행위는, 그 동기나 목적의 정당 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99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과 같이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방법에 의한 선거운동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훼손할 위험성이 커 이를 엄히 벌할 필요가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은 벌금형을 넘는 형으로 처벌받거나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사실관계 자체는 이를 인정하면서 다시는 같은 범행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이 있자, 이 사건 현수막은 즉시, 이 사건 벽보는 절차상 문제 등으로 위 노동조합 내부 회의를 거쳐 2일 후 각 자진철거하였다. 원심의 형이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이 소속된 회사의 취업규칙상 피고인에게 해고·징계 등 일정한 신분상의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도 예상되고, 이는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및 내용과 결과, 그에 따른 피고인의 죄책에 비하여 피고인과 그 가족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의 변론 과정에 나타난 형법 제51조 소정의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