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배우자인 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이하 '○○○'라고 한다)에서 일하였는데, 2017. 7. 31. 20:40경 친구와 저녁식사 겸 반주를 하던 중 갑작스럽게 가슴의 통증을 느껴 귀가하였고, 욕실에 씻으러 들어갔다가 쓰러져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1:05경 급성심근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2018. 2. 27.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18. 7. 3. 원고에 대하여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은 업무적 요인이 아닌 허혈성 심장질환이 자연경과적으로 악화되어 발병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아,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가 2018. 7. 3.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제1심법원의 주식회사 ○○○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취지
판단
망인이 근로자인지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동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오로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가름 나는 것이고, 그 해당 여부는 그 실질에 있어 그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법인등기부에 임원으로 등기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것은 아니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자라고 하더라도, 대표이사로서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회사의 대내적인 업무집행권이 없을 뿐 아니라 대외적인 업무집행에 있어서도 등기 명의에 기인하여 그 명의로 집행되는 것일 뿐 그 의사결정권자인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으며, 자신은 단지 실제 경영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경영성과나 업무성적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지급받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산업재해보상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두144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망인은 ○○○의 근로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망인은 사망 당시 ○○○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나, ○○○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경영상의 위험을 부담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고, 오히려 '이사'나 '팀장'으로 불리면서, ○○○의 실질적 대표자인 ○○○의 구체적·개별적인 지휘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이 대표이사로 등기된 이후에도 망인은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급여를 월정액으로 수령하였을 뿐, 경영성과나 업무성적에 따라 보수를 받은 것은 아니다.
망인의 사망 이후 ○○○의 대표이사는 망인과 전혀 관계없는 ○○○의 배우자 명의로 등기되었다.
망인의 사망과 업무의 인과관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정한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으로인정하려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때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23764 판결, 대법원 2020. 5. 28. 선고2019두62604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10호증, 을 제13호증의 4, 을 제15, 16호증의 각기재, 당심 증인 ○○○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거나 자연적인 진행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
망인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1주부터 매주 평일에 야근을 하였고, ○○○이 퇴사한 2017년 4월 말경부터 그가 기존에 하던 업무의 대부분을 떠맡았을 뿐만아니라, 2017년 5월 중순 경부터는 내근직으로 주로 인사·관리만을 하던 망인이 직접주점을 방문하거나 길거리에서 판촉물을 배포하는 업무를 하였다. 이는 이 사건 상병발병 약 3개월 전부터 망인의 업무가 양적으로 증가하고 질적으로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망인은 갑자기 과중해진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장기근속자이고 상급 근로자라는 이유로 3개월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실질적 경영자인 ○○○으로부터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다. 망인은 ○○○이 회사 경영을 직접 관리하면서부터 임금체불, 업무실적에 대한 압박, 실직에대한 염려 등으로 말미암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상당한 정신적 긴장에 시달리며 근무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망인의 업무시간을 피고의 계산방법에다가 2017. 7. 22. 토요일 6시간 근무, 2017. 7. 29. 토요일 4시간 근무를 더하여 계산할 경우,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약 48시간 25분이고, 발병 전 1주 동안업무시간이 61시간 36분에 달하는 바, 이 사건 발병 전 1주일 간 망인의 업무시간이 이전 12주 동안의 1주 평균 업무시간에 비하여 127% 증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여기에다 망인의 업무환경에 질적·양적인 변화가 상당하였던 점, 망인이 상당한 정신적 긴장 상태 하에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17. 12. 29.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7-117호)에 의하더라도,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관련성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피고는 망인이 2017. 7. 22. 및 2017. 7. 29. 토요일 근무를 한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당심 증인 ○○○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을 제16호증의 기재에 불구하고 망인이 2017. 7. 22. 수원 쪽 대리운전업체와 미팅을 위해 출장근무(6시간)를 한 사실 및 2017. 7. 29. 월요일 회의준비를 위하여 근무(14시부터 18시까지 4시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망인에게 장기간 의 흡연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망인의 건강검진 결과 특별히 비만, 혈압이나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질환이 관찰되지 않았다. 망인의 사망일과가장 가까운 검사일인 2014. 7. 15.의 검사결과에서는 거의 모든 수치가 정상 A에 해당할 정도로 건강하였으며, 망인은 평소 등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의 관상동맥에서 고도의 죽상경화 등이 관찰된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에게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점,진료기록 감정의가 비록 그 기여의 정도는 낮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망인의 발병 전 3개월 동안 업무량 증가, 대표이사 등기로 인한 업무상 책임ㆍ의무ㆍ권한의 변화, 회사 경영 악화로 인한 임금체불, 재직 이래 처음 하게 된 야외 판촉물 홍보활동, 실사업주의 지속적인 실적 강요 등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ㆍ악화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은 높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망인의 나이가 50세에 불과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 사망 전 약 3개월 이전부터의 과도한업무량 증가와 업무 성과에 대한 압박 등 정신적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이 사건 상병이발병하였거나 기존에 내재하고 있던 질환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발병이 촉발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판사 판사3
연관판결
부산지방법원,2018구단21518,1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