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등
원고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제1심에서의 주장 내용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원고의 그와 같은 주장을 제1심 증거들에다가 당심에서 제출되어 추가로 조사를 마친 증거들까지 포함하여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원고가 당심에서 거듭 강조하고 있는 주장 사항인 이 사건 인사명령의 위법 여부에 관한 제1심의 판단 내용이 적시된 이유 기재 부분(제1심판결문 4쪽 아래에서 4행 부분부터 6쪽 9행까지의 부분)을 아래 제2항과 같이 고쳐 쓰는 외에는 제1심판결문 이유 기재('3. 결론' 부분은 제외)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이 사건 인사명령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전제사실이 되는 이 사건 인사명령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인사권한 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위법·무효인 위 인사명령에 터잡은 이 사건 각 징계처분도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즉, ① 이 사건 인사명령의 이유로, 피고는 원고의 지게차 운전 중 사고이력을 들고 있으나, 원고의 지게차 사고이력은 2건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원고가 지속적으로 근무환경 개선 요구를 하자 이에 대한 제재 측면에서 위 인사명령을 한 것이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징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② 피고 회사에서 화물 포장 업무는 무거운 자동차 부품의 포장·운반 업무인데, 원고는 허리에 장애가 있는 지체장애인에 해당하여 무거운 물건의 포장·운반 업무 수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함에도, 이 사건 인사명령은 원고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어 원고에 대한 건강상, 생활상 불이익이 현격하다. ③ 이 사건 인사명령를 하면서 원고와 협의 절차를 거친 바가 없으며,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지게차 운전 업무만을 수행하여 왔고, 원고가 지체장애인으로서 지게차 운전 외에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음을 피고도 알고 있었던 이상 근로계약에 따른 원고의 수행업무는지게차 운전 업무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 사건 인사명령은 이를 위반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단,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갑 10, 11, 16, 17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면 원고는 지체장애 5급의 장애인으로, 과거 추간판 탈출증 등 허리 부위의 이상증세로 수술을 받은 사실이 있고, 그 후에도 병원에서 척추협착, 추간판 장애 등을 진단받아 무리한 노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은 사실이 있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제1심에서 설시한 증거들에다가 당심에서 추가로 제출된 증거들인 갑 1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20, 26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과 당심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에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의 신체상태에 비추어 도저히 원고가 수행할 수 없는 강도의 노동업무로 원고 담당 업무를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여 원고의 불이익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그것이 피고의 인사권한 남용에 해당하여 위법·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주된 사유는 원고가 이 사건 인사명령에 불응하여 변경된 업무인 화물 포장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인사명령은 원고의 보직을 지게차 운전 업무에서 화물 포장 업무로 변경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이것이 원고에 대한 실질적 징계처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이 원고의 지속적인 근로환경 개선 요구에 대한 징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기록과 제시된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원고가 지속적으로 피고에게 근로환경의 개선 요구를 하였다는 점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으며,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원인으로 하여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나 정황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징계위원회 개최 당시 징계위원들의 발언,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동료직원들의 진술기재내용, 당심증인 D의 증언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내세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사실이 더욱 인정될 뿐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시급제 근로계약서의 내용에 따르면(을 3호증), 원고의 근로 장소를 '피고의 사업장 및 업무상 필요에 따라 피고가 별도로 정하는 장소'로, 업무 내용을 '자동차 부품 포장과 관련된 제반 업무 역할과 그와 관련된 제반 업무'로 각 정하고 있고, 피고는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 원고의 근로 장소와 업무 내용을 변경할 수 있으며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 근로계약에 의할 때 이 사건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피고가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원고 주장처럼 원고의 업무수행이 지게차 운전 업무에만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의 업무를 지게차 운전에 한정하기로 한 별도의 특약이 있었다거나 이를 허용하기로 피고가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나 정황을 찾을 수 없다).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전직 내지 전보처분을 함에 있어 업무상 필요성에 관한 사용자 내지 회사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그 전인 2018. 1. 31.과 2019. 5. 14. 지게차 운전 중 사고를 일으킨 전력이 있고, 피고 회사의 현장총괄반장인 D은 당심 증인신문에서 원고가 지게차 사고 이후에도 안전을 소홀히 하는 운전태도를 보여 동료운전사들의 원성이 있어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윗선에 하였다는 것이며, 이는 다른 지게차 운전사들의 사실확인서 기재내용에서도 확인되는 사항이므로(을 12호증), 피고 회사 입장에서는 지게차의 사고 방지와 안전한 작업장 확보 목적에서 원고를 지게차 운전 업무에서 배제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판단이 전직 내지 전보처분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제1심 및 당심에 현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 회사에서의 화물 포장 업무가 원고가 수행하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위에서 살펴본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위 화물 포장 업무는 2 ~ 6kg 정도의 무게의 자동차 부품을 박스에 포장하여 운반하는 것으로, 운반시 카트를 이용하고, 여성 근로자들도 포장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며(생산4라인의 경우 8명 근로자 중 3명이 여성)이며, 현장에서 포장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도 사실확인서를 통해 위 업무의 노동 강도가 강하거나 힘든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 등(을 19호증)의 사정이 인정되고, 이에 따르면 화물 포장 업무 수행이 특히 원고의 허리에 큰 부담을 주어 원고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을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가해진다고 보기 어렵다. ⑤ 원고는 자신이 지체장애인에 해당하여 지게차 운전 업무 외에는 다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몸상태라는 사실을 피고가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이 볼 만한 증거나 정황을 찾을 수 없다(당심증인 D은 이를 부인하였으며, 제1심 및 당심에 현출된 증거들을 종합해 보아도, 실제 원고의 몸상태가 지게차 운전 외에 다른 업무는 도저히 수행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위에서 본 것처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피고는 원고의 업무를 자동차 부품 포장 업무로 변경할 것을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위 근로계약에 업무변경시 원고와 상의 내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나 내용은 발견되지 않으며, 피고의 취업규칙 등 내부규정에 전직 내지 전보명령시 해당 근로자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인사명령시 원고와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이 사건 인사명령이 위법·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해빈(재판장) 반병동 유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