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41,786,862원 및 그 중 739,845,510원에 대하여 2022. 6. 7.부터 2022. 11. 1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1/5은 원고가, 4/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8. 1. 3. ㈜C으로부터 부산 동래구 D 대 215㎡(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및 그 지상 건물을 매매대금 2,650,000,000원(계약금 390,000,000원, 잔금 2,260,000,000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매매계약서’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의 [특약사항] 3.호에서는 “이 사건 토지에 예정 건축물(원룸 17개, 투룸 8개, 주인세대 1개)에 대한 매매계약임”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매매계약서에 [특약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첨부된 문서에도 “이 사건 토지에 예정 건축물(원룸 17개, 투룸 8개, 주인세대 1개)에 대한 매매계약이며, 토지매매 이후 매도인이 건축을 해주는 조건으로 토지 890,000,000원, 건물 1,760,000,000원 총 2,650,000,000원으로 계약한다”라는 내용의 기재가 있다.
피고는 2018. 2. 6.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18. 1. 3.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같은 날 L㈜ 앞으로 같은 날자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이 사건 토지에는 2017. 5. 30.경 E을 건축주로 하여 지상 12층 규모의 공동주택 겸 업무시설 건축허가가 난 상태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이후 자신이 건축주로서 지상 10층 규모의 다가구주택 겸 오피스텔(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는 내용의 변경허가를 받았다.
피고는 2020. 1. 10.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사용승인을 받고, 2020. 1. 31.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며, 같은 날 M㈜[상호변경 전: L㈜] 앞으로 같은 날자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피고는 그 무렵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았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02,338,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부산고등법원
판결
사건
2021나53125
판결선고
2022. 11. 10.
부산고등법원
제6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6호증, 을 제2 내지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 위에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는 공사에 관하여 (변경)계약금액을 2,446,400,000원으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완료하였으나, 공사대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피고는 ㈜C과 체결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통하여, ㈜C으로부터 ㈜C이 시공하여 완성한 이 사건 건물을 대금 17억 6,000만 원에 매수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C은 종합건설면허가 없어 이를 보유한 원고와 사이에 면허대여약정을 체결하고 이 사건 건물을 시공하였던 것이어서, 실제로 신축공사를 수행한 당사자는 ㈜C이고 원고가 아니므로, 설령 피고가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이행 상대방은 ㈜C이지 원고가 아니다]. 더욱이 피고는 ㈜C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정한 이 사건 건물 대금 상당액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남아 있는 미지급 공사대금이 없다.
판단
인정사실
갑 제1, 5, 10호증, 을 제1, 4, 6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 증인 H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건물의 신축을 내용으로 하는 공사도급계약서 작성 등과 관련하여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토지 위에 「오피스텔 및 다가구주택」을 신축하는 공사를 내용으로 하여 도급인을 피고, 수급인을 ㈜I, 계약금액 1,760,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공사기간 2018. 1. 20.부터 2018. 11. 30.까지로 정한 2018. 1. 3.자 공사도급계약서(을 제6호증, 이를 편의상 ‘을 제6호증 도급계약서’라 하고, 이하에서는 이 사건 변론에 제출된 각종 도급계약서들을 서로 구별하기 위하여 호증 번호를 부기하여 표시하기로 한다)가 작성되었다.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내용으로 하여 도급인을 피고, 수급인을 원고, 계약금액 1,936,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기간 2018. 2. 10.부터 2019. 3. 2.까지로 정한 2018. 1. 29.자 공사도급계약서(갑 제10호증, 이하 ‘갑 제10호증 최초도급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위 최초도급계약서에서 잔금은 ‘준공 후 14일 이내’에 지급한다고 규정하였고, 첨부된 「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 일반조건」 제25조 제2항에서는 “도급인은 특약이 없는 한 계약의 목적물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수급인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 사건 공사를 내용으로 하여 도급인을 피고, 수급인을 원고, 계약금액 1,936,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기간 2018. 5. 7.부터 2019. 7. 7.까지로 정한 2018. 4. 25.자 공사도급계약서(을 제1호증, 이하 ‘을 제1호증 도급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위 을 제1호증 도급계약서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그 내용을 변경하는 2019. 1. 28.자 변경계약서(갑 제5호증, 이하 ‘갑 제5호증 변경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위 갑 제5호증 변경계약서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그 내용을 재차 변경하는 2019. 8. 16.자 변경계약서(갑 제1호증, 이하 ‘갑 제1호증 변경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원·피고 사이의 도급계약 체결 여부
관련 법리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므로(민사소송법 제358조), 인영 부분 등의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문서는 그 전체가 완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작성 명의인이 그러한 서명·날인·무인을 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문서 작성 당시 그 문서의 전부 또는 일부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서명날인만을 먼저 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이례에 속한다고 볼 것이므로 완성문서로서의 진정성립의 추정력을 뒤집으려면 그럴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간접반증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11406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0다48265 판결 등 참조).
다만, 처분문서라 하더라도 그 기재 내용과 다른 특별한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의 일부를 달리 인정할 수 있고, 또 작성자의 법률행위 해석에 있어서도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4512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선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당심 감정인 N의 인영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❶ 갑 제10호증 최초도급계약서(2018. 1. 29.자), ❷ 을 제1호증 도급계약서(2018. 4. 25.자), ❸ 갑 제5호증 변경계약서(2019. 1. 28.자), ❹ 갑 제1호증 변경계약서(2019. 8. 16.자)의 작성을 통해, 원·피고 사이에 위 ❶ 갑 제10호증에 의한 최초도급계약으로부터 위 ❷ 을 제1호증에 의한 도급계약을 거쳐 위 ❸ 갑 제5호증에 의한 변경계약으로 이어지는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이 체결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비록 위 ❹ 갑 제1호증 변경계약서의 진정성립 인정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원고는 당심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최초로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는 위 ❶ 갑 제10호증 최초도급계약서 원본(原本)을 제출하였다. 피고가 그 진위(眞僞)에 대하여 강한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실시한 당심 감정인 N의 인영감정결과에 의하면, 갑 제10호증 최초도급계약서 원본에 날인된 피고의 인영은 피고의 인감대장에 등록된 인영과 동일할 뿐만 아니라, 피고가 현재 실제로 사용 중인 인감도장의 인영과도 동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 명의인인 피고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추정되고, 달리 반증이 없다(위 인영의 날인행위가 피고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졌다거나 법원으로 하여금 그러한 의심을 품게 할 수 있는 사정에 대한 증명이 없다).
이와 관련하여, ㈜C의 사내이사 겸 실사주로서 ㈜C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에 직접 관여하였던 H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한 후, ‘당초 이 사건 매매계약은 「토지 매도 부분」과 「건물 신축 후 매도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원래는 ㈜C에서 건물을 신축하여 피고에게 매도해 주려고 하였으나, ㈜C이 종합건설면허가 없고 H 자신의 건강도 좋지 못하여 「건물 신축 후 매도 부분」은 피고가 그 공사를 원고에게 맡겨 시공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원·피고를 서로 소개시켜 주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H의 법정 태도나 증언 내용의 구체성, 일관성 및 타 증거들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H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위 ❷ 을 제1호증 도급계약서의 작성 경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갑 제10호증 최초도급계약서 작성 이후 피고 명의로 공사자금 대출을 일으키기 위해 O조합에 위 최초 도급계약서를 제출하였으나, 2018. 2. 10.이라고 기재된 착공년월일이 대출 예정일보다 앞서는 것은 곤란하다는 위 O 대출담당자의 지적에 따라, 착공년월일을 2018. 5. 7.로, 그에 맞추어 준공예정년월일도 2019. 7. 7.로 수정하고 나머지 내용은 최초도급계약서와 동일한 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다’고 해명하고 있는바, 위 해명의 구체성과 논리성 등에 비추어 설득력이 있다. 한편, 을 제1호증 도급계약서에 날인된 피고의 인영이 이른바 ‘막도장’이므로 그 진정성립의 인정에는 신중하여야 할 것이나, ㉮ 위 도급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한 것은 피고 스스로인 점, ㉯ 피고는 위 도급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그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거기에 기재된 공사대금 1,936,000,000원이 정당한 금액이고 이를 모두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반복하여 진술하였던 점, ㉰ 피고는 ‘위 도급계약서 사본을 H으로부터 받아보니, 피고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피고 명의의 막도장이 날인되어 있었고 피고는 그러한 계약서가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정작 피고가 H을 상대로 이에 항의한다든지 이를 문제삼은 정황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도급계약서는 적어도 피고의 추인(追認)에 의하여 유효하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위 ❸ 갑 제5호증 변경계약서에는 피고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 있고 인감증명서와 동일한 인영이 날인되어 있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위 변경계약서의 문언에 의하면 공사 계약금액이 종전의 1,936,000,000원에서 2,446,400,000원으로 증액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그 증액의 주된 이유가 그 앞선 해에 발생하였던 포항대지진의 영향으로 내진설계 등이 요구되어 그에 따른 공사비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당심 증인 H의 증언에 의해서도 위 주장사실이 뒷받침되므로, 건축주인 피고가 계약금액의 증액을 요구하는 시공자 측의 요청을 무작정 거부하기는 어려웠을 만한 특별한 사정도 인정된다.
나아가 위 ❹ 갑 제1호증 변경계약서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민원과 건축주 측의 공사대금 지급 지연으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이 반영되었을 뿐 공사대금에는 변경이 없다. 갑 제1호증 변경계약서는 그 진정성립의 인정에 부족함이 있으나,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인 도급 계약금액과 관련하여서는 앞서 작성된 위 ❸ 갑 제5호증 변경계약서가 이미 존재함에 따라 각별히 증거가치를 가지는 처분문서는 아니므로, 위와 같은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날과 동일한 날인 2018. 1. 3. 을 제6호증 도급계약서가 도급인을 피고, 수급인을 ㈜I로 하여 작성되어 그 작성 경위와 배경에 의문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을 제6호증 도급계약서는 ㈜C이 실제로 시공을 맡되 종합건설면허를 가진 ㈜I로부터 면허만 대여받아 피고를 건축주 겸 도급인으로 끌어들인 허위의 계약관계를 의도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고, 이는 원·피고 명의로 작성된 위 도급계약서들에서도 다르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6호증 도급계약서에 기한 계약관계가 실제로 성사되지 못한 데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위와 같이 효력이 없는 도급계약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원·피고 사이에 성립된 이 사건 도급계약관계를 만연히 부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피고가 2018. 1. 3. ㈜C과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매매계약에는 ㈜C의 「건물 신축 후 매도 부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만약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원·피고 사이에 실제로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피고와 ㈜C으로서는 이 사건 매매계약 중 「건물 신축 후 매도 부분」을 어떤 형태로든 해소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움에도 그렇게 하지 아니한 것은, 원·피고 사이에 실제로 도급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다는 반증이 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H은 당심 증인신문에서 ‘당시 내가 병(알츠하이머)을 앓고 있었는데, 내가 원·피고를 서로 소개시켜 준 후에는 자기들끼리 계약을 다 했기 때문에 별생각이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 중 「건물 신축 후 매도 부분」이 정리되지 못한 이유를 나름대로 해명하였고, 원·피고 사이에 도급계약이 새로 체결됨으로써 ㈜C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매매계약 내용 중 새로운 도급계약과 양립하기 어려운 내용(즉, 「건물 신축 후 매도 부분」)은 자동적으로 효력을 잃는 것으로 하기로 위 당사자들 사이에서 묵시적 내지 암묵적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 역시 원·피고 사이의 도급계약관계 인정에 장애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만일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매수인으로서 건물에 대한 대금인 17억 6,000만 원만을 매도인인 ㈜C 측에 지급하면 되는 지위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으로 인식하였다면, 피고가 ①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후 자신이 건축주로 나서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는 내용으로 변경허가를 받고, ② 2018. 5. 10.부터 2019. 12. 6.까지 수급인인 원고 명의의 계좌로 13회에 걸쳐 합계 1,544,062,000원의 거액을 직접 송금하였으며, ③ 이 사건 공사의 일부 하수급업체들에게 하도급대금을 직불하기까지 한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도급계약의 당사자(수급인) 확정 관련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그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에 해당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그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92487 판결 등 참조).
또한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경위 등 그 계약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인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을 제7,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H, P의 각 일부 증언에 의하면, ① 이 사건 건물은 애당초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C 측이 신축하여 피고에게 매도하기로 약정하였던 사실, ② 그러나 ㈜C이 종합건설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이 사건 건물 규모의 신축공사를 시공할 수 없었던 사실, ③ 이 사건 공사 과정에서 H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상당한 역할과 활동을 하였던 사실, ④ H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전기, 소방 및 통신시설 공사를 실시한 업체인 ㈜Q 등을 원고에게 소개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도록 주선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갑 제6, 7, 8, 9, 11 내지 66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H, P의 각 일부 증언, 이 법원의 O조합에 대한 2021. 12. 3.자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공사의 진행과 관련된 아래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처음에는 종합건설면허가 없는 ㈜C이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려고 시도하였었고 H이 원·피고 사이의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및 이 사건 공사의 진행 과정에 일부 개입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H이나 ㈜C이 이 사건 공사를 실제로 수행하고 원고는 단지 종합건설면허를 대여하고 면허대여료만 챙기기로 한 업체에 불과하다거나, 원·피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상 수급인으로서의 권리의무 주체를 원고가 아닌 H이나 ㈜C으로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도급계약의 체결 및 공사의 시공에 나아간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도급계약의 당사자(수급인)는 도급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원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O조합으로부터 17억 원 이상의 대출을 받았는데, 위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원고와 원고 대표이사 J 개인이 연대보증인으로 입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현장소장(현장대리인)으로 그 직원인 R, S 등을 지정·상주시키면서 현장관리를 담당하게 하였고, 인근 주민들이 일조·조망권 침해, 소음·분진 피해 등을 이유로 각종 민원을 제기하여 관할 동래구청 등으로부터 시공사로서 그 해결을 요구받았으며, 소음진동관리법위반 등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아 이를 납부하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2019. 2. 13. 민원인들 중 일부에게 보낸 내용증명에서 ‘건축주로서 민원인들의 피해에 대하여 사과드리나, 모든 공사 관련 업무는 시공사인 원고의 대표이사 J에게 일임해 놓은 상태이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8. 5. 16.경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한 이래로 현장소장 명의의 현장작업일보를 작성하여 작업 진행상황을 기록하였다. 원고 측 직원이 아닌 ㈜C 측 직원이 이러한 업무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
원고는, 하수급 내지 납품업체인 T(골조공사), U(창호공사), V(기계설비공사), W㈜(드라이비트공사), X(기초파일공사), ㈜Y(가설재임대차), ㈜Z(철근자재납품), AA(석공사), ㈜AB(전기, 소방, 통신공사), ㈜AC(레미콘자재공급) 등과 사이에 각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지급에 대하여 원고를 공급받는 자로 한 세금계산서를 발행받았다. 위 업체 대표들 중 일부가 작성한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진술서가 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되기도 하였다.
원고는 자신 명의의 O 계좌를 이용하여 피고로부터 공사대금을 송금받아, 위와 같은 하수급인들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하거나, 납품업체들로부터 필요한 자재 등을 공급받고 이에 대한 대금을 결제하였다. 이와 달리 ㈜C이 위와 같은 공사대금을 출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철근납품업체인 ㈜Z 외 7개 업체로부터 납품확인서, 설치확인서, 공급확인서, 시험성적서 등을 제출받았고, 동래소방서 외 3개 기관으로부터 소방시설완공검사증명서, 승강기검사합격증명서, 전기사용전검사확인증, 안전점검종합보고서 등을 교부받았다.
한편, 위 하수급업체들 중 한곳인 W㈜가 미지급된 하도급공사대금과 관련하여 원고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원고가 W㈜에게 10,330,00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고(부산지방법원 2020가소501658호), 원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비계공으로 일하였던 AD 외 6명이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자 원고 대표이사 J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여 J이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부산지방법원 2020고약6405호),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면서 현장의 안전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원고와 원고 대표이사 J이 각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8고약11172호).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감리자인 AE종합건축사사무소 측과 공사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문건을 주고받았는데, 그 중에는 위 감리자 측이 ‘현장 실측 결과 옥탑 면적이 잘못 시공되어 건축면적의 1/8을 초과하였다’는 이유로 공사중지명령을 내리고 이에 원고가 시정조치를 한 후 공사중지명령을 해제받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면허대여업체이더라도 어차피 이 사건 공사에 대한 대외적 계약관계, 세무·회계처리, 민원 및 행정업무 등은 원고의 명의로 할 수밖에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들은 원고가 면허대여업체가 아니라는 결정적인 정황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도급계약이 체결되었고, 이 사건 건물이 완공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공사는 수급인인 원고에 의해서 수행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증명책임분배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반대사실, 즉 원고가 아닌 ㈜C이 이 사건 공사를 실제로 수행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러한 반대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가운데, 오히려, 원고가 제시하고 있는 위와 같은 정황들은 원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의 실제 당사자(수급인)라는 사실을 보강하기에 충분하다.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미지급 공사대금채무의 발생 및 미지급 공사대금액
미지급 공사대금채무의 발생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2020. 1. 10. 사용승인이 내려졌고, 피고가 2020. 1. 31.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이를 인도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의 공사 완료에 따라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지급 공사대금액의 산정
갑 제5호증 및 갑 제1호증 각 변경계약서에서 정한 최종 공사대금이 2,446,400,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가 2018. 5. 10.경부터 2019. 12. 6.경까지 피고로부터 합계 1,544,062,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아가 을 제13, 15, 16,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① 2019. 11. 21.경부터 2020. 2. 5.경까지 피고 명의의 계좌에서 AF 등 일부 하수급업자들 명의의 계좌로 합계 79,372,250원을 송금하여 하도급대금을 직불하고, ② 2019. 4. 24.경부터 2021. 11. 24.경까지 한국전력공사 등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되어 합계 53,620,240원을 지급하고, ③ 2022. 6. 7. 하수급업자인 ㈜AG에 29,500,000원을 직불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공사대금은 739,845,510원[=2,446,400,000원(최종 공사대금) - 1,544,062,000원(기지급 공사대금) - 79,372,250원(위 ①항) - 53,620,240원(위 ②항) - 29,500,000원(위 ③항)]임이 계산상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 2019. 5. 10. AH㈜에 지급한 10,000,000원, ㉡ 2019. 5. 28. AH㈜에 지급한 50,000,000원, ㉢ 2019. 7. 2. H에게 지급한 90,000,000원, ㉣ 2020. 2. 3. AI에게 지급한 50,000,000원의 합계 2억 원도 미지급 공사대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15호증의 3, 4, 5, 15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와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한편 원고는, 원고가 ⓐ 2018. 8. 17. 상수도사업본부에 수도인입비로 9,645,960원, ⓑ 2019. 12. 5. AE종합건축사사무소에 건축감리비로 8,734,000원의 합계 18,379,960원을 지출한 내역도 미지급 공사대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12, 70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지출 항목들이 원고가 2018. 5. 10.경부터 2019. 12. 6.경까지 피고로부터 기 지급받은 합계 1,544,062,000원에서 소요되어야 할 비용과 별개라거나 원고가 자신의 자금으로 지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만, 피고가 이 사건 소장을 송달받은 이후로 당심 변론종결에 이르기까지 소송계속 중에 일부 하수급업자들에 대한 하도급대금 등을 지속적으로 직불함에 따라 지연손해금 계산을 위한 미지급 공사대금 원본이 점차로 감소되었는바, 이를 정리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다.
그리고 위 바) 기재 표 ‘미지급 공사대금 누계’란의 각 원본에 대하여 피고가 마지막으로 ㈜AG에 29,500,000원을 직불한 날인 2022. 6. 7.의 전날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01,941,352원이 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종 미지급 공사대금 739,845,510원과 기 발생한 지연손해금 101,941,352원의 합계 841,786,862원(=739,845,510원 + 101,941,352원) 및 그 중 최종 미지급 공사대금 739,845,510원에 대하여 그 확정일인 2022. 6.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항소심판결 선고일인 2022. 11. 10.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인정금액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준용(재판장) 최희영 추경준
각주1) 매도인 ㈜C 측에서는 사내이사 겸 실사주인 H이 계약행위를 대리하였다.
각주2)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의 형식상 명의에도 불구하고, 수급인은 원고가 아닌 ㈜C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되므로(피고가 당심에서 제출한 2022. 9. 21.자 준비서면 3면 등 참조), 이하에서는 항을 바꾸어 이 사건 도급계약의 당사자(수급인) 확정의 문제로 검토한다.
각주3) 이 법원의 O조합에 대한 2022. 9. 8.자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에 의하면, 위 O은 이 사건과 관계 있는 대출관련 서류로서 원·피고 명의로 작성된 2018. 1. 10.자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1부(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전혀 언급된 적이 없던 문서이다)만을 제출하였을 뿐, 원고가 언급하는 을 제1호증 도급계약서와 동일한 문서를 제출하지는 아니하였다. 그러나 위 O은 앞서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2021. 12. 3.자 회신과 문서제출명령에 따른 심문에 대한 2022. 6. 21.자 의견서에서 ‘이 사건 대출은 당초 PF대출에서 담보대출로 전환되어 PF대출 실행 당시의 관련 서류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던 점을 고려해 보면, 위와 같은 2022. 9. 8.자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고, 그에 따라 뒤늦게 제출된 2018. 1. 10.자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만이 위 O이 이 사건 공사를 위한 PF대출 실행 당시 징구한 유일한 서류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해명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각주4) 피고가 제1심에서 제출한 2020. 4. 16.자 답변서 2, 3, 4면 참조
각주5) 피고가 제1심에서 제출한 2020. 11. 12.자 준비서면 3면 참조
각주6) 당심의 H 증인신문 녹취서 5, 12면 참조
각주7) 위 증인신문 녹취서 10, 11면 참조
각주8) 심지어, 피고는 2019. 1. 30.자 3억 원을 원고에게 송금하면서 거래기록사항으로 “기성고지급”이라고 표시하기도 하였다[입출금내역현황(갑 제3호증) 참조].
각주9) 피고는, 하수급업체들이 준공서류를 교부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하수급업체들에게 공사대금을 직불하였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순수한 건물 매수인의 지위에 있었다면 하수급업체들로서도 피고를 상대로 공사대금 직불을 청구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각주10) 갑 제26호증 참조
각주11) 이 사건 공사 완료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소장 송달 다음날이다.
각주12) 피고가 2020. 5. 7. AJ에게 1,500,000원을 지급한 전날. 이하 ‘종기’란의 각 날짜는 위 바)항 기재 표의 각 ‘지급일자’란의 전날과 같다.
각주13) 상법에서 정한 법정이율
각주14) 채무자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를 다투어 제1심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비록 항소심에서 그 주장이 배척되더라도 그 주장은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항소심판결 선고시까지는 같은 조 제1항이 정한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2664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