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4. 7. 25. 선고 2023나57282 판결

노동조합설립무효확인 등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당사자의 주장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제1, 2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제3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에 불과하거나, 노동조합이 설립될 당시부터 사용자가 위와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려는 것에 관하여 노동조합 측과 적극적인 통모ㆍ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등과 같이 해당 노동조합이 헌법 제33조 제1항 및 그 헌법적 요청에 바탕을 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설령 설립신고가 행정관청에 의하여 형식상 수리되었더라도 실질적 요건이 흠결된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상 설립이 무효로서 노동3권을 향유할 수 있는 주체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51610 판결 참조).

나.

설립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6호증, 을 제1, 4 내지 6,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T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의 설립총회 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의 설립이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는 2014. 6. 13. 부산 서구 F빌딩 G호에서 발기인 H, J, K, L이 참석하여 설립총회를 개최하였고, 위 설립총회에서 규약 제정, 임원 선출 안건 등을 결의하였으며, 2014. 6. 19.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여 2014. 6. 26. 부산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2)

원고는 피고의 설립총회 당시 설립총회 개최 공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설립총회의 규약 제정, 임원 선출 등의 과정에서 비밀·무기명 투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등 설립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5호증의 3에 의하면 피고의 설립총회 결의 당시 규약 제정, 위원장 및 임원 선거, 상급단체 가입 등에 대한 안건별로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제1심 증인 L은 선주인 N의 권유로 우연히 설립총회에 참석하였고, 설립총회 회의록에 서명을 하거나 도장을 날인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였으나, L이 2014. 6. 17. 작성한 피고 조합 탈퇴서(갑 제6호증)에는 ‘위 본인은 2014년 6월경 선원노조 설립 소식을 듣고 노조 필요성을 느끼고 발기인 대회에 참석하여 서명하였으나 기존 선원 노조가 존재하기에 새로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기에 상기 본인은 노조원으로서 탈퇴를 결심하고 이에 노조설립에 반대하며 탈퇴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L 스스로 피고의 설립총회에 참석하여 서명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 설립총회 참석자인 K도 2014. 6. 17. 작성한 피고 조합 탈퇴서에서 피고 설립을 위한 발기인대회에 참석하여 서명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 상급단체인 R단체 조직본부장으로 근무한 제1심 증인 T은 피고 설립총회에 상급단체의 지도, 감독을 위해 참석하였고 당시 정상적으로 투표를 하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원고는 R단체의 업무일지에 피고 설립총회 개최일인 2014. 6. 13. 10:30 조직본부 일동이 U노조 제29년차 설립기념행사에 참석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조직본부장인 T이 피고 설립총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T이 피고의 설립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L, M의 증언만으로 피고 설립총회 회의록이 허위로 작성되었다거나 설립총회 결의 당시 비밀, 무기명투표의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립총회 개최를 위한 공고 절차 등에 일부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설립총회 자체가 부존재한다거나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3)

원고는 피고의 규약 제39조에 따르면 피고의 위원장으로 선출된 H은 피고의 임원으로 선출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규약 제39조에서 상근임원의 자격으로 ‘조직 대상자 중 조직 대상 업종 또는 연근해 어선에 10년간 계속하여 근무하거나 해상산업노동조합 또는 항만운송 단체에 10년 이상 근무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H은 선장, 갑판원, 갑판장으로 약 13년 11개월간 근무한 경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을 제1호증), 가사 위원장으로 선출된 H에게 임원으로서 자격요건에 흠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고 설립의 무효사유로 볼 수는 없다.

다.

노동조합으로서 실질적 요건 흠결 주장에 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주된 경비를 사용자로부터 원조받아 활동하고 있다거나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함으로써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는 피고가 조합원수와 관계없이 선주들로부터 한 어기당 1,200,000원을 조합비 명목으로 지급받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 (나)목의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는 경우’에 해당하여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갑 제8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2019년경 S협회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단체협약 제55조에서 ‘회사는 노조와 책정한 한국인 선원 노조비(한 어기 1,200,000원)를 선원에게 공제하고 월별 항차별로 해당 노동조합으로 입금한다(외국인선원 복지기금은 1인당 월 30,000원은 부당노동행위로 사료됨에 노동조합에 지급하지 않는다)’라고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28,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 중에서 노동조합비를 일괄 공제하여 노동조합에 직접 지급하는 것도 허용되는 점, 피고는 S협회와의 단체협약에 따라 선주로부터 선원의 임금에서 조합비를 공제하여 직접 지급받은 경위와 관련하여, 근해(오징어)채낚기어업 및 근해통발어업, 기선저인망 등은 각 척당 총 승선 인원이 통상 10명인데, ‘어선 외국인선원 혼승에 관한 노사합의서’의 별표 『외국인선원 고용대상 어선 및 승선기준』에 따라 척당 총승선 인원 10명을 기준으로 외국인 선원은 6명으로 한정되고, 국내 선원을 4명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1년 중 실제 조업기간인 10개월을 기준으로 조합원 1인당 월 조합비 30,000원씩 산정하여 항차별로 1,200,000원(30,000원 × 10개월 × 4인)을 조합비로 지급받은 것일뿐 사용자로부터 경비를 원조받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는 점, 이러한 피고의 조합비 징수방식이 원고의 주장처럼 해당 선박에 승선한 피고의 조합원수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선박당 일정금액을 징수하여 선주에게 부당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라면 이에 대한 반환이나 시정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가 사용자로부터 경비의 주된 부분을 원조받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위와 같은 피고 설립 이후의 사정을 들어 피고의 설립자체가 무효라고 보기는 어려움 점, 피고는 조합비 계산방식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기존에 피고 규약 제13조에서 ‘어선의 업종별, 임금의 종류, 직책별에 따라 조합비를 측정하고 조합원의 조합비는 소속 회사에서 공제하여 해당 노동조합에 납부한다’고 규정하고 있던 것을 2023. 12. 6. 규약 개정을 통해 ‘조합비는 조합원 1인당 월 30,000원으로 측정하고 금어기 기간에는 조합비를 받지 않으며 해당 회사에서 공제하여 노동조합에 납부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 (나)목의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원고는 갑 제7호증에 의하면 피고가 선주 Q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 (가)목의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로서 피고를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7호증은 “V”의 선주인 Q이 “V” 소속 선원 2명이 원고를 탈퇴함에 따라 원고 소속 노조원이 없음을 이유로 원고와의 단체협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는 내용에 불과하고, 선주인 Q이 피고에 가입하는 서류로 볼 수 없으며 달리 피고가 선주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피고의 조합원으로 선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가입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피고는 2023년 5월경 선장의 신분으로 피고에 가입한 조합원이 있다면 탈퇴서를 제출할 것을 공지하여 그러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탈퇴서를 받는 등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고 있지 않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3)

가사 선주인 N의 권유로 L, K가 피고 설립총회에 참석하게 되었다거나 L이 노동조합 설립에 참여할지 숙고할 기회가 없었고 선주인 N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피고에 가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설립된 것에 불과하다거나, 피고가 선주의 주도로 설립되어 노동조합으로서의 주체성과 자주성을 결여하고 있는 단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노동조합의 설립이 무효인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아니한 채 존재하는지에 관한 증명은 판단의 기준 시점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할 수 있고, 법원은 해당 노동조합의 설립 시점부터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사이에 발생한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동조합이 설립 과정에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주체성과 자주성 등의 실질적 요건을 흠결한 하자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 이에 따라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인 그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5161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8 내지 13,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4. 6. 13. 설립총회를 개최하여 규약 제정, 임원 선출 등을 마치고 2014. 6. 19.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고 노동조합으로서 활동을 시작한 이래 2022. 1. 26. 기준 조합원수가 329명, 2023. 1. 30. 기준 조합원수가 257명에 이르는 등 설립 이후 10여년 이상 노동조합으로 실질적인 활동해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가사 피고의 설립 당시 일부 설립요건에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그러한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못하고 남아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결국, 피고의 설립과정에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거나 피고가 노동조합으로서 실질적 요건인 주체성 및 자주성을 갖추지 못하였으며 그러한 하자가 현재까지 남아 있음을 전제로 피고의 설립이 무효라거나 피고가 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운삼(재판장) 배동한 추경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