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4. 7. 18. 선고 2023나5800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15면 아래에서 제3행의 “임금피크”를 “임금피크제”로 고치고, 원고들이 당심에서 보충 내지 강조하는 주장과 관련하여 아래 2.항과 같은 판단을 덧붙이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 포함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원고들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을 연령에 따라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청구에 대하여, 제1심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의 정년(만 58세)을 연장(만 60세)하는 이른바 ‘정년연장이 수반된’ 임금피크제로서, 원고들의 종전 정년까지의 임금은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로도 변동이 없어서 그러한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근로자들인 원고들에게 오히려 유리하다고 할지언정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자들에게 불리하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에는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 없이 근로자들 과반수의 의견을 듣기만 하면 되는데, 피고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59%의 동의를 받기까지 하였으므로, 피고의 취업규칙 변경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이를 기각하였다.

이러한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2.

추가 판단사항

○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이 금지하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원고들 주장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에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강행규정이므로, 이에 반하는 취업규칙은 무효이다.

그런데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른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의 정년(만 58세) 이후인 고령의 근로자들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으로서 위 고령자고용법의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다.

나.

당심 판단

1)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도입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용인하는 측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으나, 이러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된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고, 그 내용도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현저하게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의 강행규정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정부가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도입을 권고함에 따라 피고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 근로자의 퇴출이나 피고의 개별적 이익과 같은 부당하거나 탈법적인 목적에서 시행된 것이 아니다.

나)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법률 제11791호)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임금피크제’의 시행을 예정하고 있었다. 피고는 위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당시 만 58세이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는데 상응하여 기존 정년인 만 58세를 초과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은 위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예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는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기존 정년인 만 58세를 초과해서야 비로소 기존 정년에 받던 임금보다 일부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므로,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다.

라)

피고가 취업규칙의 변경을 통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들 전체를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59%의 찬성(동의)을 얻었으므로 절차상 위법도 없다.

마)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인 2015. 6. 24.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직원의 적합업무를 선정하기 위해 컨설팅 자문 협약을 체결하였고, 2015. 11. 5. 임금피크 적용 대상 직원에게 적합한 12개의 직무를 선정하였으며, 2016. 12. 28.부터 59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를 전환하기도 하였다.

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에게 ‘정년연장’이라는 수익적 측면과 ‘임금삭감’이라는 침익적 측면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으로 양자를 이익교량하여 차별 내지 불합리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임금삭감’이라는 침익적 측면만을 부각하여 ‘정년연장’이라는 수익적 측면을 간과하는 것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하지 않다.

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함과 동시에 만 58세를 초과하는 근로자들에게 경감된 업무를 부과하거나 근로시간을 단축시키지 아니한 것이 고령자고용법이 금지하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여 부당한 것이 아닌지 문제될 수 있으나, ① 앞서 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특성, 목적 및 도입 경위, ② 피고가 임금피크제의 도입 전에 적용 적합 업무를 선정하기 위해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로 2016년 말경부터는 일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직무 전환을 실시하였던 점, ③ 원고들 스스로도 당장에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직무, 직책의 조정은 크게 희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시장형 공기업)으로서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데, 과거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축소되는 만큼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없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어서 피고가 단독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없었던 점, ⑤ 그 후 2018. 12.경에 이르러 기획재정부의 방침 변경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해졌고(을 제10호증 참조), 피고는 이를 반영하여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를 두고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아)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신규로 채용한 인원이 있는지, 그 숫자가 얼마인지,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조성된 재원을 신규인력 채용에 얼마나 사용하였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현출되어 있지 않으나, 이러한 사정이 ‘정년연장형’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평가를 달리할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는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진웅(재판장) 최희영 임상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