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당심에서 추가로 제출된 증거를 보태어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아래 제2항과 같이 피고가 당심에서 반복·강조하는 주장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추가 판단
피고의 주장
출석통지서, 징계결과통지서 등에 징계대상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대상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더라도, 원고는 피고가 보낸 질의에 답하는 형식의 진술서(을 제1호증)를 통해 징계대상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고, 피고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는 징계대상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징계는 적법, 유효하다.
판단
피고의 주장은 원고가 2023. 5. 8. 피고에게 제출한 진술서(을 제1호증)에 기재된 질문사항을 통해 징계대상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진술서은 F의 신고로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일 뿐이므로, 그 기재만으로 징계대상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징계대상사실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징계대상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실체적 하자가 있다.
설령 위 진술서를 통해 징계대상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은 모두 F의 일방적인 진술일 뿐이므로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예컨대, 위 진술서에는 2023. 2. 24. 원고가 F의 머리를 쓰다듬은 적이 있냐는 질문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F는 당심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동을 3번 정도 하였고, 둘만 있는 장소에서도 했고, 제3자와 같이 있는 장소에서도 했다고 증언하고 있는 한편, 피고가 2024. 10. 21. 제출한 준비서면에서는 2023. 1.경 사무실에서, 2023. 2. 24. 실험실에서 원고가 F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기재하고 있다. 만일 F 또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사무실 등 제3자와 같이 있는 장소에서 원고가 F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동을 했다면 목격자인 제3자의 진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데, 피고는 이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직장동료인 G는 F에게 ‘남자가 오해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당심 증인 F의 증언).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여전히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실체적 하자가 있다.
또한 피고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대상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것은 맞고, 그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징계대상사실을 통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징계대상사실이 특정되어 있고, 징계대상자가 징계대상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쉽게 알 수 있었던 상황에서 타당한 법리이고, 징계대상사실 자체가 특정되지 않아 징계대상자가 무엇을 어떻게 소명해야 할 것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징계권자로서는 징계대상사실을 특정하여 징계대상자에게 적정한 방법으로 징계대상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 사건과 같이, 징계대상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징계대상자 스스로 징계대상사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징계권자가 징계대상자에게 징계대상사실을 알려주지 않음으로써 징계대상자가 방어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었다면(징계대상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징계위원회에서 진술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정만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를 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반한다고 할 것이므로,<1> 이 점에서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최희영(재판장) 임상민 박진웅
각주1)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