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회사 통근차량의 운행중 평소의 출퇴근경로를 약간 벗어나 일어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1997.04.16, 부산고법 96구9652)
[요 지]
업무상 재해가 성립하려면 당해 재해가 업무에서 기인하여야 하고, 이러한 업무기인성이 인정되려면 먼저 그 근로자가 근로관계에 기초하여 사업주의 지배하에 있는 상태, 즉 업무수행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그 업무수행성은 반드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수행에 종사하는 동안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활동과정에서 일어난 재해도 업무수행성이 인정된다.
회사통근차량의 운행중 비록 근로자들의 요청에 따라 그들을 인근 유원지까지 태워주고 회사로 되돌아 갈 예정으로 평소의 퇴근경로를 약간 벗어났다 한들, 그 전체적인 과정으로 볼 때 망인이 근로자들을 퇴근시키기 위하여 한 운전행위가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나서 업무수행과 무관한 것이 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 사 건 / 1997.4.16 선고, 부산고법 96구9652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주 문]
피고가 1996.4.9.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강○○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임○○(이하 소외 망인이라 한다)는 1995.10.2. 밀양시 삼랑진읍 ○○리에 있는 소외 주식회사 ○○통상(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총무계장으로 입사하여 인사, 노무 및 서무 업무를 담당하면서 근로자들의 출퇴근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유고시에는 그를 대신하여 출퇴근 차량을 운전하여 왔다.
소외 망인은 1996.3.18. 출퇴근 차량을 운전하던 운전기사인 소외 이○○이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의 상가에 가는 바람에 그를 대신하여 같은 날 08:20경 회사 소유의 출퇴근용 차량인 경남 ○거○○26호 소형승합차에 야간근무를 마치고 나온 6명의 근로자를 태우고 이를 운전하던중 같은 날 08:42경 밀양시 삼랑진읍 ○○리에 있는 상부댐 부근에 이르러 좌로 굽은 도로를 지나가다가 진행방향 우측에 있는 방호벽을 충격한 다음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두 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같은 날 10:00경 사망하였다.
이에, 원고는 소외 망인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라고 하여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퇴근경로를 이탈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1996.4.9. 원고에게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소외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유족급여 등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위 망인의 사망을 업무외의 재해라고 보아 내린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관계법령 및 그 해석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는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가 성립하려면 당해 재해가 업무에서 기인하여야 하고, 이러한 업무기인성이 인정되려면 먼저 그 근로자가 근로관계에 기초하여 사업주의 지배하에 있는 상태, 즉 업무수행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그 업무수행성은 반드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수행에 종사하는 동안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활동과정에서 일어난 재해도 업무수행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제7호증의 4내지 14, 을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소외 회사는 상시 근로자수가 125명 정도 되는 면직물 제조업체로서 근로자들이 3교대로 작업을 하였고, 삼랑진읍 및 밀양시에 거주하는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회사차량으로 그들을 출퇴근시켜 왔다.
소외 회사의 출퇴근용 차량의 운전기사는 소외 이○○이었으나, 그가 휴가를 가거나 회사의 다른 업무로 출퇴근 차량을 운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원고가 그를 대신하여 출퇴근용 차량을 운행하여 왔다.
이 사건 사고일은 소외 회사 대표이사의 출상일이어서 출퇴근용 차량의 운전기사인 이○○이 같은 날 08:00경 주간반 근무조를 출근시킨 후 대형 통근차량을 운전하여 부산 다대포에 있는 회사 대표이사의 상가집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평소의 업무방식에 따라 소외 망인이 그를 대신하여 약간 근무조 근무자들을 퇴근시키게 되었고, 통상의 퇴근경로는 회사를 출발하여 삼랑진역, 밀양시를 거쳐 회사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소외 망인은 이 사건 사고일인 1996.9.20. 04:00경 소외 회사 대표이사의 상가집에서 돌아온 후 같은 날 07:15경에 회사에 출근하여 같은 날 08:20경 회사 통근용 차량인 경남 ○거○○26호 그레이스 승합차에 야간 근무조 근로자 6명을 태우고 이를 운전하여 삼랑진역 앞에서 근로자 1명을 하차시키고 계속하여 삼랑진읍 안태리 방면에서 같은 읍 행곡리 방면으로 운행하던 중 그 차량에 타고 있던 근로자들이 삼랑진역에서 약 12.5㎞ 떨어진 삼랑진읍 행곡리 상부댐에 전원 하차시켜 달라고 하므로 이에 따라 평소의 출퇴근길과는 다른 길로 가던중 같은 날 08:42경 삼랑진역에서 약 10.2㎞ 지점의 좌로 굽은 도로를 지나가다가 조향장치 조작을 잘못하여 진행방향 오른쪽에 설치되어 있는 높이 약 30㎝의 방호벽을 충격한 다음 산 아래로 200m가량 굴러 떨어져 그로 인하여 소외 망인 및 근로자 4명이 사망하고 근로자 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판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망인은 야간 근무조 근로자들을 퇴근시키는 업무를 수행하던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며, 비록 퇴근하는 근로자들의 요청에 따라 그들을 인근 유원지까지 태워주고 회사로 되돌아 갈 예정으로, 평소의 퇴근경로를 약간 벗어났다 한들, 그 전체적인 과정으로 볼 때, 근로자들을 퇴근시키기 위하여 한 운전행위가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나서 업무수행과는 무관한 것이 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업무외의 재해로 보아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기각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김시승(재판장), 이동준, 안철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