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 운영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C 소재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서 2012. 9.경부터 2014. 11.경까지 행정실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4. 11. 19. 원고에게 해고예고를 통지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4. 12. 20. 해고되었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일인 2014. 12. 20.까지 미지급받은 임금은 1억 3,500만 원(= 월 500만 원 × 27개월)에 이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이 법원의 농협은행, 국민은행, 신한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억 3,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14. 12. 20.부터 14일이 지난 20115. 1.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자성 여부
피고는, 원고가 투자금을 관리하는 등 피고 법인의 설립을 주도하였고, 이사장인 E과 함께 실질적으로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거나 E로부터 위탁받은 자로서 적어도 종속근로자로 볼 수 없고, 단지 법인의 이사와 같이 일정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법인의 이사 등 임원은 법인에서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임을 받으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법인의 이사 등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법인에서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받았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자신의 계좌로 피고 법인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병원 행정 전반에 관여한 사실은 인정되나, 같은 증거에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피고의 등기부에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달리 내부회의 등에서 임원으로서 활동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는 점, ② 원고가 자금 및 병원 행정업무를 관리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사장인 E의 지휘, 결재 없이 독자적으로 관리·운영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점, ③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피고로부터 인사발령 및 해고통지를 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종속적인 근로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입증책임 전환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원고 명의의 계좌로 병원 수입금을 송금받아 관리하다가 다시 피고 법인 계좌로 입금한 후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등 회계업무를 독점적·지배적으로 집행·관리하였고, 그 과정에서 2년여 동안 유독 피고 자신의 임금을 미지급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고, 객관적인 자료 임금대장, 원천징수영수증는 모두 지급되었음을 전제로 작성되었으므로, 피고로서는 달리 입증할 방법이 없고, 오히려 원고가 자신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에 지급해야 함이 원칙이라 할 것인데(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에 약정된 임금 500만 원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단지 피고가 회계책임자라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자신의 임금을 지급받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 지급 및 공제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 법인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원고 자신의 계좌로 입금 받은 피고 법인의 수익금 중 피고 법인 계좌로 송금하지 않아 착복한 것으로 의심되는 돈이 5억 원 상당에 이르고, 자금관리자인 원고는 2년여 동안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경제활동을 하였다는 것을 수긍하기 어렵고, 일부 피고 법인 계좌에서 원고 측의 계좌로 송금된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 이상의 돈을 이미 지급받았고, 임금을 상회하는 지급액은 횡령에 의한 손해배상금 또는 부당이득금으로 피고에게 반환해야 하므로, 원고는 이미 임금을 지급받았거나 손해배상금 등을 공제할 경우 잔존임금채권은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나,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을때 그 행사의 시기가 초과 지급된 시기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합리적으로 밀접되어 있고 금액과 방법이 미리 예고되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나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그 재직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할 경우에는 사용자가 초과 지급된 임금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38529 판결 참조). 그러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한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500만 원의 임금 내지 그 이상의 금원이 임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에 대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고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일부 돈을 사용하거나 소비하였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원고의 임의 사용을 전제하고 있을 뿐 피고와 협의하여 원고에게 임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결국 피고는 원고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대등액인 임금채권이 모두 소멸되었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인바, 이는 앞서 본 임금채권의 상계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