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6. 9. 21. 선고 2016고정50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기장군 C에서 'D'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조선기자재 및 산업기계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용자인바, 2011. 5. 11.부터 2015. 11. 30.까지 위 업체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E의 퇴직금 10,316,332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및 판단

가.

피고인의 주장

E가 장기간 무단결근을 반복하여서 그 기간을 계속근로연수에서 제외하고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함에도, E는 무단결근기간을 포함하여 산정한 퇴직금액만을 고집하면서 정당하게 계산된 퇴직금액의 수령을 거부하는 바람에 의견의 불일치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나.

판단

(1)

형식적으로 일용근로자라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사용자로서는 취업규칙 및 보수규정상의 직원에 준하여 일용관계가 계속된 기간을 계속근로연수로 계산하여 그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나, 근무의 단절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사회통념상 계속근로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명시적인 퇴직의 의사표시가 없었더라도 근로관계가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66995 판결). 이와 같이, 근로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 근로년수를 계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D'라는 상호로 조선기자재 및 산업기계 제조업체를 경영하였고, E는 위 업체에서 2011. 5. 11.경부터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나 2012. 5. 13.부터 2012. 6. 13.경까지 허락받은 휴가기간을 초과하여 결근(이하 '1차 무단결근'이라 한다)한 사실, 그 후 다시 근무를 시작한 E는 2013. 6. 17.부터 2013. 8. 26.까지 재차 허락받은 휴가기간을 초과하여 결근(이하 '2차 무단 결근'이라 한다)하였던 사실, E는 2013. 8. 27.부터 다시 출근하여 근무하다가, 2014. 6. 16. 피고인에게 'E는 개인사유(본국의 형님 아들 결혼식 2014. 6. 17.~ 2014. 6. 27.)로 10일간 휴가를 받는다. 만약 결근이 30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개인사정이므로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준 후, 피고인의 허락을 받아 2014. 6. 17.부터 2014. 6. 27.까지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오기도 하는 등 정상적으로 근무하다가, 2015. 11. 30. 위 업체에서 퇴사한 사실, E는 2016. 2. 12. 피고인을 상대로 퇴직금 10,316,322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 법원 2016가소3368)을 제기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3)

위 인정사실에, 다음의 각 사정들까지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도 제출되지 않았다.

즉, ① E는 '1, 2차 무단결근 당시 피고인의 사전 허락을 받고 결근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으나, ㉮ 사업주가 한달이 넘는 장기간의 결근을 허락한다는 사정은 매우 이례적인 점, ㉯ E도 '거의 매주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부모로부터 걸려온 국제전화를 받았다'고 인정하였는데, 이러한 전화는 사용자측이 E에게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 이탈한 상태임을 경고하는 취지의 전화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 또한 E는 '2차 무단 결근 당시 회사에서 이 만큼 휴가를 쓰라는 말도 없었고, 자신도 이 만큼 쓴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 이 사건 각서의 내용도 1, 2차 무단결근과 같은 장기간의 결근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점, ㉲ E가 '근무기간 동안 휴일에도 대부분 출근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은 장기간의 휴가를 허락받은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한편 '근무기간 중 일이 있을 때는 일을 했으나, 일이 없을 때는 쉬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보아, 위와 같은 주장은 그 자체로 모순되거나 일관되지 못하여 믿기 어려운 점, ㉳ E의 위와 같은 진술에 배치되는 F의 진술은 그 진술내용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의 위와 같은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 ② 반면, 피고인은 '2013. 8. 27. 출근한 E에게 무단결근과 관련하여 "앞으로 근무하는 기간에 대해서만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였고, E도 이에 동의하였다'라고 주장하는바, ㉮ E의 2차 무단결근 기간이 71일에 이를 정도가 장기였던 점, ㉯ 사용자가 위와 같은 장기간의 결근에 대하여 용인하거나 특별히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것은 예상하기 어려운 점, ㉰ 실제로, E는 무단결근기간에 대하여는 아무런 보수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과 E가 2014. 6. 16.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한 것은 당사자간의 위와 같은 구두 합의를 사후적으로 서면화한 것으로도 보이는 점, ㉲ '30일 넘게 결근하는 경우 그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만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종전 근로계약관계를 종결시키고 재출근 시점부터 근로계약을 갱신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 E는 2014. 6. 27.에는 1, 2차 무단결근 기간과 달리 10일간만 고국을 다녀왔는데, 이는 이 사건 각서를 의식한 행동으로 보이는 점, ㉴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더라도, 이는 종전 근로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근로를 제공받는다는 의미도 있는 것이므로, 각 무단결근 이후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계약 갱신을 부정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2013. 8. 27.경 피고인과 E 사이에 묵시적으로 근로계약 갱신을 전제로 '앞으로 근무하는 기간에 대해서만 퇴직금을 산정한다'는 합의가 성립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③ 그렇다면, E와의 근로계약관계가 무단결근으로 인해 단절되었다가 다시 갱신되었는지 여부나 계속근로년수의 계산 등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충분히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피고인은 무단결근기간, 약속이행 각서의 합의내용 등을 근거로 정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이 당초에는 E 주장의 퇴직금액 중 자신(피고인)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에 대하여 지급의사를 밝혔던 사실은 E도 인정하였다[피고인이 감정대립이 심화됨에 따라 나중에는 '나는 절대로 돈(퇴직금)을 주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나타난 범행 이후의 사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⑤ 그러함에도, E는, 이 법정에서의 진술태도 등에 비추어, 퇴사 무렵부터 계속 자신이 주장하는 금액(10,316,332원) 전부를 퇴직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도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