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의료법인 B이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8. 3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에게,
피고 의료법인 B은 2019. 10.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6,0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피고들은 공동하여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31.부터 2022. 12. 15.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의료법인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의료법인 B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의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이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원고에게 피고 의료법인 B(이하 ‘피고 의료법인’이라 한다)은 2019. 9.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6,0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피고들은 공동하여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3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한의사로서, 2019. 1.경 피고 의료법인과 월 604만 원의 급여를 받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9. 1. 16.부터 피고 의료법인이 운영 중인 D한의원의 부원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 C은 D한의원의 원장으로, 피고 의료법인의 대표이사인 E과 부부 사이이다.
원고는 2019. 8. 31.자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권고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같은 날 피고 의료법인에서 퇴사하였다(이하 ‘이 사건 권고사직’이라 한다).
원고는 2019. 9. 10. 피고 의료법인으로부터 2달치의 급여 10,815,480원[= 12,130,000원(= 기본급 5,965,000원 + 식대 100,000원 + 기타수당(퇴직) 6,065,000원) - 세금 등 공제액 합계 1,314,52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가 2019. 8. 31. 형식적으로 이 사건 권고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이는 피고들의 계속된 압박과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것으로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들은 피고들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하였고, 원고를 직장 내에서 괴롭혔으며, 심리적으로 압박하였다. 피고들이 한 해고는 징계위원회 개최, 서면통지의무 위배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고, 원고에게는 해고 사유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이 한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 의료법인은 원고가 계속 근로를 제공했을 경우 지급받을 수 있었을 급여 상당액을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더하여, 피고들은 공동하여 해고 과정에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써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의료법인
원고가 D한의원의 직원들을 괴롭히고,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여 징계사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권고사직은 피고들이 원고에게 ‘징계와 권고사직이 있지만 권고사직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였고, 이에 원고가 자발적으로 1개월 분의 추가 급여를 받고 퇴사하기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여 피고들이 이를 수락한 것이어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일 뿐, 해고가 아니다.
설령 이 사건 권고사직이 해고에 해당하고, 그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권고사직이 고의·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 C
피고 C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므로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해고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권고사직이 해고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고 하더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1993. 2. 9. 선고 91다3666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3 내지 6, 12, 13호증, 을 제2, 7,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권고사직은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피고 의료법인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이에 따라 아래 나.항 이하에서는 ‘이 사건 권고사직’을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16. 8. 5. ‘2019. 7. 27. 초진 환자에게 침을 시술하였는데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여 피고 C을 호출하여 피고 C이 침 시술을 마무리하였는데, 그 이후 환자가 왜 사과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여 해명하였다. 해명 도중 피고 C이 와서 환자를 직접 응대하고, 환자가 퇴실시까지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에 직접 대응하지 않았다. 1. 라포가 형성되지 않은 초진환자에게 평소 습관대로 응대하고 환자의 불만사항에 대해서 세밀히 살피지 않은 점, 2. 주변시선을 의식하여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환자에게 강한 어조를 사용한 점, 3. 대표 원장님께 불필요한 말을 전달한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시말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의 위 시말서 작성 이후 원고와 E, 피고 C이 나눈 대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19. 8. 6. E에게 “사직의사가 없다. 징계절차를 순서대로 밟아달라.”는 의사를 전달하였고, 2019. 8. 9.에도 “해고통지서를 서면으로 달라.”라고 말하였다.
피고 C은 2019. 8. 12. 원고에게 “원고가 징계절차를 밟아달라고 이야기하여 노무사와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원고의 시말서, 직원들과의 문제 등으로 징계위원회가 열릴 경우 몇 개월 정도 정직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정직 처분의 경우 급여가 지급되지 않고, 다른 한의원에서 대진을 할 수도 없다. 지난번에는 징계 절차에 대해서 잘 몰라서 징계 절차를 밟자고 하였는데, 이 정도 시점에서 마무리를 하고 그 이후의 상황은 조율을 해서 정리를 했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하였고, 원고는 “원장님 뜻은 알았고 생각을 좀 해보겠다.”고 대답하였다.
피고 C은 2019. 8. 14. 원고에게 “징계로 간다며? 싸워보자, 뭐 한번 붙어 보나 누가 죽나, 그거는 나한테 대한 도전장 아이가? 니하고 내하고 싸움 아이가? 결국은? 특히나 우리 F대 선후배들끼리 이렇게 해가지고 뭐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게 소문 안 날 거 같나? 징계로 가지 말고 그냥 권고사직을 받아들여라. 내가 이렇게 말할 때 받아들여라. 그게 니를 위해서 좋다. 나를 위해서도 좋고.”, “징계로 가지 말자고 내가 여러 번 이야기했잖아. 우리 F대 선후배들끼리 징계로 가서 공방을 꼭 벌여야 되겠나?”라고 이야기하였다.
원고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2019. 8. 6. ‘퇴사하래서 못하겠다고 했다.’, 2019. 8. 7. ‘엄마 버티지 말까? 근데 해고당해서 그런 소리 남는 게 더 싫어.’, 2019. 8. 8. ‘간만에 잠 같은 잠 좀 잤다. 진짜 절대로 그냥 관두지는 않으려고.’, 2019. 8. 12. ‘엄마 나 짤릴 건가봐. 원장님이 마치고 잠깐 남아달라고 과장님한테 말했대.’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사건 권고사직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D한의원 총무/서무과 문서인 ‘사직서’ 양식에 피고 의료법인이 마련한 내용이 인쇄되어 있고, 원고가 수기로 소속, 성명, 직위, 주민등록번호와 제목의 ‘사직서’ 앞에 ‘권고’라는 글자를 수기로 기재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권고사직 전후의 정황, 원고가 원고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의 내용, 원고의 권고사직서 제출시기 및 방법 등에 비추어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들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권고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들은 ‘원고가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을 괴롭혀 고충을 접수하였음에도 아무런 징계 없이 넘어간다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징계가 요구되고, 징계 결정을 내리기보다 본인에게 스스로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노무사의 의견에 따랐을 뿐, 이 사건 권고사직은 원고와의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함께 침구실에서 근무하였던 G, H은 원고가 자신들을 괴롭히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갑 제4, 5호증)를 제출하였고 피고들은 G, H이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고충을 토로하였다는 점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 C이 2019. 8. 12. 노무사의 의견을 원고에게 전달한 이후인 2019. 8. 14.에도 원고가 징계 절차대로 처리해줄 것을 요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이후부터 이 사건 권고사직서 제출일까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갈등의 정도가 낮아졌다는 등의 자료가 없는 이상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들은 원고가 퇴사일 무렵인 2019. 9. 3. 피고 의료법인의 직원인 I에게 연락하여 원고가 실업급여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물어본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권고사직은 원고의 자발적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권고사직 및 해고는 모두 비자발적 퇴사로써 실업급여 대상에 해당하므로 실업급여 대상이 되는지를 알아본 사정만으로 이 사건 권고사직이 원고의 자발적인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들은 퇴사 이후 약 1년 4개월 동안 부당해고구제신청 등 이 사건 권고사직이 해고임을 전제로 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권고사직을 자발적인 퇴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2019. 8. 31.자로 이 사건 권고사직서를 작성하고, 피고 의료법인이 2019. 9. 10. 원고에게 급여 및 퇴직금 명목으로 10,815,48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이 사건 권고사직일인 2019. 8. 31.로부터 약 1년 3개월이 지난 2020. 12. 11.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의료법인이 미리 작성하여 제공한 양식에 서명을 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권고사직서를 제출한 점, ② 원고가 퇴사 이후 피고들과 D한의원의 직원들을 의료법위반죄 및 의료법위반교사죄로 고소하여 적극적으로 맞대응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시하였고, 피고들도 이를 알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가 자발적으로 피고 의료법인에서 퇴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지 여부
절차적 적법성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권고사직서에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피고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진료상의 과실 등의 징계사유가 발생하였다면 징계위원회 등 징계 절차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과 진료상의 과실이 실제로 발생하였는지, 그 정도는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조사하고,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는 등 합리적인 징계 절차에 따라 원고를 징계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피고들은 단지 징계 절차 후 소송이 제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직을 강요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해고에 관한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위법하다.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입증하여야 한다(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가 있다든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5451 판결 등 참조).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한 경우에는 그 타당성 여부의 판단은 해고를 한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1. 10. 선고 91다1946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인 을 제 1, 2, 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직원들을 괴롭혔다거나, 부원장으로서 진료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직무수행이 곤란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해고의 정당한 이유도 없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임금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 의료법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이후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의료법인이 이 사건 해고의 효력 및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해고일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의 지급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미지급 임금의 액수
갑 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의료법인이 원고의 월급여를 결정함에 있어 세금 및 4대보험료 등을 공제한 실제 수령액을 월 500만 원으로 약정하고, 이에 따라 그 세전 금액인 월 604만 원을 기준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의료법인이 원고가 부담하여야 하는 세금 및 4대보험료 등을 피고 의료법인이 부담한다는 전제하에서 원고의 임금을 6,040,000원으로 정하였다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가 부당해고 되지 않았더라면 지급받았을 미지급임금은 월 604만 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의료법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의료법인은 원고의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하여야 하므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은 월 500만 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용자의 원천징수세액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그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이에 대응하는 근로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같으므로, 사용자는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공제할 수는 없고(대법원 1994. 9. 23. 선고 94다23180 판결 참조), 실제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때에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23364, 94다23371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국민연금법 제88조의2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 제1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의 징수·공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는 원천세액,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징수·공제할 수 없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85472 판결,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3634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의료법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의료법인은 원고가 해고기간 중 받은 실업급여를 중간수입으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받은 고용보험법상의 실업급여는 원고가 부당해고 되었던 것으로 확정될 경우 근로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한 것이 되어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인정되지 않아 반환하여야 하는 것이지 이 사건 해고로 인한 이득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의료법인이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공제할 성격의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 의료법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의료법인은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에게 2019. 9. 한 달분의 월급을 더 지급하였으므로 2019. 10. 1.부터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 의료법인이 원고에게 2019. 9.의 월급을 ‘기타소득(퇴직)’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보았으므로, 이 부분 피고 의료법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소결
따라서 피고 의료법인은 원고에게 2019. 10.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604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않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그 해고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의료법인은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를 피고 의료법인에서 몰아내기 위하여 원고의 시말서, 직원들과의 갈등 등을 문제 삼아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는 위법한 해고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그리고 피고 C은 원고가 근무하였던 한의원의 대표원장이자 피고 의료법인 대표이사의 배우자로서, 원고에게 직접 사직을 강요하는 등 피고 의료법인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해고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들은 이를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원고의 직책, 근무기간, 이 사건 해고 전후의 사정, 통상적인 불법행위 사건에서의 위자료 액수와의 균형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들이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를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해고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5,000,000원의 위자료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로서 이 사건 해고일인 2019. 8. 3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2.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각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현영(재판장) 최리니 김은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