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6. 1. 22. 선고 2023가단105091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2,249,535원 및 그중 766,129원에 대하여는 2020. 3.25.부터, 1,483,406원에 대하여는 2021. 8. 25.부터 각 2026. 1.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의 99/10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 주식회사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선박부속품 재생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주주로서 2018. 10. 29.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근무하다가 임기가 만료되기 전인 2020. 3. 10. 개최된 피고 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된 사람이다.

나.

피고 회사는 2012년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이라 한다)을 연금보험사업자로 하고 원고를 포함한 소속 임·직원을 가입자로 하여 피고 C으로 하여금 피고 회사 임·직원의 퇴직급여를 퇴직연금 형식으로 운용하게 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9. 11. 21.부터 2020. 4.29.까지 원고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계정에 부담금 22,423,030원을 납입하였다.

다.

원고는 2020. 3. 10.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2021. 8. 20. 피고 회사에 퇴직급여의 지급을 구하는 요청서를 보냈고, 위 요청서는 2021. 8. 24. 피고 회사에 송달되었으나, 피고 회사는 2021. 9. 6. 원고의 퇴직금 지급청구를 거절하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라.

원고가 2023. 1. 19. 피고 C에 원고의 퇴직연금계정에 적립된 퇴직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 회사는 2023. 2. 3. 피고 C에, 피고 회사가 임시주주총회에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폐지하였고 원고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사실도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가 피고 C에 납입한 퇴직급여 적립금 상당액을 피고 회사에 반환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마.

이에 피고 C은 2023. 4. 4. 채권자 불확지를 이유로 원고의 계정에 적립된 퇴직급여 21,970,844원(= 퇴직금상품 해지금액 23,621,794원 - 세금 등 공제 1,650,950원)을 피공탁자 원고 또는 피고 회사로 하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3년 금 제503호로 변제공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27,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갑 제7호증의 10,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이사는 언제든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해임할 수 있다.그러나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이를 해임한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8. 10. 29. 피고 회사의 이사로 선임된 후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피고 회사는 원고의 임기 만료 전인 2020. 3. 10.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해임을 결의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로서 원고의 임기만료일인 2021. 10. 29.까지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이사로 근무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급여 및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액, 2018. 10.경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보수,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의 합계 225,099,65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C은 퇴직연금사업자로서 원고의 퇴직연금 상당액인 22,423,030원을 피고 회사로부터 지급받아 이를 적립하여 두고 있었는데,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퇴직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회사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퇴직연금 22,423,03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정당한 사유 없는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언제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주주총회에 의한 이사 해임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임기가 정하여진 이사의 임기에 대한 기대를 보호하기 위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만료 전에 이사를 해임한 때에는 회사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주주의 회사에 대한 지배권확보와 경영자 지위의 안정이라는 주주와 이사의 이익을 조화시키려는 규정이다.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법 제385조 제1항의 문언 내용과 규정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법적 성질 등을 고려하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해임결의 당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유를 참작하여 판단할 수 있고, 주주총회에서 해임사유로 삼거나 해임결의 시 참작한 사유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20639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의 존부에 관한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3, 17, 18호증, 갑 제20호증의 4, 을가 제4 내지 7, 9, 11, 13,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임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임하던 기간 중 피고 회사의 직원 D와 E 는 원고를 폭행 혐의로 형사고소 하였고, 그중 직원 E에 대한 폭행의 범죄사실("피고인은 2019. 3. 19.경 회사 직원인 피해자에게 '이 벽면 칠하는데 이렇게 큰 페인트가 필요하나. 생각을 좀 하고 구입해 사용하던지. 이거는 파마할 때 쓰는 머리가 아니고 쓰라고 있는 머리다.'라고 말하면서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잡고 흔들어 폭행하였다.")에 대하여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2020. 10. 23. 원고에게 벌금 5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으며(2020고정66),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거나 상고기각 결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②

또한 원고는 2018. 10.경 피고 회사 소속 여직원(F)에게 여성의 엉덩이 장면이 포함된 동영상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고, 위 직원은 2019. 8.경 원고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고 형사고소도 하였다. 비록 수사절차에서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에 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졌으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은 원고의 위 행위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이 정하는 직장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 회사에 원고에 대한 징계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였다.

③

원고는 2019년경 피고 회사 남성 직원 E에게 "요즘은 어떤 모텔이 좋냐", "주말에 여자친구 만나서 힘쓰고 힘이 없어서 일하는데 지장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발언을 하였고, 위 직원은 원고의 위 발언 등에 관하여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며, 이에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북부지청은 2019. 12. 5. 원고의 위 각 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하여 피고 회사에 원고에 대한 징계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였다.

④

그 밖에도 원고는 피고 회사 직원들에게 "너희 엄마는 계모냐", "돈도 없으면서 무슨 골프를 치냐", "아기는 누가 보느냐, 엄마가 너한테 죄졌냐, 애 낳고 머리가 어떻게 됐냐"는 등의 발언을 하거나 회의 중 결재판, 볼펜 및 수정테이프 등을 던지기도하는 등의 언행을 반복함에 따라 피고 회사의 직원들은 회사 내부적인 상담절차를 거치고 직원 7명은 2019. 7.경 고용노동부에 원고를 직장내 성희롱 및 괴롭힘 등으로 신고하였으며,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은 2019. 12. 5.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에 원고에 대한 징계조치를 요구하였다. 이후 피고 회사는 2019. 12. 17. 이사회를 개최하여 직원 F 및 E의 고용노동청 진정과 관련하여 원고에 대하여 2개월 감봉의 징계처분을 결의하였다.

⑤

원고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피고 회사의 직원 20명 중 4명이 2019. 10. 1.부터 2019. 10. 10.까지의 기간 동안 연이어 퇴사하였고 나머지 직원들은 원고의 퇴진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등 노사관계가 급격히 악화되었다.

⑥

한편 원고는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원고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거나 형사고소를 한 이후인 2019. 11.경 피고 회사의 사무실 내부에 추가로 CCTV를 설치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 노동조합은 CCTV의 철거를 수차례에 걸쳐 피고 회사의 사측에 공식적으로 요구기도 하였다.

⑦

원고는 대표이사로 재임할 당시 피고 회사 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직원들의 고충을 가중시켰고 이로써 직원들이 노동청에 대한 진정 및 형사고소 등 조치를 취하여 실제 원고에 대한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징계조치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며, 일부 직원들이 잇달아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고 나아가 피고 회사의 대주주 G 주식회사의 대표 H 역시 2019. 11. 6.경 원고에게 사임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조직 구성원들의 신뢰관계가 무너져 회사가 정상적으로 존립하기에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⑧

원고의 이러한 행위들은 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그 임무를 해태한 것이라 평가될 수 있고, 달리 원고가 피고 회사의 해임결의 무렵 피고 회사의 인적 구성권들의 신뢰관계를 회복시키고 노사관계의 정상적인 구축을 위해 노력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⑨

회사와 이사의 법률관계는 근로계약관계가 아니고 위임에 유사한 계약관계로서, 상법 제385조 제1항에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한 것은 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제도상 분리되어 있는 주식회사에서 회사기업의 소유자인 주주에게 최종적인 기업지배권을 법률적으로 보장한 것인바, 이사가 구체적으로 위임의 취지에 반하는 불법행위를 했다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더라도 경영상의 필요성에 의한 고도의 경영판단에 따라 그 위임계약을 해지한다는 의미의 해임결의를 종속적 지위의 근로자에 비하여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위임의 취지나 회사의 회생을 통한 주주 보호의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미지급 보수 및 퇴직금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미지급 보수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2018. 10. 29. 피고 회사의 이사로 선임되어 2020. 3. 10.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가 2018. 10. 29.부터 2018. 10. 31.까지 3일 동안의 보수766,129원을 피고 회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보수 766,129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가 대표이사 취임 후 위 기간 동안의 보수를 스스로 지급받지 않음으로써 이를 포기한 것이거나, 원고의 위 미지급 보수청구권은 민법 제163조가 정하는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회사가 드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보수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가 미지급 보수청구권을 포기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회사가 이사를 선임하여 위임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회사의 영업을 위한 행위로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며 그에 따른 이사의 보수청구권은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므로,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1>. 따라서 2018.10.경으로부터 5년이 도과하기 전인 2023. 2. 27.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한 이상, 원고의 보수청구권이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는 피고 회사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퇴직금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

(1)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

갑 제1, 11호증, 갑 제7호증의 6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정관 제34조 제2호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가 정하는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고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회사는 2014. 11. 10.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 회사의 정관 제34조에 따라 임원의 퇴직금지급에 관하여 '평균임금(기본급+상여금) × 재임연수 × 지급률(2개월분)'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하 '이 사건 지급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지급규정이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 결의로써 정한 것인 이상 피고 회사는 2018. 10. 29.부터 2020. 3. 10.까지 피고 회사의 이사로 재

직하다가 퇴직한 원고에게 이 사건 지급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2020. 3. 10. 개최된 피고 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지급규정을 폐지하기로 결의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지급규정을 근거로 피고 회사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상법 제388조에 따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특정 이사의 보수액을 구체적으로 정하였다면, 보수액은 임용계약의 내용이 되어 당사자인 회사와 이사 쌍방을 구속한다. 이사가 보수의 변경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적어도 직무내용에 따라 보수를 달리 지급하거나 무보수로 하는 보수체계에 관한 내부규정이나 관행이 존재함을 알면서 이사직에 취임한 경우와 같이 직무내용의 변동에 따른 보수의 변경을 감수한다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주식회사가 이사의 보수를 일방적으로 감액하거나 박탈할 수 없다. 따라서 주주총회에서 이미 확정된 이사의 보수를 감액하거나 박탈하는 결의를 하더라도, 이러한 주주총회 결의는 결의 자체의 효력과 관계없이 이사의 보수청구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대법원1977. 11. 22. 선고 77다1742 판결,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다21643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2020. 3. 10. 이 사건 지급규정을 폐지하기로 하는 주주총회 결의를 한 사실, 피고 회사는 같은 날 원고를 이사 지위에서 해임하기로 하는 결의도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들, 즉 피고 회사는 2014년경 임시주주총회에서 지급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이 사건 지급규정을 제정·가결하였고, 피고 회사는 위 규정에 따라 피고 C을 통하여 전임 대표이사에 대하여도 퇴직금을 지급한 점, 이 사건 지급규정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임원이 퇴직할 경우 지급받을 수 있는 퇴직금의 액수는 구체적으로 특정이 가능하므로, 해당 임원에게는 그 액수의 범위 내에서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 관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는 피고 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할 때부터 이 사건 지급규정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고, 이와 반대되는 내용의 피고 회사 내부규정이나 관행은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 점, 그런데 피고 회사는 2020. 3. 10. 원고를 이사 지위에서 해임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면서 같은 날 이 사건 지급규정도 폐지하기로 결의하였는바, 이러한 결의는 결국 원고의 퇴직금 지급청구권을 박탈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지급규정은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 위임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어 당사자인 피고 회사와 원고 쌍방을 구속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를 해임하기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하면서 이 사건 지급규정을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더라도 이와 같은 일방적인 보수 박탈의 결의는 원고의 퇴직금 지급청구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퇴직연금제도 설정에 따른 피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의무 여부

(1)

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제정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관련 규정 내용,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와 퇴직금제도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퇴직급여제도 중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가 설정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퇴직한 가입자에 대하여 그 가입기간 동안 매년 납입한 부담금이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부담금의 액수를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을 넘는 금액으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가입자인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후에는 사용자에게 직접 정당한 부담금액과 이미 납입된 부담금액의 차액 및 그에 대한 퇴직급여법에서 정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것을 청구할 수 있을 뿐, 퇴직금제도에 따라 평균임금의 재산정을 통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추가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07444 판결 등 참조).

(2)

피고 회사가 퇴직금제도를 운용하던 중 2012년경부터 퇴직급여제도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실, 피고 회사는 2019. 11. 21.부터 2020. 4. 29.까지 원고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계정에 부담금 22,423,030원을 납입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정관 및 이 사건 지급규정에 따라 원고가 상근임원으로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연금계정에 부담금을 납입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퇴직한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가 납입한 부담금의 액수가 정당한 부담금의 액수에 미치지 못한다면 위 납입한 부담금의 액수와 정당한 부담금의 액수의 차액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 퇴직금제도에 따라 평균임금의 재산정을 통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3)

이에 따라 퇴직금 내지 정당한 부담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월 평균 보수액 8,743,336원[= 월 기본급 7,916,670원 + 월 평균 상여금 826,666원(= 연간상여금 9,920,000원 ÷ 12), 원 미만 버림, 이에 관하여 피고 회사가 특별히 다투지 않고, 월별 차등액에 관한 주장과 증명이 없으므로 12개월로 분할한 금액]의 2배를 재임1년에 대한 지급율로 보아 원고가 상근한 499일(= 2018. 10. 29.부터 2020. 3. 10.까지)의 퇴직금 내지 정당한 부담금의 액수를 산정하면 23,906,436원(= 8,743,336원 × 2배× 499일/365일, 원 미만 버림)이 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퇴직금 23,906,436원에서 적립금으로 이미 지급한 22,423,030원을 공제한 1,483,406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소결론

가)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249,535원(= 미지급 보수 766,129원 + 퇴직금 부담금 1,483,406원) 및 그중 보수 766,129원에 대하여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위임관계가 종료된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0. 3. 25.부터, 퇴직금 부담금 1,483,406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앞서 기초사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에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는 요청서를 피고 회사가 송달받은 다음날인 2021. 8. 25.부터 각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1.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한편 원고는 위 미지급 보수와 퇴직금에 대하여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령에서 정한 연 20%의 지연이자율 규정은 원고의 보수 및 퇴직금에 적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퇴직금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3. 25.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의 퇴직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와 피고 회사의 임용계약 체결시 퇴직금의 지급 시기에 관하여 합의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 채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채무자인 피고 회사가 채권자인 원고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 비로소 지체책임을 지게 된다(민법 제387조 제2항). 그런데 앞서 인정한 2021. 8. 20. 이전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가 피고 C을 연금보험사업자로 하고 원고를 포함한 소속 임·직원을 가입자로 하여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실, 피고 회사는 2019. 11. 21.부터 2020. 4. 29.까지 피고 C이 운용하는 원고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계정에 부담금 22,423,030원을 납입한 사실, 원고가 2020. 3. 10.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2023. 1. 19. 피고 C에 퇴직급여를 청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연금 가입자인 원고에게 원고의 퇴사로 인한 퇴직금 지급사유 발생에 따라 퇴직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C의 항변에 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피고 C은, 원고가 피고 C에 퇴직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 회사는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폐지하였고 원고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사실도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 C에 납입한 퇴직급여 적립금 상당액을 피고 회사에 반환할 것을 요구하였고, 그 이후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를 통해 피고 C에 퇴직급여 지급을 청구하였는바, 일련의 과정들에 비추어 퇴직급여의 정당한 수령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원고에 대한 퇴직연금을 채권자 불확지를 이유로 변제공탁 하였다고 항변한다.

2)

살피건대, 피고 C은 피고 회사로부터 원고의 퇴직연금계정에 대한 기업부담금으로 22,423,030원을 지급받아 원고의 계정에 적립한 사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피고 C에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 회사에서는 피고 C에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말고 피고 회사가 원고를 위하여 기업부담금으로 지급한 적립액을 피고 회사에 반환할 것을 요청한 사실, 이에 피고 C은 원고에 대한 퇴직연금 21,970,844원(= 해지금액 23,621,794원 - 퇴직소득세 1,650,950원)을 변제공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 회사의 정관 제34조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가 정하는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퇴직한 임원으로서 퇴직연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한 요건으로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 결의 또는 주주총회가 정하는 퇴직금 지급규정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먼저 규명되어야 하는 점, 그런데 피고 회사는 2023. 2. 3. 피고 C에게, 피고 회사는 임원의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를 한 바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고 피고 회사는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폐지하고 원고를 이사 지위에서 해임하였으므로, 원고를 위하여 적립한 퇴직연금 상당액을 피고 회사에 반환할 것을 요청한 점, 이후 원고는 2023. 2. 27. 피고 C을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 C은 2023. 4. 4. 이 사건 퇴직연금 적립액을 피공탁자를 원고 또는 피고 회사로 하여 변제공탁한 점, 원고가 피고 C의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 규정에 의할 때 퇴직연금 가입자로서 일응 퇴직연금을 적법하게 청구하여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지위에 있었던 사람으로 퇴직급여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상법 규정과 피고 회사의 정관 등이 정한 주주총회 결의 등 추가적인 요건이 갖추어져야 하기 때문에 피고 C이 원고가 적법한 청구권자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C으로서는 원고와 피고 회사 중 누구에게 퇴직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인지 알기 어려워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 C의 변제공탁에 따라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퇴직연금채권은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C의 항변은 이유 있고, 관련 법령 및 피고들 사이의 퇴직연금 관리운용계약에 의하면 원고에게 퇴직연금 지급청구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명백함에도피고 C이 원고의 퇴직연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채 변제공탁한 것은 민법 제487조의 '변제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주혜

1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30282 판결 및 그 하급심인 서울고등법원 2015. 4. 17. 선고 2013나3820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9. 25. 선고 2013나783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2. 13 선고 2017나2019003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