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 9. 24. 선고 2019가합697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부산 사상구 B 건물과 그 부속물, 부대시설, 대지 등(이하 '피고 건물'이라 한다)을 관리하기 위하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3>에 의하여 설립된 관리단이다. 피고는 대의기관으로 피고의 대표자 회장 및 관리위원으로 구성되는 관리위원회를, 업무집행기관으로 사무소장 및 예하 부서로 구성되면서 관리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관리사무소를 각각 두고 있다.

2)

원고는 C 출생하여, 아래와 같이 2012. 2. 1.부터 2019. 1. 말경까지 피고의 관리사무소 사무소장(이하 '관리소장'이라 한다)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원고는 2012. 2. 1.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관리사무소의 사무소장으로 2012. 2. 1.부터 2013. 1. 31.까지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1년마다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여 오다가, 2018. 1. 31.경 기간을 2018. 2. 1.부터 2019. 1. 31.까지로 정하여 다시 근로계약(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

1)

피고의 관리위원회는 2018. 11. 29. '2018. 1. 2.부터 피고의 관리사무소 전기팀장으로 근무하여 2018. 12. 31. 근로기간 만료 예정인 D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한다.'는 취지의 결의를 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원고는 2018. 11. 30. D에게 '피고의 사정으로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8. 12. 26. 원고에게 '명령(지시)불이행, 중차대한 행정오류 등 여러 해임 사유가 있으므로, 2018. 12. 27. 관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하라.'는 취지로 요구하였다.

2)

피고는 2018. 12. 27. 개최된 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원고는 관리소장으로 부적격자이므로 해임한다.'는 내용의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18. 12. 28. 피고 회장 직무대행자 E 명의로 그 취지를 공고하면서 원고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서면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13호증까지, 제15, 19, 20, 21호증, 을 제1, 2,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생략,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통지의 법적 성격

원고는 기간제근로자로서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결의 후 이를 통지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나.

이 사건 통지의 무효

피고가 내세운 이 사건 결의 사유는 원고가 무단으로 D에게 근로관계 종료 통지를 하는 등 징계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유는 정당한 해고 사유가 아니고, 피고는 해고에 필요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통지는 무효이다.

다.

청구원인

당사자들 사이에 이 사건 통지(해고) 효력에 관한 다툼이 있어 확인의 이익도 인정되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근무를 종료한 다음날인 2019. 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070,000원(= 통상임금 월 2,791,670원 + 퇴직급여 월 278,617원, 1,000원 미만 버림)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결의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의 적법요건 및 본안에 관한 각 주장은 이 사건 통지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이에 관해 먼저 살펴본다.

가.

원고의 근로계약 기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관리사무소에서 2012. 2. 1.부터 2019. 1. 말경까지 근무하였다. 그러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이 최초 체결된 2012. 2. 1.으로부터 2년을 경과한 2014. 2. 2.부터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 사건 결의 통지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62724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2018. 12. 27. 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원고를 해임하는 결의를 하고 다음 날 이를 공고하고 원고에게 통지할 당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이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결의 및 공고는 사용자인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피고의 이 사건 통지에 의해 2019. 1. 말경 종료되었다.

다.

소결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4.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원고는 이 사건 통지 이후 약 11개월이 지나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임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는 소로서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가)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그 해고 이후에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처분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참조).

나)

그렇지만 근로자가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퇴직금을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210074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부터 7호증까지, 제15, 17, 21호증, 을 제1, 5, 6, 11, 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결의의 효력을 인정하고 상당한 기간 동안 그 효력에 대해 다투지 아니하여, 피고로서는 이 사건 소 제기 무렵에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만료통지의 효력을 인정하고 더 이상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원고는 2018. 12. 28.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통지를 받음으로써 피고가 더는 근로계약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사가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계약기간 만료 예정일이 지나 2019. 1.경 퇴직금도 수령하였다. 원고가 퇴직금을 수령할 당시, 근로계약이 종료한다는 점에 대하여 이의하였다거나 퇴직금 수령에 관해 이의를 붙이거나 조건을 제시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다. 원고가 그 후로도 이 사건 소제기 전까지 그 종료나 해임 통지 또는 해고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도 없다.

나)

피고의 관리규약상 관리소장은 필수 업무집행 기관으로서 상가 내 사무소를 두고 상가의 제반 관리업무를 집행한다. 피고 건물에는 대형할인점, 공구상가, 컴퓨터상가 등 수많은 점포들이 입점해 있어 수시로 시설관리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원고가 이 사건 통지 이후 2019. 1.경 퇴직금을 수령하자, 피고의 관리위원회는 관리소장을 장기간 공석으로 두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2019. 1. 24. 새로운 관리소장으로 F를 채용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9. 1. 28. F와 사이에, F가 관리소장으로 2019. 1. 28.부터 2020. 1. 27.까지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근로계약상 계약기간(12개월), 근로시간(1일 8시간 주 40시간, 주 5일 근무), 휴게시간 및 휴무일, 직무 및 직종(관리소장), 연차수당 지급기준 등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서와 동일하고, F의 최초 연봉은 원고의 최종 연봉의 약 97% 상당으로 거의 같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F가 현재 원고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소를 통해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원고에 대한 해고의 무효를 선언하는 것은 그 기간과 경위 등에 비추어 F와 피고에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한 신뢰를 해칠 우려가 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통지일로부터 약 11개월이나 지난 후로서 정년<4>이 임박한 상황(59세)에서 2019. 11. 28.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아가 앞서 본 것처럼 F가 그 후임자로 근무하게 되었고 원고는 현재 이미 정년이 되었기 때문에, 원고가 실제 관리소장으로 복직할 수 있는 여건으로 보기도 어렵다.

라)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소제기 경위에 관하여 '이 사건 통지 이후 구직 활동을 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 보니 피고의 부당해고를 받았던 경력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밝히고 있다. 그 외에 원고의 소제기에 법률상, 사실상 장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다.

소결

그러므로 해고 무효 확인 및 위 해고의 무효를 전제로 원고가 피고에 계속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소는 그 전체가 소의 이익이 없어 모두 부적법하다.

5.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한다.

판사 임효량(재판장) 김해마루 정예지

각주1) 원고는 피고가 2018. 12. 27. 해고(해임) 결의 후 2018. 12. 31. 그 효력발생 시기를 2019. 1. 31.로 유예해 주었다고 주장하며 소장 청구취지에서 해고일자를 2019. 1. 30.로 특정하였다(원고의 준비서면 제4쪽 참조). 이는 아래에서 볼 실제 해고일자와는 차이가 있으나, 당사자들 모두 위 기재 일자에 대해서 특별히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소장 청구취지 기재대로 표시하였다.

각주2) 소장 청구취지에는 '... 매월 10일마다 3,070,000원씩 지급하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본문과 같이 선해하였다.

각주3) 집합건물법 제23조(관리단의 당연 설립 등) ①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과 그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 설립된다.

각주4)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8. 1. 31.자 근로계약서(갑 제15호증) 제4조 2)항은 '기타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취업규칙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피고의 취업규칙(갑 제8호증) 제10조 제1항은 '종업원의 정년은 60세로 하며 정년 해당 월의 말일 자로 퇴직한다.'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