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5. 27. 선고 2020가합101367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각 확인청구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9,605,28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4. 22.부터 2021. 5. 2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및 관련자의 지위

1)

피고는 C(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를 소유하고 약 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해상운송 회사이다. 망 D은 이 사건 선박의 선장으로, 아래와 같이 원고에 대한 하선 징계 통보 후 원고로부터 선원법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하였다가 2019. 9. 26.경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사람이다.

2)

원고는 피고와 아래 기재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선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하선 통보 및 계약해지 경위

1)

원고는 2019. 6. 19. 피고와 임금은 월 기본급 1,953,000원, 장려수당 72,860원, 승선수당 240,000원, 시간외수당 845,640원, 근로기간은 2019. 6. 19.부터 2020. 6. 18.까지로 하는 선원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근로조건은 선원법, 취업규칙, 제 규정에 의하는 것으로 하였다. 원고는 2019. 6. 19. 제주항에서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1등 항해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2)

선장 D은 2019. 6. 24.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소집을 요구하였고, 위 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하선 징계를 의결하였다. D은 같은 날 원고에게 징계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위 징계를 의결하였다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D이 다음 날 09:10경 피고에 위 위원회 결과를 보고하자, 피고는 같은 날 오전 무렵 ‘해당 선원을 선내 징계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의해 하선 통지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D에게 발송하였다. D은 같은 날 11:30경 원고에게 위 공문을 전달하였다.

3)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그 후 2019. 9. 3. 원고에 대한 징계로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를 의결하였다. 피고는 2019. 9. 17.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통지를 하여 위 통지가 2019. 9. 19. 원고에게 도달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해지’라 한다. 원고는 해지일자를 2019. 9. 17.로 표시하였으나, 민법 제111조 제1항에 비추어 2019. 9. 19.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관련 노동위원회 판정

1)

원고는 2019. 8. 26. 부산선원노동위원회(이하 ‘초심위’라 한다)에 선장 D의 2019. 6. 24.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초심위는 2019. 11. 12.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을 제17호증. 사건번호 없음).

2)

원고는 초심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재심위’라 한다)에 재심신청을 하면서, 신청취지를 변경하여 피고의 2019. 6. 25. 통보 및 이 사건 계약해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재심위는 ① 통보 부분은 근로계약의 해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해고라고 볼 수 없고, ② 이 사건 계약해지는 해고에 해당하나 하자가 없으므로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을 제19호증. E).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을 제7, 8호증, 제16, 17, 18, 19, 23,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

가.

무효확인

1)

피고는 하선처분을 할 수 있는 징계권자가 아니다. 원고는 피고의 하선처분에 관하여 선원법 시행규칙 제16조 제3항에 따른 출석 및 진술 기회를 받지 못하였다. 또, 원고에게는 선원법 제22조 제1, 3항이 정한 징계사유가 없었고, 단지 피고 측의 원고에 대한 사적 보복 감정에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피고의 하선처분은 무효이다.

2)

이 사건 계약해지는 해고(징계)처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계약해지의 선행처분인 하선처분이 무효이므로, 그 후행처분인 이 사건 계약해지 역시 당연히 무효로 보아야 한다. 또, 원고는 이 사건 계약해지에 관하여 선원법 시행규칙 제16조 제3항에 따른 출석 및 진술 기회를 받지 못하였고, 원고는 정당한 징계사유 없이 이 사건 계약해지를 하였다.

3)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하선처분 및 계약해지의 각 무효확인을 구한다(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이 사건 계약해지일을 2019. 9. 17.로 표시하고 있으나 2019. 9. 19.로 특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금전지급청구

1)

원고는 피고로부터 다음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 등 합계 42,641,500원(= 39,746,000원 + 2,895,5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가)

임금 39,746,000원(= 피고의 하선통보일인 2019. 6. 25.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 종료일인 2020. 6. 18.까지 기간 기본급, 장려수당, 승선수당, 시간외수당 합계 34,746,000원 + 위 기간 유급휴가급 5,000,000원)

나)

퇴직금 2,895,500원

2)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에 따른 정신적 고통 등으로 10,000,000원 상당 손해를 입었다.

3)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52,641,000원(= 임금 및 퇴직금 등 42,641,500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한다.

3.

본안전판단

가.

하선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1)

본안전항변

하선처분은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인 피고가 아니라 선원법에 따라 선장의 권한이다. 이 사건 계약해지 결과 그에 선행하는 하선처분은 효력을 상실했다. 결국 원고는 당사자적격(피고적격) 없는 피고를 상대로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이 부분 소는 부적법하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다만,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에 즉시확정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두17765 판결 참조).

확인의 소의 피고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는 법률상 지위에 불안을 야기케 할 우려가 있는 자로서 그 확인에 대한 반대의 이익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의 불안, 위험은 법률적이어야 하고, 단순한 경제적, 사실상의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자를 상대로 하는 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선장 아닌 선원에 대한 하선 징계는 선장의 권한이고, 선박의 예비원이 되면서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는 지위에 놓이는 것도 위와 같은 선장의 하선 징계 처분의 결과이다(선원법 제2조 제1, 4, 7호, 제22조 제1항, 제67조 제2항 참조).

그런데 을 제7, 8, 17,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들을 앞서 본 선원법 규정에 비추어 보면, 하선 처분의 주체는 피고가 아니라 선장이고, 원고가 선장의 하선 처분 자체가 아니라 그에 후속하는 피고의 통보로 인하여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실적으로 직접 어떠한 구체적인 영향을 받게 되었다거나, 피고가 후속 통보의 효력 확인에 대하여 어떠한 반대의 이익을 갖는다거나, 그 밖에 이 부분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당사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관한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위와 같은 후속 통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당사자적격 없는 자를 상대로 한 것으로 그 확인의 이익도 없다.

(1)

이미 2019. 6. 24. 선장 D에 의한 하선 통보가 있었고, 그 후 2019. 6. 25. 피고의 하선 통보가 있었다.

(2)

피고의 위 하선 통보에는 ‘원고를 선내 징계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의하여 하선 통지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징계위원회 의결사항에 없던 원고에 대한 추가적인 불이익 조치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3)

피고의 위 하선 통보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한다고 볼 자료가 없다. 원고는 계속 근로관계가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고, 피고도 위 하선 통보 이후 별도로 이 사건 계약해지라는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하선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나.

계약해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계약해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관련 법리

변론종결

당시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해고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계약의 종료 여부를 다투는 계약해지 무효확인 청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이 2019. 6. 19.부터 2020. 6. 18.까지 정해져 있던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위 근로계약상 만료 시점인 2020. 6. 18.을 지난 사실은 역수상 명백하다. 위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이미 종료한 이상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계약해지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것으로서 확인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회복할 지위나 신분이 존재하지 않고, 이행의 소로서 아래와 같은 미지급 임금 청구를 통하여 충분히 권리가 구제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소 중 계약해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소 중 각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모두 부적법하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2019. 6. 25.(피고의 하선통보일)부터 2019. 9. 19.(계약해지일)까지 부분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근로 개시일인 2019. 6. 19.부터 근로계약이 해지된 2019. 9. 19.까지 계속 피고의 근로자인 선원 지위에 있었다. 한편, 원고는 2019. 6. 19.부터 피고의 하선 통보 전날인 2019. 6. 24.까지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계산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A: 2019. 6. 25.(피고의 하선통보일)부터 2020. 6. 18.(근로계약이 정한 계약종료일)까지 일수 = 360일

(2)

PA: 위 기간을 근로기간으로 하여 계산한 기본급, 장려수당, 승선수당, 시간외수당, 유급휴가급 합계액 = 39,746,000원

(3)

B: 2019. 6. 25.(피고의 하선통보일)부터 2019. 9. 19.(계약해지일)까지 일수 = 87일

(4)

피고가 지급할 임금: PA × (B/A) = 39,746,000원 × (87일/360일) = 9,605,283원(원 단위 미만 버림)

[금액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근로 미제공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하선 통보일인 2019. 6. 25.부터 피고에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선원으로서의 근로제공을 하지 않았으므로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위 기간 피고를 위한 근로제공을 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원고가 선원으로서의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선장 D 또는 피고가 원고에게 각 하선 통보를 하여 원고가 하선하였고, 이후 피고가 별도의 근로 지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위 기간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예비원 감액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임금을 지급하더라도 원고가 위 기간 선원법상 예비원 지위에 있었으므로 통상임금의 70%만 지급하면 충분하다고도 항변한다. 원고는 앞서 본 선장의 하선통보 결과 위 기간 선원법상 예비원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는 인정된다(선원법 제67조 제2항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는 앞서 주장한 것과 같이 하선 처분이 위법하여 무효이므로 임금 전액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재항변한다. 살피건대, 선원에 대하여 징계를 할 경우 징계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징계대상자를 출석시켜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선원법 시행규칙 제16조 제3항 참조) 원고가 하선 통지를 받을 당시 피고 측으로부터 해당 징계위원회 출석 및 진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선장의 원고에 대한 하선처분은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 명백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피고 측의 하선 통보에 따라 원고가 예비원으로 전환되었음을 이유로는 임금을 감액 지급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선원법 시행령 제21조의 2 제3항 제2호 참조).

원고의 위 재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라)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 임금으로 9,605,28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2019. 9. 20.(계약해지 다음 날)부터 2020. 6. 18.(근로계약이 정한 계약종료일)까지 부분

원고는 앞서 원고의 청구원인 중 무효확인 청구 부분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계약해지일 이후로도 여전히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존속하였음을 전제로 그 임금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선행하는 하선 처분이 위법, 무효라고 하여 당연히 후행하는 이 사건 계약해지 역시 위법,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앞서 보았거나, 갑 제3부터 7호증까지, 을 제1부터 24호증까지, 제27부터 31호증까지의 각 기재 및 영상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해지 당시 원고에게 해당 징계위원회 출석 및 진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거나, 정당한 징계사유 없이 이 사건 계약해지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해지를 위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 전 ① 2019. 8. 13. 징계위원회를 2019. 8. 20.에 개최할 예정이라는, ② 2019. 8. 21. 징계위원회를 2019. 8. 26.에 개최할 예정이라는, ③ 2019. 8. 27. 징계위원회를 2019. 9. 3.에 개최할 예정이라는 각 취지의 공문을 각각 발송하여, 위 우편이 2019. 8. 16., 2019. 8. 26., 2019. 8. 29.에 원고에게 각각 도달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각 공문을 수령하고도, 피고에 서면으로 의견을 진술하지 않았고(이에 따라 해당 징계위원회 개최가 순연되었다) 2019. 9. 3.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도 않았다. 위 각 공문에는 모두 위원회 일시와 장소 등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에게 징계 대상자 신분으로 참석하라는 취지의 안내와 함께 서면진술서와 진술권포기서 양식이 첨부되어 있었다. 원고는 위 공문들을 받을 무렵 이미 초심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상태라서 초심위에서 의견을 진술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피고 앞으로는 특별히 의견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만 할 뿐, 따로 진술서를 제출하거나 출석을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나)

피고가 이 사건 계약해지를 하면서 원고에게 교부한 사유설명서상 해당 징계사유 요지가 3가지로 명시되어 있다. 즉, ① 원고가 3차례나 피고의 출석 또는 서면진술서 제출 요구를 무시하고 그 밖에 피고의 연락을 무시한 점, ② 이중으로 다른 사업장에서 근로하고 있었던 점, ③ 지시사항을 불이행하는 등 근무태도가 불량한 점이다.

다)

원고가 하선 처분을 받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하는 것은 아니다. 즉, 원고는 당시 이 사건 선박의 예비원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설령 징계대상자의 징계위원회 출석 또는 서면진술서 제출 자체가 의무사항이 아니라 하더라도, 앞서 본 것처럼 그러한 출석 또는 제출을 하지 않은 데에서 더 나아가 피고의 연락을 무시하면서 이중으로 다른 사업장에서 근로해도 되는 신분으로 보기는 어렵다(원고 스스로 하선 처분 이후로도 여전히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원고는 그 무렵 피고의 연락을 받지 않다가, 피고 측에 위와 같이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라)

원고는 2019. 6. 19.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한 직후 외국인 선원의 휴식시간에 이들에게 자신의 침실을 청소하도록 한 사실이 있고, 그로 인해 2019. 6. 20. 06:30경 이를 지적하는 갑판장 F과 언쟁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07:30경 선장 D에게 F이 술을 먹고 자신에게 욕을 하였다는 취지로 보고하였는데, 선장이 ‘03:00경부터 06:15경까지 F과 함께 근무를 했기 때문에, F이 술을 마셨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위 보고에 수긍하지 않자 원고는 선장에게 폭력을 행사하려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적이 있다. 그 후 선장은 2019. 6. 20. 선원들을 대상으로 음주 관련 교육 및 2019. 6. 20. 및 2019. 6. 22. 항해장비 교육을 실시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그 후 2019. 6. 24.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하선 처분 의결이 위원 6명(선장, 갑판장, 기관장, 1등 기관사, 2등 항해사, 조리장)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선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해상근로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정도로 판단된다[징계처분으로서의 하선은 선장 아닌 선원이 폭력행위 등으로 선내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고의로 선박 운항에 현저한 지장을 준 행위가 명백한 경우에만 하도록 한다(선원법 제22조 제3항 참조). 그러나 이 사건 계약해지는 하선 처분과는 별개의 처분으로, 반드시 위와 같은 요건까지 충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선박에서 하선한 2018. 6. 25. 이후 이 사건 계약해지 전까지 위 선박의 갑판장 F을 모욕 혐의로, 피고의 기획실장 G를 부당한 처우에 따른 선원법위반 혐의로, 선장 D을 권한남용에 따른 선원법위반 혐의로 각각 형사 고소하였다. 이 사건 선박의 2019. 7. 1. 자 선원명부상 선원으로는 선장 D, 갑판장 F 외에 8명의 선원들이 더 있었는데, D, F은 물론 위 선원들 모두 ‘원고가 돌출 행동을 한다.’, ‘원고 때문에 선내가 조용할 날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와 함께 일을 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앞서 본 것처럼, 끝내 D은 유서를 남기고 사망하였다. 이에 비추어, 설령 원고가 피고에 복직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보아 선원으로서 기존 근로자들과 함께 정상적인 근로관계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바)

재심위도 피고의 징계 양정이 적정하다면서 이 사건 계약해지를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 청구에 대하여 기각 판정을 하였다.

결국 이 사건 계약해지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므로 위 해지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그 다음 날부터 임금 지급을 구하는 청구도 이유 없다.

나.

퇴직금 청구 부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이 앞서 본 것처럼 2019. 6. 19.부터 2019. 9. 19.까지여서 1년 미만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위자료 청구 부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또는 피고의 사용자인 선장 D이 원고에게 위법행위를 가하여 원고에게 금전으로 위자할 만한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자료 청구 부분도 이유 없다.

라.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9,605,283원 및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2020. 4. 22.(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2021. 5. 27.(판결선고일)까지: 연 5%(민법)

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5.

결론

이 사건 소 중 각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모두 부적법하여 각하한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임효량(재판장) 김해마루 김도완

각주1) 원고는 2021. 3. 23. 자 준비서면 제2쪽에서 ‘퇴직금 2,890,000원’이라고 기재하였으나, 소장 제11쪽 등에 비추어 ‘퇴직금 2,895,500원’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각주2) 선원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선원”이란 이 법이 적용되는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용된 사람을 말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은 제외한다. 4. “해원”이란 선박에서 근무하는 선장이 아닌 선원을 말한다. 7. “예비원”이란 선박에서 근무하는 선원으로서 현재 승무(乘務) 중이 아닌 선원을 말한다.

각주3) 선원법 제22조(해원의 징계) ① 선장은 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해원을 징계할 수 있다.

각주4) 선원법 제67조(예비원) ② 선박소유자는 유급휴가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외의 예비원에게 통상임금의 70퍼센트를 임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각주5) 제16조(징계위원회) ③ 징계위원회는 징계대상해원을 출석시켜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해원을 출석시켜 그의 진술을 들을 수 있다.

각주6) 제21조의2(예비원) ③ 법 제67조 제2항에서 "유급휴가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2. 선박소유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하선한 자 [본조신설 1991.1.29]

각주7) 구 선원법(2020. 2. 18. 법률 제170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벌칙) 선박소유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7. 제129조제2항을 위반하여 선원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하였을 때 선원법 제129조(감독기관 등에 대한 신고 등) ① 선원은 선박소유자나 선장이 이 법, 「근로기준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선박소유자나 선장에게 그 불만을 제기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양항만관청, 선원근로감독관 또는 선원노동위원회에 그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② 선박소유자는 선원이 제1항에 따라 불만을 제기하거나 신고한 것을 이유로 그 선원과의 선원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8) 구 선원법(2020. 2. 18. 법률 제170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0조(벌칙) 선장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해원이나 선박 내에 있는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키거나 그 권리의 행사를 방해하였을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