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1>
피고인은 부산 사상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2명 및 카마스터들을<2> 사용하여 자동차판매대행업을 행하는 사람이다.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을 거친 후 행정소송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소를 제기한 결과 구제명령이 확정된 때에는 관계 당사자는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고인이 2016. 4. 7. D에게 행한 계약해지는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한다. 피고인은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D에 대한 계약해지를 취소하라.'라는 내용의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피고인의 재심신청 기각)을 거친 후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9. 8. 14. 대법원에서 패소판결이내려져 2019. 8. 22. 그 판결정본을 송달받아 위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20고정321,2021
판결선고
2022. 11. 29.
증거의 요지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및 이에 첨부된 판결문
고소장 및 각 첨부 서류
각 발송공문(증거목록 순번 17번), 신용보증보험증권(증거목록 순번 18번)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유죄의 이유(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포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행정소송의 대법원 판결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되자, D에게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고자 신원보증서 등 일련의 서류 제출을 요구하였다. 이는 중개계약의 성질이나 다른 카마스터들에 대한 서류 징구 관례와의 형평 등에 비추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음에도, 이를 거부하라는 노동조합의 지침에 따라 D이 서류들의 제출을 임의로 거부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명한 바를 이행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피고인에게는 구제명령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무죄이다.
기초사실
피고는 2008. 11.경부터 카마스터 D과 사이에 자동차 판매 중개계약을 체결하고 계 약을 계속 갱신해 왔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해지하려 한 계약은 2015. 3. 20.부 터 2017. 3. 19.까지 계약기간 2년으로 다시 갱신된 계약이다.
피고인은 2016. 4. 1. D에게 '2016. 4. 7.자로 중개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구제명령 및 재심판정, 행정소송의 경과
이에 D 및 노동조합 등은 피고인을 상대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9. 21. 구제신청 중 일부를 받아 들여 이 사건 구제명령을 하였다.
D 등과 피고인은 각각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2. 17. 쌍방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피고인은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 정법원 2018. 8. 16. 선고 2017구합60383 판결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례 판매 대리점의 카마스터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계약해지는 불 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설시하여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 다. 이에 피고인이 항소하였으나 같은 이유로 항소기각되었고, 상고하였으나 상고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9. 4. 11. 선고 2018누64995 판결, 대법원 2019. 8. 14.자 2019두41256 판결(2019. 8. 22. 판결정본 송달)].
행정소송 종결 후의 복직 교섭 등
E노동조합 F지부는 2019. 8. 20.과 2019. 8. 23. 피고인에게 위 대법원 판결에 따 른 이행 협의(D의 업무 복귀 일자, 사번 복귀 등 복직 조치, 그동안의 미지급 임 금 지급 등)를 요청하는 공문을 두 차례 보냈다.
피고인은 D에게 ① 2019. 8. 22.자 공문으로 '자동차판매용역계약서 작성에 필요 한 신분증, 인감증명서, 인감도장 지참' 및 '보증보험증권(1억 원) 및 신원보증서 (재산세 20만 원 이상 납부자 한 명, 담보권 등 설정금액 불인정) 제출'을 요구하 였고(증거기록 118면), ② 2019. 9. 3.자 공문으로 동일한 서류들의 제출을 요구 하였고(계약서 작성은 별도로 협의하여 진행하겠다고 통보, 증거기록 123면), ③ 2019. 9. 5.자 공문으로 역시 동일한 서류들의 제출을 요구하였다(다만 2억 원짜 리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 가능함을 고지).
D은 2019. 9. 9.자 문서를 통해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피고인의 요구조건은 부당 하다고 다투면서, 사번이 나오면 즉시 복귀하여 근무하겠다고 밝혔다.
D은 2019. 9. 17. G(주)에서 신원보증보험증권(1억 원, 2년)을 발급받아 피고인에 게 제출하였으나, 신원보증서는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현재까지 D에게 사번(판매코드)를 발급받아 주지 않고 있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은 행정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확정된 이 사건 구제명령을 불이행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된다. 이러한 판단에 반하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일련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사용자는 구제 명령에 따라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는 공법상 의무로서 계약에 따른 민사법상 의무와는 구별된다. 따라서 피고인과 D 사이의 중개계약이 2017. 3. 19. 계약기간 도래(및 계약 미갱신)로 종료되었다고 보더라도(피고인과 D 사이의 손해배상청구소 송에서 항소심 판결은 그와 같이 판단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22. 2. 16. 선고 2020 나2008713 판결), 노동조합법상 구제명령을 이행할 의무가 함께 소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 밖에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거나, 사실상 구제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D으로서는 약정된 계약기간(2년) 동안 계약이 유지 · 존속됨으로서 얻을 수 있었던 유 · 무형의 이익을 피고인의 위법한 해 지로 인하여 얻지 못하였는바, 해지 당시 남아 있었던 계약기간을 보장받을 이해관 계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은 행정소송 종결 이후 D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일관되게 신원보증서 등 일련의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도 위와 같은 서류의 제출은 카마스터들에 의한 사고 발생에 대비하여 반드시 필요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바, 피고인은 자신이 요구한 서류들의 제출을 복직 조치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 구제명령의 내용은 'D에 대한 위법한 계약해지를 취소하라', 즉 계약해지 당시로 원상회복을 하라는 취지이지, 피 고인으로 하여금 D과 새로운 중개계약을 맺도록 한 취지는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 이 위와 같은 서류들의 제출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설령 자동차 판매 중개 계약의 성질상 이러한 서류들이 필요한지, 다른 대리점들이 이러한 서류들을 제출 받고 있는지 등을 살피지 않더라도 부당한 조건을 결부시킨 것으로 볼 것이다.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피고인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H에 신청하여 피고인의 사번(판매코드)을 발급받아 주는 것이었는데, 이는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신원보증서 등의 서류가 제출되지 않더라도 발급될 수 있었다.
변호인은, 근로기준법상 구제명령과 달리 노동조합법상 구제명령은 이행기간을 제 한하도록 허용하는 명시적인 법조항이 없으므로 이행기간을 제한한 이 사건 구제명 령은 무효라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기할 필요성 등을 고려하 면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30일의 이행기간을 설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 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검찰의 구형(벌금 150만 원)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 기재 형을 선고한다.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에 관한 판단
신청 이유의 요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8. 10. 16. 법률 제15849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 제2호 중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자'에 '위임계약에서의 계약기간이 이미 종료한 위임인'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 제23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119조 제1항 등에 반하여 위헌이다.
판단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주문에서 헌법소원의 대상인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시켜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전부 또는 일부가 폐지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하여 특정의 해석기준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해석에 한하여 위헌임을 선언하는 이른바 한정위헌결정의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구하고 법률이나 법률조항은 그 문언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효력을 상실하지 않고 존속하게 되므로, 이러한 한정위헌결정은 유효하게 존속하는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의미 · 내용과 그 적용 범위에 관한 해석기준을 제시하는 법률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 따른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제청은 법원이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위헌인지 여부의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는 것이지 그 법률의 의미를 풀이한 '법률해석'이 위헌인지 여부의 심판을 제청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한정위헌을 구하는 심판제청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재두299 판결, 대법원 2018. 3. 20. 자 2017즈기10 결정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은 대상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이 아니라 위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신청이어서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한다.
판사 오흥록
각주1)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각주2) '카마스터'란 자동차 판매대리점주와 자동차 판매 용역계약(이 사건의 경우 '중개계약'으로 지칭하고있다)을 체결하고 자동차 판매 및 수금, 채권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동차 판매원을 일컫는다.이하 편의상 자동차 판매대리점의 자동차 판매원들을 '카마스터'로 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