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 11. 24. 선고 2022가단40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307,35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부산 사상구 C 에서 D라는 상호로 운송관련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자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사다리차 기사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2019. 4. 30.부터 2021. 8. 15.까지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0. 10. 1. 피고와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 근로계약서 중 월급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근로를 시작한 2019. 4. 30.부터 적용되는 근로계약과 동일하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23,389,976원, 미사용 연차수당 3,084,224원, 퇴직금 7,666,299원을 미지급하였다는 이유로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피고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9. 4. 30.부터 2021. 8. 15.까지 근무하면서 휴게시간 없이 10시간을 근무하였는데, 피고로부터 약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 및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 23,389,976원, 미사용 연차수당 3,084,224원, 퇴직금 7,666,299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미지급 임금 등 합계 34,140,499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1. 8.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본안전 항변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수령확인서를 작성하여 주면서, 퇴직금과 관련한 일체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고서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이는 부제소합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부적법하다.

2)

본안에 대한 주장

가)

원고와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수당이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받기로 하는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위 포괄임금계약에 다른 임금을 원고에게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임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 청구는 이유 없다.

나)

원고와 피고는 퇴직금 분할약정을 체결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월급과 별도로 퇴직금을 매월 지급하여 왔으므로, 피고의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다)

퇴직금 분할약정이 무효라면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청구권과 상계한다.

3.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갑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을 1, 10 내지 13호증은 원고가 피고 소속으로 계속 근무한 가운데, 피고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원고를 형식적으로 사직 처리한 후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어서, 위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자신의 퇴직금에 대한 권리를 진정으로 포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갑 1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체불금품 내역 기재와 같이 임금 23,389,976원, 미사용 연차수당 3,084,224원, 퇴직금 7,666,299원을 미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합계 34,140,49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 등에 대한 판단

1)

포괄임금약정 여부

가)

관련법리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15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나)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원고의 업무의 특성상 불특정 휴게 및 대기시간이 많다는 이유로 소정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1주 40시간으로 간주하고, 월급에는 주휴수당, 연장수당, 야근수당, 휴일수당 연차수당 등 각종 제수당을 포함한다고 하여 포괄임금형태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갑 9,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던 만큼 원고가 종사하는 사다리차 기사의 업무가 성질상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을 1호증의 기재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포괄임금약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

가)

관련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갑 6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근로시간에 휴게시간을 정하고 있지 않았고, ② 원고는 피고 사업장 내에 마련된 휴게실에 있더라도 피고의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사다리차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근로시간인 07:30부터 17:30까지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 감독 아래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시간은 평균 10시간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약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 및 휴일 업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된 통상임금을 기초로 다시 산정한 추가근로수당과 이미 지급된 추가근로수당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퇴직금 청구부분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갑 19호증, 을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 내용과 같이 매월 20만 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월급과 별개로 매월 20만 원씩(단 2020년 6월 분은 10만 원만 지급하였다) 합계 55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되나, 을 12, 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질 당시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사유가 존재한다거나 원고가 그러한 사유를 이유로 피고에게 퇴직금 중산정산을 요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 당시 이루어진 퇴직금 분할약정은 원고가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상당액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에 대한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을 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매월 퇴직금에 해당하는 돈(20만 원)을 지급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는 점, ② 피고는 원고와 근로관계에 있는 기간 동안 매월 일정한 때인 매월 말일 경에 20만 원씩을 원고에게 지급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정당한 퇴직금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금액에 한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가지는 부당이득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대등액에서 상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피고의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앞서 본 바와 같은 7,666,299원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의 총액이 550만 원임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며, 퇴직금 채권의 1/2을 초과하는 금액이 3,833,149원임은 계산상 명백하므로(한편 원고가 퇴직한 2021. 8. 15.경 위 두 채권은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원고의 퇴직금 채권 잔액은 3,833,150원(= 7,666,299원 - 3,833,149원)이 된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체불임금 및 퇴직금 잔금 합계 30,307,350원(= 미지급 임금 23,389,976원 + 미사용 연차수당 3,084,224원 + 퇴직금 잔액 3,833,15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21. 8. 15.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21. 8.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성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