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2. 5. 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국립대학교병원설치법에 따라 설립된 국립대학교병원이고, 원고는 2018. 8. 27.부터 피고 소속 E병원 영상의학과 영상의학기술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이 사건 비위행위 등
원고는 2021. 5. 24. 19:37경 E병원 중앙진료동 지하 1층 F번 방에서 업무용 공용컴퓨터를 이용하여 동료 직원(이하 '피해 직원'이라 한다)의 이메일 계정이 로그인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피해 직원 몰래 이메일 내용을 열람한 후 첨부되어 있는 파일을 공용 PC 바탕화면 폴더에 저장하여 원고의 이메일 계정으로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
원고는 2021. 7.경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하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죄로 약식기소되어(울산지방법원 2021고약5170호) 2021. 11.경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발령되었고,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 사건 징계해고 등
피고는 2022. 3. 2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성실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2021. 7. 1. 경징계(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아 승진제한기간(2021. 10. 1. ~ 2022. 9. 30.) 중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질러서<2>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죄로 벌금 1,000,000원의 약식기소가 된 사실이 확인이 되었는바, 이는 인사규정 제58조(징계대상) 제1호, 제2호, 제4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같은 규정 제60조(징계양정) 별표4의 징계양정기준의 비위 유형 중 성실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임을 의결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2. 4. 13.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2. 4. 25. 재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를 인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비위행위의 피해자와 여전히 관계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고가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보다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및 비밀침해 방지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점 등으로 고려할 때 인사규정 제58조(징계대상) 제1호, 제2호, 제4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같은 규정 제60조(징계양정) 별표4의 징계양정기준의 비위 유형 중 성실의무 위반, 비밀엄수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임을 의결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22. 4. 29. 원고에게 재심의결과를 통보하고 2022. 5. 1.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선행 징계
한편 피고는 2021. 5. 2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계약직 방사선사(A)에게 인수인계 내용으로 언쟁을 벌이던 중, 언어폭력과 물리적인 폭행을 가하였고, 다른 방사 선사(B)에게 언어폭력을 가하고 업무상 부주의로 피폭에 노출시켜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었고, 정당한 사유 없이 직장내 괴롭힘을 하였다는 비위사실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고, 2021. 7. 1. 원고에게 위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선행 징계'라 한다).
이 사건 관련 규정
이 사건 징계해고와 관련된 피고의 인사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5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위 행위는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의 영향을 받아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며, 이 사건 비위행위의 비위 정도가 비교적 가볍고, 이 사건 징계해고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이 크고 위 해고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더 가벼운 처분으로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2021. 10. 1.부로 다른 부서로 전보되어 현재까지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고, 원고의 가족과 동료들이 선처를 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그 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므로 무효이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비위행위는 인사규정상 성실의무, 비밀엄수의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징계양정기준상 해임 내지 파면에 해당한다. 그리고 원고가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고, 피해 직원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였으며, 이미 별건으로 징계처분을 받아 승진제한기간 중에 있었던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적법하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의 정당한 이유의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를 할 때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116864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갑 제6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그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여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징계해고의 사유인 이 사건 비위행위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58조 제1, 2, 4호에 위반하는 행위로 같은 규정 제60조 및 별표4 징계양정기준의 성실의무 위반 중 기타, 품위유지 위반에 해당한다. 위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적어도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피고의 2022. 4. 25.자 재심의결에는 비밀엄수의무 위반도 거시하고 있으나, 피고의 복무규정 제8조 및 선서문은 직무의 수행과정에서 알게 된 기밀의 누설을 금지하고 있고, 앞서 본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피해 직원의 이메일을 원고가 직무수행 중에 알게 된 기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비위행위가 비밀엄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비위행위는 원고가 공용 컴퓨터에 피해 직원의 이메일 계정이 이미 로그인되어 있었음을 기화로 저지르게 된 것으로 직무와 관련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원고가 위 이메일을 제3자에게 유출하였다거나 반복적으로 피해 직원의 이메일 계정에 접속하였다는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다. 이러한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 자체로 중징계를 하여야 할 만큼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60조 및 별표4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의 양정은 ㉠ 성실의무 위반의 경우 파면-해임(나. 기타). ㉡ 품위유지 위반의 경우 파면-해임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60조 및 별표4 징계양정기준에 규정된 '고의'나 '과실' 등은 반드시 형사법적인 개념으로 이해할 것은 아니고 징계사유의 내용에 따라 적정한 징계양정을 하기 위하여 일응 귀책사유를 유형화한 것일 뿐이므로, 형사법적으로 고의에 의한 행위이기만 하면 그 경위나 비위의 정도 등과 상관없이 무조건 해임의 징계를 하여야만 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두19714 판결의 취지 참조). 그리고 앞서 본 이 사건 비위행위의 비난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위 징계양정기준의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의 인사규정 제65조 제5항은 승진제한기간 중에 발생한 비위로 다시 징계의결이 요구된 경우에는 그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2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승진제한기간은 징계처분 종료일로부터 1년이고(피고의 인사규정 제31조 제2항 제2호), 원고에 대한 선행 징계(감봉 3개월)에 관한 의결은 2021. 5. 28. 이루어졌으며, 징계처분은 2021. 7. 1. 이루어졌다. 따라서 2021. 5. 24.경 발생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승진제한기간 중에 발생한 비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규정을 이유로 징계를 가중할 수는 없다.
위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원고에 대하여 강등 이하의 징계도 할 수 있고, 앞서 본 원고의 비위 정도, 원고의 업무 및 직급, 이 사건 징계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신분상, 경제적 불이익 등을 고려하여 보면, 해임보다 가벼운 징계처분만으로도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는 위 징계해고의 무효를 확인할 이익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세현(재판장) 김도완 김동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