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인이 부담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23고정747
판결선고
2024. 10. 23.
부산지방법원서부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강서구 B건물,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배관코팅업을 경영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5. 10.부터 2022. 6. 30.까지 근무한 E의 2022년 6월 임금 3,475,055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근로자 5명의 임금 합계 13,055,88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F, E, G, H, I, J의 각 법정진술
각 전화 등 사실확인 내용
근로계약서
내사자료 입수보고(출근부)
2022년 6월 급여 총괄표, 2022년 6월 급여 지급명세서
체불상세내역, 입출거래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소송비용의 부담
형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 불특정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
판단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서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취지는 법원에 대하여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에게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다. 따라서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별지 범죄일람표의 기재에 의하면 근로자의 성명, 근무기간, 약정 월 임금(기본급), 직종(직책), 체불연월(2022년 6월), 체불금액이 기재되어 있고, 이는 피고인이 미지급한 2022년 6월분의 야간수당 등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바, 공소사실이 불특정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자 E에 대한 임금 지급 완료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E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다. 달리 보더라도 피고인은 E와 사이에 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월 500만 원을 급여로 지급하기로 구두로 약정하였고, 피고인이 E에게 위 약정한 금액을 지급하였으므로 체불임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포괄임금제(사용자와 근로자가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와 관계없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과 E 사이에 ‘위임계약서’가 아니라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 E가 단순히 피고인에게 도장공만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종속되어 출근하면서 관리직으로 근무한 사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E가 관리직 직원임을 인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판과정에서 비로소 시작한 ‘근로계약관계 부존재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주식회사 D)과 E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약정’에 관한 아무런 기재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기타 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만을 알 수 있으며, 그밖에 피고인(주식회사 D)과 근로자 E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다. E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지도 않으므로 포괄임금제에 의함 임금 지급계약이 유효하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E에 대한 포괄임금제 주장(수당 포함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임금 지급완료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출근부에 기재된 근로자들의 연장근무시간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기량시험 합격을 조건으로 숙련된 도장공임을 전제로 채용한 것인데, 근로자들의 경력부족 및 역량부족으로 연장근무 등을 하게 된 것이다.
근로자 I, J의 경우에는 2022. 6. 29.경 기본급만 지급받기로 추후 합의하였다.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체불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체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각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근부에 기재된 연장근무시간의 신빙성 판단
K은 2022. 6. 27.경에야 주식회사 D에 입사한 후 근로자들의 근태관리를 시작하였는바, K은 2022. 6.의 근로자들의 근태관리에는 실제 관여하지 않았고, 피고인도 2022. 6.의 근로자들의 근태관리를 관리이사 F가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증거기록 115쪽).
피고인 운영의 주식회사 D에서 근로자들의 출근부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야근수당 등을 산정하여 지급하기 위해서이다. 근로자들이 수기로 출근부를 기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피고인이 카드 기록기 등 전자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는 대부분 마지막까지 남아 문단속을 하였다. 출근부는 근로자들이 각자 작성하기도 하고 그 다음날 관리이사 F가 현장 사람들을 불러 E에게 확인하여 근로자들의 퇴근시각을 파악한 뒤 누락된 부분을 보충하여 기재하여 왔다. 관리이사 F가 매일 근로자들의 출퇴근 시각을 확인한 점에 비추어 출근부에 기재된 근로자들의 퇴근시각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2022. 6. 말경 위 출근부를 관리이사 F로부터 보고받았는데, 위 일시경 피고인이 출근부에 기재된 근로자들의 퇴근시각이 실제 퇴근시각과 다르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는다(오히려 피고인은 근무 외 수당 등이 발생함을 근거로 근로자들에게 위 수당을 즉시 받으려면 사직하고 일단 기본급만 받고 수당은 나중에 지급받으면 계속 근무하게 해준다는 취지로 근로자들을 회유해온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 D의 공정은 쇼트 작업 이후에 도장 과정이 바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쇼트사가 연장근무를 하였다면 도장공 또한 마찬가지로 연장근무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피고인은 쇼트공들에게는 근무 외 수당 등은 모두 지급하였다.
연장근무의 경위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서 상 임금은 주 40시간(소정근로시간 08:00~17:00, 근무일 매주 5일) 근로를 조건으로 E(관리직)는 월 500만 원, 나머지 도장공들(현장직)은 월 370만 원으로 정하였고, 상여금은 없고, 기타급여는 있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피고인도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08:00~17:00이고 주 5일 근무인 점은 인정하고 있다(증거기록 125쪽).
근로자 E는 관리직이고, 근로자 G, H, I, J은 도장공(현장직)이다. 피고인이 위 도장공들을 모집할 당시 자격증이나 구체적인 분야(분체도장)에서 ○년 이상 경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채용공고를 내거나 이와 같은 내용을 근로계약서에 조건으로 명시한 사실이 없고, 위 근로자들이 허위의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를 제출하였다는 사정도 엿보이지 않으며,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분체도장에서의 숙련된 도장공의 경력이 근로계약의 조건이 되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주식회사 D에서 수행한 도장작업(분체도장, FBE 코팅)은 일반 업계에서 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작업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작업의 숙련자는 상정하기 어렵고, 위 작업을 새로 시작한 사람이 위 업무에 적응하고 기량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숙련되기 전까지 불량품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히 예정된 일이었고, 이는 사업주의 위험부담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경력부족 내지 역량미달 또는 실질적인 생산량이 많지 않아 근로자들의 업무량이 야근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늦게까지 남아 기량통과를 위한 연습, 기타 작업 등을 한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27쪽). 근태기록을 직접 기록하며 관리한 관리이사 F가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많다(근로기준법 위반 우려)고 피고인에게 우려를 표시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연장근로를 인지하고서도 이를 묵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자 I, J의 임금채권포기 여부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에 위반한 약정은 무효이다. 피고인이 나중에 초과근무수당을 주기로 하고 근로자 I, J에게 일단 사인하라고 요구한 점, 기왕 발생한 구체적인 채권의 내역 및 그 금액 등이 특정되지 않은 점, 임금채권 포기의 의사가 명시적이고 구체적으로 표시된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주장의 자료(증거기록 41쪽, 42쪽)만으로는 I, J의 임금채권 포기 의사표시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은 근로자 I, J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한대로 산정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유사 사건과의 양형 상 균형,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점, 동종전력(근로기준법위반으로 1998년 벌금 150만 원, 1999년 벌금 200만 원, 1999년 벌금 100만 원으로 처벌) 등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안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