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6. 2. 25. 선고 2025고정482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1>

피고인 주식회사 A(이하 'A'라 한다)는 창원시 성산구 C건물, 4층에 본사를 두고 주택관리업 등을 영위하며 부산 사상구 D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공동주택 관리계약을 체결하여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운영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가 임명한 위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위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피고인 A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책임지는 사람이다.

가.

피고인 B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작업발판의 끝·개구부 등을 제외한다) 또는 기계·설비·선박블록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발판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맞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해야 하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2. 1. 25.경 위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A 소속 근로자 E 로 하여금 F동 앞 주차램프 상부에서(바닥 기준 약 2.7m) 조경용 사다리를 사용하여 향나무 전지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인 A

피고인은 가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규정

나.

관련 법리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의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도10384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근로자 E(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경사로에서 2.7m 높이의 수목 전지작업을 하기 위해 이동식 조경용 사다리에 올라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사다리가 벌어지면서 진입경사로 바닥으로 추락한 사실은 인정된다(이하 위 장소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전지작업을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작업을 지시하였다거나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증인 G과 피고인 B의 일치하는 법정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수목 전지작업은 일반적으로 평탄한 화단 내에서 이동식 조경용 사다리를 사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 B이 이 사건 근로자에게 주차장 진입경사로에 이동식 사다리를 세워 상부 수목에 접근하는 방식의 이 사건 작업을 하라고 지시하였다고 볼 만 한 증거가 없다.

또한 위 증거들에 의하면, 주차장 진입경사로에 이동식 사다리를 세우고 2.7m높이의 전지작업을 하려고 시도한 것은 이 사건 근로자의 임의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이 이 사건 근로자가 위와 같이 이례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전지작업을 진행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이 경사와 굴곡이 있고 진출입차량들이 계속 드나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경사로에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작업발판을 설치하는 것이 곤란하지 않았다거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는 것이 곤란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피고인 B은 위 관리사무소에 이동형 비계를 구비해두고 있었으나, 위와 같은 경사면에서 이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근로자가 이 사건 작업 당시 안전모와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 관리사무소에는 안전모와 안전대가 구비되어 있었고, 이 사건 작업 당시 주차장 진입경사로 난간에 안전대를 거는 등 안전대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자는 이 법정에서 '작업 시 2인 1조로 안전화, 안전모, 안전대 보호장비 착용 후 작업하라는 교육을 받았다.', '피고인 B로부터 안전대를 착용하고 작업하라는 지시를 몇 번 받은 적 있다.', '전지작업 시 A형 사다리 위에서 작업 충 추락하여 사고가 발생한 사안에 관한 안전교육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약 10일 전인 2022. 1. 13.경 안전교육일지를 비롯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위 관리사무소의 시설팀장으로서 직접 기안하고 결재한 다수의 안전교육일지에도 '작업 시 2인 1조로 안전화, 안전모, 안전대 보호장비 착용 후 작업할 것' 등의 내용이 반복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위 관리사무소의 시설주임인 증인 G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 B이 매달 1회씩 안전교육을 실시하였고, 안전대·안전모 착용과 사다리 사용 시 조심해서 2인 1조로 하라는 것은 교육을 받았다.', '피고인 B은 작업할 때 2인 1조로 작업하고, 안전화·안전모·안전대 등 보호장비 착용 후 작업할 것을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교육했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는 수차례 안전교육일지 등을 기안하고 결재해왔고, 위 관리사무소의 표준안전관리계획서상 조경 부문의 안전관리책임자로 선정되어 있었으므로, 그 스스로가 소속 근로자의 보호구를 점검하고 그 착용·사용에 관하여 교육 및 지도할 책임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근로자는 안전모, 안전대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당초 2인 1조로 G과 함께 주차장 진입경사로에서 이동식 사다리를 사용하여 이 사건 작업을 진행하려고 하다가, G에게 더 높은 일자형 사다리를 가져오라고 지시하면서도, 기존 사다리 위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 혼자 머물며 담배를 피우고 휴대전화로 주식창을 보고 있다가 G이 돌아오는 무렵에 추락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근로자의 지위, 역할, 책임 및 2인 1조가 아닌 상태에서 경사면에 세워진 사다리 위에 혼자 머물며 휴식을 취하던 이례적인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이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였다고 평가하기는 더욱 어렵다.

5)

물론 피고인 B은 이 사건 작업과 달리 화단에서 이루어진 일반적인 수목 전지작업에 작업발판이 아닌 이동식 조경용 사다리가 사용되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고, 이 사건 당시는 앞서 본 개정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42조 제4항이 신설되기전으로, 이동식 사다리 사용에 관한 구체적인 법적 기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42조 제1항 및 제2항은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 안전대를 착용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으로서 안전조치를 대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점,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기만 하면 작업장소의 평탄도나 작업지점의 높이, 작업 난이도 등을 불문하고 위 규칙 제42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경우, 비교적 낮은 높이에서 간단한 작업을 하는 경우에도 사업주에게 표준·규격 등이 엄격하게 규정된 작업발판 등을 설치하도록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한 점을 고려할 때, 수목 전지작업에 이동식 사다리를 사용하는 것이 어느 경우에나 안전조치의무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위 아파트에서 이루어진 일반적인 수목 전지작업에 관해서는 작업장소의 평탄도나 작업지점의 높이, 작업 난이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바, 피고인들이 실시한 일반적인 수목 전지작업 자체가 위 규칙 제42조 제1항에 따라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만 하는 경우에 해당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고 이후 신설된 개정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42조 제4항의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수목 전지작업에 안전발판, 안전난간, 미끄럼·벌어짐 방지장치가 장착되어 있지 않은 일반 이동식 조경용 사다리를 사용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세이

각주1) 공소사실을 정리하는 범위 내에서 일부 수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