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6. 6. 24. 선고 2026가합3 판결

주문

1.

C 주식회사와 피고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매출채권에 관하여 2023. 5. 10. 및 2023. 5. 11.에 체결된 채권양도계약을 982,051,724원의 범위 내에서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982,051,72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 중 1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23. 7. 21.경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가합101245호로 물품대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24. 1.17.경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956,885,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원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부산고등법원 2024나51308), 항소심 법원은 2024. 10. 24. 제1심에서 인용된 금액 외에 추가로554,879,12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당사자들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원고는 위 물품대금 사건의 집행력 있는 판결 정본에 기하여 부산지방법원 서부 지원 2023카단101303호로 채무자 이 사건 회사, 제3채무자 E 외 15명, 청구금액1,723,145,700원으로 하여 '이 사건 회사의 E 외 15명에 대한 물품대금채권 중 합계 1,723,145,700원에 이를 때까지의 금원'에 대한 채권가압류결정을 받았고, 이후 2025.1. 21.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타채12호로 위 가압류 중 1,699,433,778원을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받았다.

다.

이 사건 회사는 2023. 5. 8.경 채무초과상태에서 거래처 대금에 대한 지급을 거절하는 등 부도를 선언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무 지급에 갈음하여 2023. 5. 10. 및 2023. 5. 11. 이 사건 회사의 전무이자 근로자들 대표로 선임된 피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매출채권(이하 '이 사건 각 채권'이라 한다)을 양도하였고(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라 한다), 같은 날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는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여 위 각 내용증명 우편이 그 무렵 이 사건 각 채권의 제3채무자들에게 송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회사는 무자력 상태에서 채권자들의 공동담보이자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이 사건 각 채권을 피고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회사에서 피고의 지위, 양도 경위 및 양도 범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일반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취소되어야 하고, 원상회복 되어야 한다.

나.

피고

피고는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우선변제권 있는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 사건 각 채권을 양수하였으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피보전채권 존부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잡아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07. 6. 29. 선고 2006다66753 판결 참조).

원고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판결금 채권 및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기한 채권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2023. 5. 10. 이후에 확정되었으나,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위 판결금 채권의 내용은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2023. 5. 8. 전에 납품한 물건에 대한 대금 및 2023. 5. 8. 전 할인한 어음이 부도가 나면서 발생한 약정금 채권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 및 약정금 채권은 2023. 5. 8. 전에 이미 발생하였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잡아 판결금 채권등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었으므로, 이 사건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나.

사해행위 성립 여부

1)

관련 규정과 법리

가)

이미 채무초과의 상태에 빠져 있는 채무자가 그의 적극재산인 채권을 그에 대한 채권자 중 일부에게 대물변제조로 양도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된다(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36647 판결 참조). 그러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채권자는 처음부터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환가절차에서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와 같은 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자에 대한 대물변제의 제공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한다고 볼 수 없어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대법원 2008. 2.14. 선고 2006다33357 판결 참조).

나)

근로기준법 제38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에 의하면, 임금, 퇴직금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을 제외하고는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하고,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간의 퇴직금은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조세 · 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

다)

사해행위취소권은 채권의 공동담보를 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그 취소의 범위는 공동담보의 보전에 필요하고 충분한 범위에 한정된다. 따라서 채무자가 사해행위에 의하여 비로소 채무초과상태에 이르게 되는 경우에, 채권자는 사해행위가가분인 한 그 중 채권의 공동담보로 부족하게 되는 부분만을 자신의 채권액을 한도로 취소하면 족하고, 그 행위 전부를 취소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0. 8. 19. 선고 2010다36209 판결). 사해행위의 성립 여부는 사해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므로, 연속하여 수 개의 재산처분행위를 한 경우에도 원칙으로 각 행위별로 그로 인하여 무자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사해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다69026 판결 참조). 다만 그 일련의 처분행위를 하나의 행위로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이를 일괄하여 전체적으로 사해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그 각 처분행위가 상대방이 동일한지, 시간적으로 근접한지, 상대방과 채무자가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각 처분의 동기 내지 기회가 동일한지 등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23857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이 사건 회사가 채무초과상태에서 2023. 5. 10. 및 2023. 5. 11.경 이 사건 각 채권을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채무 변제에 갈음하여 피고에게 대물변제조로 양도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회사의 다른 채권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되고, 앞서 본 이 사건 회사의 당시 자금사정이나 피고의 이 사건 회사에서의 지위 및 근로자 대표로 선임된 경위, 갑 제6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 사해행위 당시의 채권단회의에 피고가 참여한 과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의 사해의사 및 피고의 악의 역시 인정된다.

나)

한편 피고는 우선변제권 있는 임금 및 퇴직금 채권자에 대한 대물변제 행위는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다른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사해행위 당시 우선변제권을 가지는지, 또 우선변제권 있는 부분은 얼마인지에 관하여 본다.

갑 제7, 9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일 무렵 직전 3개월분에 해당하는 2023. 3.분부터 2023. 5.분까지의 근로자들 급여 총 178,026,327원을 미지급하고 있었던 사실, 2023. 5.을 기준으로 계산한 근로자들의 퇴직금 및 퇴직연금은 세금공제 후 317,140,374원 이었던 사실이 각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9 내지 12, 15, 17, 23, 25, 27, 2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의 채권자이자 근저당권자인 중소기업은행은 2023. 8.경이 사건 회사 소유의 공장 건물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였는데, 그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D의 가족인 F(며느리인 것으로 보임)가 이 사건 회사 공장 건물을 낙찰 받아 이를 매수한 사실, F는 그 무렵 주식회사 G을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나 사실상 주식회사 G은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였던 D가 계속하여 경영하고 있는 사실, 주식회사 G은 이 사건 회사의 주요 매출처인 주식회사 H 등과의 거래관계를 지속하면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고, 피고를 비롯한 근로자들 대부분은 주식회사 G으로 그 소속을 옮겨 계속하여 근무하고 있는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이후 이 사건 각 매출채권 중 일부를 2023. 5. 15.경부터 2024. 4. 22.까지 사이에 회수하여 근로자들의 밀린 3개월분 임금채권에 충당하였으면서도 퇴직금에 대해서는 이를 안분하여 충당하지 않았던 사실<2>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주식회사 G은 이 사건 회사의 인적·물적 시설을 그대로 양수하여 동일한 영업을 하면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므로 사실상 법인격이 동일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 당시 피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형식적으로만 이 사건 회사를 퇴직하고 주식회사 G에 취직하는 형태를 취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으려는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회사 역시 피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을 퇴직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사해행위시인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고, 그 우선변제권 역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하여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다른 채권자들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는 범위는 사해행위시에 발생해 있던 미지급 임금 채권 178,026,327원에 한정된다.

다)

위에서 든 증거에 을 제5호증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회사는 2023. 5.경까지 발생한 매출채권을 근로자들의 임금 채무 변제에 갈음하여 일괄하여 대물변제에 제공한 사실, 이 사건 회사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각 채권에 대하여 채권양도계약서가 각 별도로 작성되기는 하였으나 동일한 양식에 제3채무자와 금액만 변경하는 형태로 일률적으로 작성된 사실,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중 15건은 2023. 5. 10. 나머지 2건은 2023. 5. 11.경에 이루어졌는데 위 15건 및 2건의 채권양도 사이에 별다른 차이점은 없고, 채권양도통지 역시 그 통지를 위임받은 피고가 동일한 날짜에 한꺼번에 내용증명을 보냄으로써 이루어진 사실이 각 인정되고,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채권에 대한 양도계약은 그 일련의 처분행위를 하나의 행위로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므로 이를 일괄하여 하나의 사해행위로 봄이 타당하다.

3)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다른 채권자들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는 범위는 사해행위시에 발생해 있던 미지급 임금 채권 178,026,327원에 한정되고, 나머지 부분은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될 수 있었던 부분임에도 이 사건 회사가 일괄하여 피고에게 양도한 것이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원고의 피보전채권의 범위 내에서 공동담보에 제공될 수 있었던 부분인 982,051,724원(= 이 사건 각 채권의 합계액 1,160,078,051원 - 178,026,327원)의 범위에서 취소되어야 한다.

다.

원상회복의 방법

1)

법리

채권자의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가 인정되면, 수익자는 원상회복으로서 사해행위의 목적물을 채무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지게 되고, 만일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서 사해행위 목적물의 가액 상당을 배상하여야 하는바, 여기에서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라 함은 원물반환이 단순히 절대적, 물리적으로 불능인 경우가 아니라 사회생활상의 경험법칙 또는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그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다58316 판결 참조),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채권양도가 채권자에 의하여 취소되기 전에 이미 채권양수인인 수익자 등이 제3채무자로부터그 채권을 변제받는 등으로 양도채권이 소멸된 경우에는, 채권자는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수익자 등을 상대로 그 채권양도의 취소와 함께 변제로 수령한 금전의 지급을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2711 판결 참조).2)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0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23. 5. 15. 및 2023. 5.16.경 제3채무자인 주식회사 H으로부터 112,685,082원을 수령(별지 목록 기재 순번 8-1 채권임)하여 이를 근로자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나누어 준 것을 비롯하여 2023. 5.17. I 주식회사로부터 17,126,123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2 채권임), 2023. 5. 31. 주식회사 J<3>으로부터 2,494,800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4 채권임), 2023. 7. 27. 주식회사 K로부터 42,688,800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15 채권임), 2023. 9. 20. 주식회사 L으로부터 15,722,784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11 채권임), 2023. 10. 18. 주식회사 M 으로부터 2,873,640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10 채권임), 2023. 10. 31. 주식회사 O으로부터 8,346,360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5번 중 일부임), 2023. 11. 30. P 주식회사로부터 3,555,244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12 채권임), 2024. 1. 22. E(Q)으로부터 29,552,836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9 채권임), 2024. 4. 19. 주식회사 R으로부터 21,131,643원을(별지 목록 기재 순번 3 채권 중 일부임) 각 수령하여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 등에 충당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사해행위인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이후 채권양수인이자 수익자인 피고가 제3채무자로부터 그 채권을 상당부분 변제받아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 졌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채권자인 원고는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수익자인 피고를 상대로 그 채권양도의 취소와 함께 변제로 수령한 금전의 지급을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청구할 수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채권의 양도를 일괄하여 하나의 사해행위로 보는 이상 피고가 아직 제3채무자로부터 채권을 변제받지 아니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만 따로 원물반환을 명할 것은 아니다.

3)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사해행위취소에 대한 원상회복으로서982,051,72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판결 확정일부터 민법에 따른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희(재판장) 곽새롬 이희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