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 B, C, D, F, G을 각 벌금 5,000,000원에, 피고인 E을 벌금 3,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6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A, B, C, D, F, G에 대한 각 단수금액은 버린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일을 피고인 B에 대한, 1일을 피고인 A, F, G에 대한 위 각 벌금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에 각 산입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법리오해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은 다음과 같은 하자가 있어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파업은 중재회부에 따른 쟁의행위 금지를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고 '법'이라 한다) 제63조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005. 11. 25.자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서에는 노사간 현격한 주장의 차이로 조정을 종료한다는 내용 이외에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에게 '중재회부 보류'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 권한 없이 위법한 중재회부 보류결정을 거친 후에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을 하였다.
가사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에게 중재회부 보류결정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법 제74조 제2항, 제75조에 의하여 특별조정위원회의 서면에 의한 권고와 조정담당 공익위원의 의견을 들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생략한 채 이루어졌다.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은 중앙노동위원회의 2005. 11. 25. 조정 종료 결정 이후 3개월여가 지난 2006. 2. 28.에서야 이루어져 법 제74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
양형부당
이 사건 파업이 평화적으로 진행되었고, 노동조합 스스로 조기에 파업을 철회한 점, 피고인들은 H노동조합 지방본부의 임원으로서 상부기관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파업을 진행하는 정도의 역할을 한 점, 이후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점, 피고인 B, C, D, E, F, G은 동종의 범죄전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장차 이와 유사한 불법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릴 필요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I공사는 철도운송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법 제71조 제2항에 정한 필수공익사업장이고, H노동조합은 I공사의 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H노동조합과 I공사는 2005. 8. 31.부터 2005. 11. 4.까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이에 H노동조합이 2005. 11. 10. 법 제53조에 기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자, 중앙노동위원회가 법 제72조에 따라 구성한 특별조정위원회는 2005. 11. 25. 특별조정회의를 개최하여 노사간의 쟁점사항을 조정하고자 노력하였으나 노사간의 현격한 주장차이로 인하여 조정안 제시가 어렵고 조정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조정을 종료하는 한편, H노동조합이 2005. 11. 25. 개최된 특별조정위원회에 '자율교섭으로 타결하기 위하여 2005. 12. 16.까지 파업 없이 성실히 교섭할 것을 서면으로 확약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함에 따라, H노동조합의 자율교섭의지를 존중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우선 중재회부를 보류하고 향후 노동조합이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당해 사업장을 중재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조건부 중재회부를 권고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법 제75조에 따라 공익위원에게 의견을 요청하여 공익위원으로부터 조건부 중재회부가 타당하다는 의견제시를 받은 후 2005. 11. 25. H노동조합과 I공사에게 '2005. 12. 16.까지 중재회부를 보류하되, 향후 H노동조합이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즉시 중재에 회부하겠다'는 내용의 중재회부 보류결정을 통지하였다.
그 후 H노동조합이 2005. 12. 16.경 '2006. 1. 31.까지 파업 없이 성실히 교섭한다'는 취지의 확약서를 다시 제출하자,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2005. 12. 16. 다시 '2006. 1. 31.까지 중재회부를 보류하겠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고, 2006. 1. 31.에 이르러 H노동조합이 더는 파업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는 견해를 표명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당시 노사 교섭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구체적인 파업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노사 자치에 의한 교섭과 노동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2006. 1. 31. H노동조합과 I공사에게 '노사 자율교섭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2005. 11. 25.자 특별조정위원회의 중재회부 보류권고와 공익위원의 의견을 존중하여 중재회부 보류를 연장하겠다'는 내용의 중재회부 보류결정을 통지하였다.
H노동조합은 2006. 2. 7.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총파업일정을 2006. 3. 1. 01:00경으로 결의한 가운데 I공사와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으나, 2006. 2. 28. 최종적으로 노사간의 교섭이 결렬되었다.
이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2006. 2. 28. 20:00경 '노사가 자율교섭을 계속하였으나 쟁점사항에 대하여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고 H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데, 파업시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고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할 것이 예상되어 2006. 2. 28. 21:00부로 중재회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중재회부 결정을 하고, 같은 날 H노동조합과 I공사에게 중재회부결정을 송달하였다.
피고인들은 위 중재회부결정에도 불구하고 H노동조합 집행부의 지시에 따라 2006. 3. 1. 01:00경부터 2006. 3. 4. 14:00경까지 소속 지방본부의 노조원들을 통솔하여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한 채 업무를 거부하였다.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첫째 주장에 대하여
노동쟁의조정에 있어 사적조정을 최우선시하고 있는 법 제47조, 제52조 등의 취지를 고려해 보면 노사 자율교섭의 중단으로 이르게 되는 중재회부결정은 노사의 분쟁해결에 있어 예외적이고 보충적인 기능을 해야 할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노사간의 자율성, 책임성을 제고하여 성숙한 노사관계의 확립으로 노동쟁의를 예방 · 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법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노사간의 자율교섭에 의해 분쟁해결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에는 중재회부결정은 되도록 신중하게 행하여져야 할 것이어서, 그 결정의 보류가 단지 쟁의행위 자체를 실질적으로 제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중재회부 보류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특별조정위원회가 2005. 11. 25. H노동조합으로부터 2005. 12. 16.까지 파업 없이 성실히 교섭에 응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받고 조건부 중재회부를 권고하였고,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공익위원에게 의견을 요청하여 공익위원으로부터 조건부 중재회부가 타당하다는 의견제시를 받은 후 2005. 12. 16.까지 중재회부를 보류하되, 향후 H노동조합이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할 경우 즉시 중재에 회부하겠다는 내용의 중재회부 보류결정을 한 점, H노동조합이 다시 교섭 시한을 2006. 1. 31.까지로 하는 확약서를 제출하자, 중앙노동위원회원장이 노사의 자율교섭에 의한 분쟁해결을 우선시하여 2006. 1. 31.까지 중재회부를 보류하겠다는 내용의 중재회부 보류결정을 한 점, H노동조합이 2006. 1. 31.에 이르러 더는 파업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는 견해를 표명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당시 노사 교섭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고 구체적인 파업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노사자치에 의한 교섭과 노동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 중재회부 보류결정을 한 점, H노동조합이 2006. 2. 7.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총파업일정을 2006. 3. 1. 01:00경으로 결의한 가운데 I공사와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으나 2006. 2. 28. 최종적으로 노사간의 교섭이 결렬되자,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 '향후 노동조합이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당해사업장을 중재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는 2005. 11. 25.자 특별조정위원회의 조건부 중재회부권고와 그에 대한 공익위원의 의견을 고려하여 파업시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고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할 것이 예상되어 2006. 2. 28. 21:00부로 중재회부를 결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노동조합의 자율교섭 약속에 따라 2회에 걸친 중재회부 보류결정에 이어 내려진 2006. 1. 31.자 중재회부 보류결정도 H노동조합의 자율교섭 약속은 없었으나 당시 자율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존중하여 행해진 것으로서 단지 쟁의행위 자체를 실질적으로 제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의 3회에 걸친 중재회부 보류결정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둘째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결정 및 다른 공익위원의 의견청취가 있은 때로부터 3개월 후에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특별조정위원회가 '우선 중재회부를 보류하고 향후 노동조합이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당해 사업장을 중재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조건부 중재회부를 권고하였고, 공익위원도 조건부 중재회부의 의견을 제시하였는바, 위 조건부 중재회부 권고 및 의견 제시는 노사의 자율적인 분쟁해결을 우선시하여 바로 중재회부를 하는 것은 보류하되,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당해 사업장을 중재에 회부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내용에 따른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까지도 당연히 예정해 두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은 법 소정의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결정과 다른 공익위원에 대한 의견 청취절차를 거쳤다고 할 것이다.
셋째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 특별조정위원회의 조정 종료가 있은 때로부터 3개월 후에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특별조정위원회가 조정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건부 중재회부를 권고하였고, 이에 기하여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 3회에 걸친 중재회부 보류결정에 이어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 법 제74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 법 규정에 위반한 것이어서 위법하다는 취지의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H노동조합 J본부 또는 K의 임원들로서 이 사건 파업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해 I공사가 상당한 손해를 입고,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도 불편을 초래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아 죄질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으나, 한편으로 피고인들은 H노동조합 중앙대책위원회의 파업지침에 따라 이 사건 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파업의 기간이 4일 정도로 비교적 짧았고, 사업장을 점거하거나 기물을 손괴하는 등의 적극적인 폭력적 방법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하여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소극적인 방법을 택한 점, 피고인 C, E, F에 대하여는 고소가 취소된 점, 피고인 E은 초범이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벌금형 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기타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죄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항소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므로 주문에서는 따로 설시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