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2. 5. 3. 선고 2011가합1687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신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금융기관이 보유하는 부실자산의 정리촉진과 부실징후기업의 경영 정상화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법령에 의하여 국가기관 등으로부터 위임받은 재산의 관리, 처분업무 등을 수행함으로써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나.

신미개발과 코레트신탁의 분양형 토지신탁계약

1)

신미개발 주식회사(이하 '신미개발'이라고 한다.)는 부산 사하구 C 대 612m² 외 4필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주상복합건물을 신축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1994. 8. 27. 주식회사 코레트신탁(변경 전 상호 대한부동산신탁주식회사, 이하 '코레트 신탁'이라고 한다.)에게 위 개발계획의 타당성 검토, 개발용도와 규모 설정 등 사업성 검토를 의뢰하였으며, 코레트신탁은 그 해 10.경 신미개발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사업 전망이 양호하다는 내용의 검토결과를 통보하였다.

2)

이에 신미개발은 1994. 12.경 동양종합금융 주식회사(2001. 4. 3. 동양현대종합금융 주식회사로 상호 변경되었다가 2001. 12. 1. 동양종합금융증권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었다. 이하 '동양종금'이라고 한다.)로부터 172억 원을 차용한 후 위 돈으로 그 달 31.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다음, 1995. 4. 19.과 그 해 9. 20.두 번에 걸쳐 주식회사 대우(이하 '대우'라고 한다.)와의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D 주상복합빌딩 신축공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3)

신미개발과 코레트신탁은 1995. 10. 24. 신미개발이 코레트신탁에게 이 사건 토지를 신탁하고, 코레트신탁은 이 사건 토지에 지하 6층, 지상 24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건축하여 이를 분양한다는 내용의 분양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이 계약에 의한 사업을 이하 '이 사건 신탁사업'이라고 한다.). 신미개발은 그 달 27. 코레트 신탁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신탁등기를 하고 동양종금의 수익권 등에 관한 사항도 신탁원부에 등록하였다. 위 토지신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신미개발과 코레트신탁은 1995. 11. 15. 이 사건 신탁계약의 특약사항 제7조에 관하여 대우를 수익자로 추가하고 1순위 수익자를 동양종금(수익한도액: 216억 원) 및 대우로, 2순위 수익자를 대우(수익 한도액: 72억 원)로, 3순위 수익자를 신미개발(수익 한도액 : 잔여액)로 각각 변경하고, 이를 신탁원부에 등록하였다.

나.

코레트신탁의 자금난

1)

코레트신탁은 1995. 11. 26. 이 사건 신탁사업의 시공회사로 대우를 선정하여 D 주상복합건물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대우는 그 달 29. 코레트 신탁으로부터 공사 선급금으로 124억 1,350만 원을 지급받아 그 중 60억 원을 신미개발에게 대여하였다.

2)

그러나 신미개발은 1997. 9. 22. 대우에게 만기가 도래한 액면금 60억 원의 약속어음을 결제하기 위해 새로 발행한 같은 액면금의 약속어음에 배서를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절당하는 바람에 위 약속어음이 무거래로 지급거절되었다.

3)

코레트신탁은 당시의 I.M.F. 사태 및 신미개발의 부도로 인해 대우에게 지급한 공사 선급금 등으로 사용된 기존의 차용금채무 상환과 관련한 자금난으로 이 사건 신탁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

코레트신탁과 피고의 지급보증계약 및 근저당권 설정

1)

이에 코레트신탁은 1998. 3. 13. 피고와의 사이에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주식회사 제일은행(이하 '제일은행'이라고 한다.)으로부터 617억 5,300만 원을 대출받아 이를 전부 이 사건 신탁사업의 수행을 위해 선급금 등으로 지출한 차용금의 상환 및 변제기 연장의 용도 등으로 사용하였다.

2)

코레트신탁과 피고는 1998. 2. 19. 위 지급보증계약에 따른 코레트신탁에 대한장래의 구상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앞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15억 2,389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달 21.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부산지방법원 1998. 2. 21. 접수 제7111호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라고 한다.)를 하였다.

라.

이 사건 신탁사업과 관련한 소송의 진행 경과

1)

신미개발은 2000. 10. 13. 코레트신탁과 피고를 공동피고로 하여 코레트 신탁에 대하여는 이 사건 신탁사업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 이전 등기의 말소등기를, 피고에 대하여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신탁법 규정에 반하거나 민법 제103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 등기를 각각 청구하는 내용의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00가합75545)을 제기하였다.위 법원은 이 사건 토지 신탁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고,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신탁법에 위배되거나 민법 제103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미개발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는 내용의 패소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대법원의 항소심에 대한파기 환송 판결(2006 다 7532)과 그에 따른 서울고등법원의 항소기각 판결(2008나39283)로 결국 2009. 7. 23. 그대로 확정되었다.

2)

동양종금은 2001. 3. 20.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수탁자의 충실의무 등에 위배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 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01가합18853)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위 법원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이 사건 신탁사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차입하기 위한 것임을 이유로 동양종금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내용의 패소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항소기각판결(서울고등법원 2002나39656)과 상고기각판결(대법원 2004다7439)로 2004. 7. 22.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피고의 제일은행에 대한 대위변제

피고는 제일은행에 코레트신탁과의 지급보증계약에 기하여 2001. 6. 30.6,096, 110, 669원과 2002. 7. 18. 2,358,480,427원 합계 8,454,591,096원을 대위변제하였다.바. 코레트신탁의 파산 및 원고의 신수탁자 선임

1)

코레트신탁은 2002. 12. 30. 파산선고(서울지방법원 2002하합33호)를 받아 신탁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신탁사업에 대한 위탁임무가 종료되었고, 원고는 2009. 4. 29. 신탁법 제11조 제1항, 제17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신탁사업의 신 수탁자로 선임되었다.

2)

한편 코레트신탁은 1999. 3. 10. 피고에게 채권한도액을 147억 7,600만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신탁사업으로 인한 사무처리비용 및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하였고(이하 '신탁사업비용상환채권 양도계약'이라고 한다.), 피고는 2011. 1. 7. 원고에게 위 서울고등법원 판결(2008나39283)에서 확정된 신탁사업비용 3,817,748,059원에 대한 채권 양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3)

또한 동양종금은 2009. 2. 18. 원고보조참가인 A에게 이 사건 신탁사업으로 인한 수익권을 양도하고, 그 날 A은 코레트신탁의 파산관재인에게 위 수익권의 양 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 및 원고의 배당이의

1)

피고는 2010. 10. 14. 부산지방법원에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의 실행에 기한 부동산 임의경매(B)를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아래와 같은 내역으로 산출된 제일은행에 대한 대위변제금의 원리금 합계 11,523, 890,000원(=15,932,059, 970원+5,718,378,104원)을 청구금액으로 신고하였다.

①

피고가 2001. 6. 30. 제일은행에게 코레트신탁과의 지급보증계약에 따라 대위변제한 6,096,110,669원 및 이에 대한 2001. 6. 30.부터 2004. 12. 12.까지 연 18%의, 그 다음 날부터 2010. 10. 10.까지 연 17%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9, 835,949, 301원 합계 15,932,059,970원.

②

피고가 2002. 7. 18. 제일은행에게 대위변제한 2,358,480,427원 및 이에 대한 2002. 7. 18.부터 2004. 12. 12.까지 연 18%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7%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3,359,897,677원 합계 5,718,378,104원.

2)

위 법원은 2010. 10. 14.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를 개시하여 진행한 결과 2011. 5. 3. 주식회사 더블유에프에게 161억 2,650만 원에 매각하여 그 달 9. 최고가 매각허가결정을 하였고, 위 회사는 그 해 6. 28. 매각대금을 모두 납부하였다.

3)

위 법원은 2011. 8. 9. 배당기일에서 실제 배당할 금액 16,105,465,570원 중에서 피고를 1순위와 3순위로 14,468,344,491원을, 주식회사 한원건축사사무소를 2순위로 1,240, 121,079원을 각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그 달 16. 피고를 상대로 위 배당표의 경정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고, 이 소송 절차에서 2012. 1. 20. A이 원고를 위하여 보조 참가 신청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제6 내지 8호증, 1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근저당권은 무효이다.

이 사건 근저당권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신탁법 제21조 제1항, 제28조, 제29조, 제30조의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1)

갑 제5호증(기안서)의 기재에 의하면, 코레트신탁은 피고와의 지급보증 계약에 기하여 제일은행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이미 피고에게 수익권증서 760억 원과 채권최고액 292억 원의 근저당권이라는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대출원금 617억 원의 200%인 1,240억 원 상당의 담보를 추가로 요구하자, 코레트신탁은 뒤늦게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였고,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기담보된 E아파트 사업에 대한 제일은행 차입금 중 일부 금액을 대체 '하여 계상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저당권은 코레트신탁이 이 사건 신탁사업과는 무관한 다른 신탁사업에서 발생한 피고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설정한 것이다.

2)

이 사건 신탁사업의 계약서 제4조에 의하면 코레트신탁은 이 사건 신탁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차입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신탁재산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근저당권은 피고와의 지급보증계약에 기하여 발생하는 '구상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설정한 것이다.

3)

이 사건 근저당권은 코레트신탁이 위탁자인 신미개발이나 우선 수익자인 동양종금, 대우의 동의 없이 임의로 설정한 것이다.

4)

이 사건 근저당권은 채권최고액만을 정하였을 뿐 구체적인 피담보채권이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않은데, 이는 코레트신탁이 피고의 100% 출자로 설립된 신탁회사로서 피고와 통모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였기 때문이고, 배임행위에 해당한다.

5)

신탁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기본적으로 고유계정과 신탁계정을 구분하여 관리하는데, 코레트신탁은 제일은행으로부터 고유계정으로 자금을 차입한 다음, 다시 고유계정에서 이 사건 신탁사업을 위한 신탁계정으로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신탁사업을 하였는바, 이 사건 근저당권은 코레트신탁의 고유계정상의 구상금 체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되었다.

나.

이 사건 신탁사업에 기한 수익권은 우선 변제적 효력이 있다.

동양종금은 피고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 이전에 이미 이 사건 신탁사업에 관하여 216억 원의 수익권을 설정하여 이를 신탁원부에 공시하였고, 그 수익권은 이 사건 토지 매입을 위한 대여금을 담보하기 위해 설정된 것이므로 그 실질이 근저당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동양종금의 수익권은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보다 우선하는 물권적 효력을 가지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선순위 권리자는 원고가 아니라 동양종금이고, 이 사건 토지의 배당금 전액은 동양종금에게 우선 배당되어야 한다.

다.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

설령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신탁사업비용상환채권 양도계약은 피고의 코레트신탁에 대한 구상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피고가 양수받은 확정된 신탁사업비용 3,817,748,059원이라고 보아야 하고, 피고는 위 금액의 범위 내에서만 배당받을 수 있다.

라.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배당금의 귀속주체

피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115억 2,389만 원을 초과한 14,468,344,491원을 배당받았는바, 위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나머지 3,341,454,491원(=14,468,344,491원-115억 2,389만 원)은 원고에게 배당되어야 한다.

마.

원고의 신탁사무처리비용 청구

원고는 이 사건 신탁사업으로 인한 사무처리비용으로 1억 5,000만 원 상당을 지출하였고, 신탁법 제42조 제1항에 의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배당절차에서 위 돈을 최우선적으로 변제받아야 한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효력에 관하여

1)

갑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코레트신탁이 이 사건 신탁사업과는 무관한 자신의 피고에 대한 다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 및 앞서 본 이 사건 신탁사업계약 제4조의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탁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최종적으로 위탁자인 신미개발 또는 수익자가 부담하여야 하고, 이 사건 신탁계약은 신탁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함에 있어 신탁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도 예정하고 있으므로, 코레트신탁이 이 사건 신탁사업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차용하여 충당하고 그 기존 차용금채무의 상환 및 변제기 연장을 위하여 새로운 자금을 차입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한 행위는 이 사건 신탁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①

코레트신탁은 이 사건 신탁사업을 비롯한 여러 신탁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고, 이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차용하여 마련하였는데, 1998. 2.경 제일은행으로부터 기존 대출금 617억 5,300만 원의 상환을 요구받았다.

②

이에 코레트신탁은 피고와의 사이에 코레트신탁이 피고와의 지급보증 계약에 기하여 제일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차용하여 기존 차용금을 상환하되, 피고에 대한 장래의 구상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기존 차용금이 사업비용으로 투입된 해당 신탁사업의 신탁재산에 관하여 위 차용금에서 해당 신탁사업의 투입금액에 따라 안분한 금액을 피담보채권액으로 정한 담보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

2)

코레트신탁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무는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신탁사업자금으로 대출받은 제일은행에 대한 차용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이 사건 신탁사업을 위한 채무에 해당하여 이 사건 신탁사업 계약서 제4조에서 말하는 '차입금'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3)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이 사건 신탁사업을 위한 채무이고, 코레트 신탁이 이 사건 신탁사업에 따라 정당하게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므로, 코레트신탁이 당시 위탁자인 신미개발이나 우선 수익자인 동양종금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4)

더구나 코레트신탁이 피고의 100% 출자로 설립된 신탁회사이고,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은 피고와 코레트신탁의 배임행위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원고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5)

한편 코레트신탁이 고유계정으로 자금을 차입하여 다시 신탁계정에 대여하는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신탁법에서 정한 수탁자의 분별관리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자금조달방법 가운데 하나이고, 이 사건 신탁사업 계약서 제4조에 의하면 위탁자나 수익자의 부담으로 또는 수탁자의 부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수탁자가 다른 신탁재산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코레트신탁이 고유계정으로 자금을 차입한 후 다시 신탁계정으로 대여하는 방식을 취하였다고 하여 수탁자의 분별관리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가 없다.

6)

따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효력이 무효라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나.

수익권의 우선 변제적 효력에 관하여

1)

채권과 물권의 구별

대인적(對人的) 권리인 채권의 성립과 우열관계는 계약자유의 원칙과 채권자 평등의 원칙(채권의 성립원인이나 그 선후와 관계없이 순위가 동일하다.)에 의하고, 원칙적으로 공시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반하여 대물적(對物的) 권리인 물권의 종류와 내용은 법률이 정하는 것에 한정되고, 당사자들이 임의로 이와 다른 물권을 창설하는 것이 금지되며(민법 제185조 참조, 물권법정주의),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물권 상호 간에는 시간적으로 먼저 성립한 물권이 나중에 성립한 물권에 우선하며, 공시방법으로 등기 또는 등록을 요한다.

따라서 어떤 물건에 관하여 물권과 채권의 대립이 있는 경우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우선변제권(근로기준법 제38조)과 임차인의 소액 보증금 우선 변제권(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등과 같이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성립의 시간적 선후와 관계없이 물권이 채권에 우선한다.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동양종금의 수익권에 기하여 그보다 시간적으로 나중에 성립된 피고의 근저당권보다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으려면, 수익권이 물권(또는 물권에 준하는 권리)이거나 우선 변제권이 있는 권리라는 것이 인정되어야만 한다.

2)

수익권의 법적 성질

가)

물권적 성질의 측면

신탁법 제1조 제2항에서는 신탁을 "신탁설정자(이하 '위탁자'라 한다)와 신탁을 인수하는 자(이하 '수탁자'라 한다)와 특별한 신임 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특정의 재산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일정한 자(이하 '수익자'라 한다)의 이익을 위하여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탁법상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 되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하게 이전되고, 다만 수탁자는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함에 불과하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수익권이 일응 물권적 성질을 가지는 권리임을 전제로 ① 등기 또는 등록하여야 할 재산권에 관하여는 그 등기 또는 등록함으로써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고(신탁법 제3조 제1항), ② 수익자는 위법한 강제집행 또는 경매에 대하여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제21조 제2항), ③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고유재산이 된 것을 제외하고는 수탁자의 파산재산을 구성하지 아니하고(제22조), ④ 수탁자가 신탁의 본지에 위반하여 신탁재산을 처분한 때에는 수익자는 상대방 또는 전득자에 대하여 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채권적 성질의 측면

한편 개정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개정되어 2012. 7. 16. 시행 예정)은 수익권의 양도성을 인정하면서 수익권의 양도는 지명채권의 양도와 동일한 방식(민법 제450조)으로 할 수 있고(제65조), 수익자가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에 속한 재산의 인도와 그 밖에 신탁재산에 기한 급부를 요구하는 청구권(이하 "수익채권"이라고 한다.)의 소멸시효는 채권의 예에 따라 10년으로 정하고 있다(제63조 제1항, 민법 제162조 제1항).

현행 신탁법 제42조는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부담한 조세, 공과 기타의 비용과 이자 또는 신탁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자기에게 과실 없이 받은 손해의 보상을 받음에 있어서 신탁재산을 매각하여 다른 권리자에 우선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 신탁법은 수탁자의 필요비 또는 유익비 상환청구권(제48조)과 전 수탁자의 비용 상환청구권(제49조)에 관하여 우선 변제권을 인정하는 한편, 신탁채권은 수익채권보

다 우선한다(제62조)고 명시하고 있다.

다)

신탁원부의 기능

부동산신탁의 경우 부동산등기부의 일부인 신탁원부에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 등과 신탁의 목적, 신탁재산의 관리방법, 신탁종료 사유, 기타 신탁의 조항을 기재하게 되어 있는 바, 신탁사업에는 다수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점(아파트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을 고려하여 제3자로 하여금 신탁사업의 개요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위와 같이 공시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익자의 채권자들도 신탁에 관한 위 공시로 신탁재산의 운용상태를 확인·감시할 수 있고, 수익자가 받을 수익 또는 신탁종료 후에 반환받을 재산을 집행대상으로 삼아 채권의 만족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라)

소결

수익권의 법적 성질이 채권인가 아니면 물권인가 혹은 특수한 권리인가 하는 점은 궁극적으로 신탁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와 관련되는 문제이므로 쉽게 단정 짓기 어렵다.다만, ① 신탁의 본질상 수익자는 '신탁재산 그 자체가 아니라 수익자'에게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의 관리 처분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현행 신탁법은 물론이고, 개정 신탁법에서도 유치권에 기하여 사실상 우선 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탁자(전 수탁자를 포함한다)의 비용 상환 청구권에 대해서만 우선 변제권을 부여하고 있을 뿐, 수익권의 우선 변제권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점, ③ 개정 신탁법에서 수익권의 양도방식과 권리 행사기간을 채권과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④ 민법상 저당권의 경우 채권최고액과 피담보채권의 범위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근저당권에 기한 우선 변제권의 행사 범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수익권의 경우에는 이러한 내용이 신탁원부에 전혀 기재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신탁사업의 특성상 수익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피담보채권의 범위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고, 과연 어떤 채권을 수익권의 피담보채권에 포함할 것인가에 대하여도 이해관계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다툼이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공신력이 부여되지 않는 등기의 효력을 갖는 신탁원부에 수익권이 등재된다는 점만으로는 물권 법정주의와 법률에 의해 예외적으로만 특정 채권의 우선 변제권을 인정하고 있는 현행 법체계 하에서 수익권이 물권 또는 물권적인 효력을 가지는 특수한 권리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신탁사업에 기한 동양종금의 수익권이 피고의 근저당권보다 우선 변제적 효력이 있는 권리라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다.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피고의 코레트신탁에 대한 구상금 채권임은 기초사실 등에서 본 바와 같고, 기초사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코레트신탁으로부터 양수한 신탁사업비용상환채권 3,817,748,059원은 이 사건 근저당권을 담보로 취득한 이후에 코레트신탁을 위하여 추가로 지급보증을 하여 이에 대한추가 담보로써 위 채권을 양도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코레트신탁으로부터 양수한 위 3,817,748,059원의 채권은 이 사건 근저당권과는 전혀 별개로 취득한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라.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배당금의 귀속주체에 관하여

살피건대, 구 수탁자가 파산하여 신 수탁자가 선임된 경우, 신 수탁자가 전 수탁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고(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36 판결 참조), 근저당권설정자와 채무자가 동일한 경우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민사집행법 제148조에 따라 배당받을 채권자나 제3취득자에 대한 우선 변제권의 한도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에 불과하고, 그 부동산으로써는 그 최고액 범위 내의 채권에 한하여서만 변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이른바 책임의 한도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4001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배당금 중 이 사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있더라도 이는 근저당권설정자인 코레트신탁이나 신수탁자인 원고에게 반환될 것이 아니라 그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피고의 채권 변제에 충당되어야 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마.

원고의 신탁사무처리비용 청구에 관하여

신탁법 제42조는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관하여 부담한 조세, 공과 기타의 비용과 이자 또는 신탁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자기에게 과실 없이 받은 손해의 보상을 받음에 있어서 신탁재산을 매각하여 다른 권리자에 우선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법·상법 그 밖의 법률에 의하여 우선 변제권이 있는 채권자라고 하더라도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실체법상 우선 변제권이 있는 채권자라고 하더라도 매각대금으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 없으며, 그가 적법한 배당 요구를 한 경우에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 상당의 돈이 후순위채권자에게 배당되었다고 하여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65242 판결, 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다14595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위 신탁사무처리비용에 대하여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였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유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어느 모로 보더라도 이유가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재봉(재판장) 조종현 손인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