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4. 8. 14. 선고 2013가합927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8조, 제27조에 의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사업주가 파산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퇴직한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이하 '체당금'이라 한다)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그 지급을 청구하면 그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고,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 안에서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출연기관이며, 피고들(피고 H, I, J, K, L, M, N, P 제외)은Q(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피고 H, I, J, K은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였던 R의 상속인이고, 피고 L, M, N, O는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였던 S의 상속인이다.

나.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였던 T는 2005. 6. 24. 부산지방노동청에 위 회사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하여 2005. 7. 25. 이를 인정받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인 피고들은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을 신청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5. 8. 12. 이 사건 회사를 대신하여 피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인 별지 기재 금원을 지급하였다.

다.

부산지방노동청장은 2007. 10. 12. 이 사건 회사의 실질사업주인 U, T, V 등이 체당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회사를 위장폐업하고, 이 사건 회사의근로자 명단에 허위근로자를 추가하여 체당금을 부정수급하였다는 이유로 체당금지급요건 사실확인 취소통지를 하였고, 원고는 2007. 10. 29.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 104명 전원이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은 경우에 해당된다는 사유를 들어 피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회사 근로자 104명에게 체당금반환 및 부정이득추가징수처분을 하였다.

라.

피고들은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부산지방노동청장을 피청구인으로 하여 체당금지급요건 사실확인 취소통지에 대한 취소를 구하였으나 위 심판위원회는 2008. 4. 8.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한편, 피고들은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원고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체당금반환 및 부정이득추가징수처분에 대한 취소청구를 하였고, 위 심판위원회는 2008. 5. 13. V, T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게 한 체당금반환 및 부정이득추 가징수처분은 피고들이 사업주의 체당금 부정수급에 관여한 사실에 대한 조사나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 원고와 피고 C, E, F, G, H, I, J, K, L, M, N, O 사이에서는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자백간주 판결), 원고와 나머지 피고들 사이에서는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들에게 체당금을 지급한 원인인 도산등사실인정이 취소되어 결과적으로 피고들은 법률상 원인 없이 체당금을 수령한 것이 되었으므로 지급받은 체당금 및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민법 제745조 제1항에 의하면, 채무자 아닌 자가 착오로 인하여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채권자가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은 때에는 변제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는데, 위 규정은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자기의 채무로 오신하고 착오로 변제한 경우 채권자가 선의로 증서를 훼멸하거나 시효완성을 방관하는 등으로 그 채권을 잃은 때에는 채권자를 위하여 착오로 변제한 변제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제한하는 취지의 규정이다(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17917 판결 참조).

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도산등사실인정이 후에 취소됨으로써 소급하여 효력이 상실되었으므로 결국 원고는 피고들에게 체당금지급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체당금지급의무가 있는 것으로 착오하고 제3자인 이 사건 회사를 대신하여 피고들에게 체당금을 지급한 것이 되었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채권과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인데(근로기준법 제49조), 피고들은 원고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아 별도로 이 사건 회사에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피고들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늦어도 원고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은 2005. 8. 12.부터 3년이 되는 날인 2008. 8. 11.에 시효로 소멸하였음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이는 채무자 아닌 원고가 착오로 인하여 이 사건 회사의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인 피고들이 선의로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45조 제1항 또는 위 규정의 유추적용에 따라 변제가 유효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고, 결과적으로 변제자인 원고는 채권자인 피고들에게 이미 지급한 체당금의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만일 이와 같이 해석하지 않는다면, 사업주의 위장폐업사실의 발각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당금으로 지급받은 임금과 퇴직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에게 그 지급을 보장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임금채권보장법의 근본취지에 반하게 된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체당금 반환채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장민경 허서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