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에 대한 형의 선고를 모두 유예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3고정1690
판결선고
2013. 11. 11.
범죄사실
피고인 E 주식회사는 건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2009. 3.경 부산 북구 G아파트 재정비사업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G아파트 재건축조합'으로부터 금액 890,087,986,249원에 도급 받아 시공하는 자이고, 피고인 C 주식회사, 피고인 주식회사 A는 이 사건 공사 중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H, I㈜와 함께 피고인 E 주식회사로부터 6,974,000,000원에 공동으로 하도급을 받아 시공하는 자들이고, 피고인 B은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의 공동수급업체들을 대표하는 위 C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으로서 공동수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공정진행, 품질관리 및 안전관리 감독업무를 맡은 사람이며, 피고인 D은 위 E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피고인 B
피고인은 주식회사 A 대표이사인 J와 공모하여 2011. 9. 17.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은 위 공동수급업체들을 대표하여, 위 J는 주식회사 A의 대표이사로서 피해자 K으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현장의 제105동 아파트 14층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하게 하였고, 이 사건 윈치를 엘리베이터 기계실 바닥면에 고정하여 설치한 후 윈치에 부착된 와이어로프를 사용하여 엘리베이터용 레일을 권상하는 작업을 하게 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과 J는 양중기에 해당하는 이 사건 윈치를 사용함에 있어 이음매가 있는 와이어로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필요로 하거나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계·기구로서 크레인(호이스트를 포함한다)에 해당하는 것은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고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J는 이 사건 윈치에 부착된 길이 약55m의 와이어로프 끝단에 있는 훅에 압착식고리가 달린 길이 약47m의 보조와이어로프를 걸어 전체 와이어로프의 길이를 늘인 다음 엘리베이터용 레일을 권상하는데 사용하여 이음매가 있는 와이어로프를 사용하였으며, 권과방지장치, 과부하방지장치 등 방호조치가 되어 있지 아니한 이 사건 윈치를 엘리베이터 승강기 레일을 권상하는 호이스트로 사용하였다.
피해자 K은 방호선반 위에서 리모컨을 이용하여 이 사건 윈치를 작동하여 윈치에 부착 및 연결되어 있는 와이어로프로 엘리베이터 레일을 승강로 안으로 반입하는 작업을 하다가 과부하를 이기지 못한 와이어로프가 끊어져 레일과 와이어로프가 떨어지면서 피해자와 부딪쳐 피해자가 중심을 잃고 지하 3층 승강기 바닥으로 추락하였고, 그 자리에서 다발성 손상 등으로 사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J와 공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A, 피고인 C 주식회사
피고인들은 위 제1항과 같은 일시·장소에서 주식회사 A의 대표이사인 J와 C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사용인인 B이 공모하여 피고인들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1항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으로서 건축업을 영위하는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도급인인 E 주식회사가 사용하는 근로자들은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에 필요한 공정, 품질, 안전 관리 및 안전난간대, 차폐막 설치 등 업무를 수행하고, 수급인인 주식회사 A가 사용하는 근로자들은 같은 장소에서 엘리베이터 설치 업무를 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위 제1항과 같은 일시·장소에서, E 주식회사 소속의 현장소장인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이음매가 있는 와이어로프를 사용하고, 이 사건 윈치를 호이스트로 사용하면서도 과부하방지장치 등 방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E 주식회사
피고인은 위 제1항과 같은 일시·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으로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위 D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3항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위반 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L, M의 각 법정진술
J, 피고인 D, B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N, O, P, Q, B, R, J, D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수사보고(쟁점에 대한 검토)
수사보고(안전시설팀 및 안전감시단 관련 계약서 첨부)
용역도급계약서 2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주식회사 A, C 주식회사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피고인 B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형법 제30조
피고인 E 주식회사, D : 구 산업안전보건법(2011. 7. 25. 법률 제109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2항, 제1항
형의 선택
피고인 B, D : 각 벌금형 선택
선고유예할 형
각 벌금 300만 원
노역장유치
피고인 B, D : 각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50,000원을 1일로 환산)
선고유예
각 형법 제59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등에 관한 부분 참작)
양형의 이유 등
윈치가 물건의 권상용도로 사용될 경우 이는 호이스트에 해당하여 그 사용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과부하방지장치 등 안전설비가 갖추어져야 한다.
윈치는 드럼에 탄성이 있는 로프를 연결하여 드럼의 회전을 통해 견인력을 발생시키는 기계적 원리를 의미할 뿐인 것으로 판단되고, 만약 위와 같이 윈치와 호이스트의 개념 관계를 해석하지 않는다면 권상용도로 사용되는 모든 윈치에 관하여 그 사용 용도에 따라서 발생하는 위험성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안전조치가 필요하지 아니함은 물론 아무런 규제를 가할 수 없다는 비상식적인 결론에 이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범행 경위 즉 사고발생의 경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호이스트와 윈치의 구별을 위한 관련법령상의 정의규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한 법률상의 개념혼란으로 인하여 피고인들이 호이스트에 해당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윈치에 과부하방지장치 등 안전장치를 미처 설치하지 못한 바람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만약 윈치와 호이스트에 관한 법률상의 개념이 관련법령에 명시되어 있어 그 준별이 명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거나, 관할 관청이 호이스트 용도로 사용되는 윈치에 관하여 관련법령이 요구하는 안전설비를 갖추고 이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관리감독을 하는 등 이 사건 사고발생 당시 호이스트와 윈치의 개념이 실무상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다면, 피고인들이 원치라 불리우는 이 사건 기계장치에 관하여 호이스트가 갖추어야 할 각종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을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사건 기계에 만약 과부하방지장치 등의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면 이 사건 사고는 애시 당초 발생하지조차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고 발생의 경위를 고려하면, 관련 법령을 명확하게 정비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국가의 잘못이 사실상 근본적인 사고발생의 원인이라 할 것인바,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
여기에다가 피해자가 이 사건 기계가 무리하게 동작하도록 직접 조작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바 피해자의 잘못 또한 적지 않은 점, 피고인들이 피해보상을 완료하고 피해자의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판사 이도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