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4. 1. 7.자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4. 1. 8.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1,746,613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14. 1. 7.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2,500,000원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버스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00. 11. 12.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4. 1. 7.까지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1) 원고는 2013. 11. 22. 17:25경 부산 북구 B아파트에 있는 C 횟집에서 회사 동료인 D, E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D가 귀가한 후 E에게 건방지다고 나무랐으나 동인으로부터 대드는 취지의 말을 듣자 격분하여 소주병으로 E의 머리를 1회 내리쳐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 열창 등을 가하였고(이하 '이 사건 상해행위'라 한다), 2014. 4. 16. 부산지방법원 2014고단1203호로 이 사건 상해행위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2014. 1. 20. 이 사건 상해행위와 관련하여 실시된 부산지방검찰청의 조정과정에서 60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E와 합의하고, 위 합의금을 전부 지급하였다.
1) 피고는 2013. 12. 23.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고, 2014. 1. 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하기로 결정한 뒤, 원고에게 2014. 1. 7.자로 해고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해고처분 통지를 하였다.
위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갑 제4호증, 을 제3호증과 같다)와 징계결과 통보서에는 주요 사실관계가 아래 사실관계란 기재와 같은 원고의 범칙행위(이하 '원고의 범칙행위'라 한다) 총 42건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원고의 범칙행위 중 아래 제1 내지 10항의 범칙행위(이하 '제1군 범칙행위'라 한다)는 위 각 문서의 '참작사항란'에, 아래 제11 내지 42항의 범칙행위(이하 '제2군 범칙행위'라 한다)는 위 각 문서의 '징계사유란'에 각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해고처분과 관련된 법령,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위원회규정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1) 한편, 원고는 제1군 범칙행위를 저지른 당시에 피고의 지시에 따라 각 범칙행위의 경위와 반성의 뜻을 담은 시말서나 경위서 또는 각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2003. 3.경 피고로부터 제1군 범칙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정직 40일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제2군 범칙행위 중 제11 내지 21항, 제23 내지 26항, 제31 내지 34항, 제37항, 제39 내지 41항 총 23건의 범칙행위(이하 '제2군 23건 범칙행위'라 한다)에 관하여도 각 범칙행위 당시마다 피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에게 범칙행위의 경위, 재발 방지의 다짐과 반성의 뜻을 기재한 시말서나 경위서 또는 각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4. 1. 8.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갑 제7호증의 4 내지 6, 갑 제8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갑 제4호증은 을 제3호증과 같고, 갑 제5호증은 을 제4호증과 같다),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이 사건 해고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으로서 그 일부인 매월 2,5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 등 이 사건 해고처분에 관한 서면에는 원고의 범칙행위 42건이 모두 기재되어 있고 이에 관한 소명자료가 인사위원회에 모두 제출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상해행위를 포함하여 제1, 2군 범칙행위를 합친 원고의 범칙행위 42건 전체를 징계사유로 하여 이루어진 징계처분이다.
징계사유인 원고의 범칙행위 42건 중 제1군 범칙행위에 관하여, 원고는 각 범칙행위 당시 피고에게 시말서 등을 제출하여 '견책' 처분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로부터 제1군 범칙행위를 징계사유로 한 정직 40일의 징계처분도 받았다. 따라서 제1군 범칙행위를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에 포함시킨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직 원칙에 위배되므로, 제1군 범칙행위는 징계사유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또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제1군 범칙행위가 징계사유에 포함된 그 자체로서 징계양정이 과다한지에 관계없이 위법·부당한 징계양정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무효이다.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원고의 범칙행위 42건 중 제2군 범칙행위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상해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31건의 범칙행위 당시마다 시말서 등을 제출함으로써 이미 피고로부터 '견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받았다. 따라서 일사부재리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따라 위 31건의 범칙행위도 징계사유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결국 이 사건 해고처분에 있어서 정당한 징계사유는 이 사건 상해행위뿐이고 이에 대하여만 징계양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상해행위는 피고의 업무와 무관하고,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피고가 직원 간 폭행사건으로 소속 근로자를 징계해고 한 전례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상해행위를 이유로 징계해고 하는 것은 징계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이다.
피고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 및 징계결과 통보서 등 이 사건 해고처분에 관한 문서에 기재된 제1군 범칙행위는 징계해고를 함에 있어 참작할 내용에 불과할 뿐 징계사유로 상정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는 이 사건 상해행위를 포함한 제2군 범칙행위에 한정된다.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제1군 범칙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하여는 일사부재리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제2군 범칙행위에 관하여 원고가 작성한 시말서 등은 피고가 원고를 선처하고자 제출받은 문서에 불과하다. 시말서 등의 제출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위원회규정에 징계의 종류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징계절차인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도 않았으므로, 일사부재리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이 적용되는 징계처분이 아니다. 따라서 제2군 범칙행위 전부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적법한 징계사유에 포함된다.
이처럼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는 제2군 범칙행위이고, 징계양정의 참작사항으로 제1군 범칙행위도 고려할 수 있다. 원고는 이미 수차례 범칙행위를 저질러 피고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막대한 손해를 입혔으며,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아 대중교통 종사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고처분 후 피고로부터 해고수당까지 수령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② 제1군 범칙행위 및 제2군 범칙행위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③ 이 사건 해고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다한 징계양정으로 인하여 무효인지 여부 및 ④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 확정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2221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증인 F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갑 제4호증, 을 제3호증)에는 '이 사건 상해행위와 그 이전에 발생한 41건의 참작사항'에 관하여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징계결과 통보서(갑 제5, 6호증, 을 제4호증)에는 '2000년 12월경부터(해고사유는 2003년 10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원고가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을 위반한 건에 대하여 2014년 1월 2일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심의한 결과 이 사건 해고처분이 결정되었음을 통보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③ 위 출석요구서 및 징계결과 통보서에 첨부된 징계사유 서면에는 원고의 범칙행위 42건에 관하여 각 항을 나누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적시되어 있는데, 제1군 범칙행위에 관하여는 '참작사항란'에, 제2군 범칙행위에 관하여는 '징계사유란'에 각 구분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④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하여 피고가 내부적으로 작성한 징계위원회 개최 품의서(을 제1호증)상 '징계회부 경위란'에는 원고의 범칙행위 42건 중 이 사건 상해행위의 사실관계만 기재되어 있고, 그 외의 범칙행위에 관하여는 '41건의 귀책사유'라고만 적시되어 있으며, '안건란'에는 원고의 범칙행위에 대응하는 근거규정인 피고의 취업규칙 각 조항만이 열거되어 있는 사실, ⑤ 위 개최 품의서에 첨부된 징계위원회 요구서(을 제2호증)상 '관련 근거' 항목에는 피고의 취업규칙 각 조항이 열거되어 있고, '징계사유' 항목에는 이 사건 상해행위의 사실관계와 함께 원고에 대하여 대중교통 종사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사료된다는 징계 요구권자의 의견이 기재되어 있으며, 그 아래 항에는 원고의 범칙행 위 42건에 관하여 제출된 각종 소명자료의 표제만 나열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제출되는 징계위원회 개최 품의서 및 동 요구서에 제2군 범칙행위 및 제1군 범칙행위 전부에 관한 징계근거규정으로서 위 취업규칙 각 조항이 나열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처분을 심의·의결하고 통보하기까지 작성되는 각종 문서에서 징계사유로서 적시되는 사실관계를 이 사건 상해행위를 포함한 제2군 범칙행위만으로 한정하였고, 제1군 범칙행위에 관하여는 개괄적으로 통칭하여 사실관계를 적시하지 않거나 오로지 참작사항 항목에서만 사실관계를 기재하였을 뿐이어서 징계사유로 삼을 범칙행위와 기타의 범칙행위를 명확하게 구분하였다고 할 것이고, 인사위원회 또한 이와 같이 양자를 명백하게 구분하고 있는 징계 품의서 등과 소명자료에 기초하여 이 사건 해고 처분을 심의·의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는 원고의 범칙행위 중 제2군 범칙행위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제1군 범칙행위에 대한 일사부재리의 원칙 위배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이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인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아래 99두1090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군 범칙행위에 관하여 원고는 이미 40일의 정직처분을 받았고, 위 각 범칙행위에 관하여 원고가 제출한 시말서 등이 징계의 종류 중 '견책'에 해당함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에 원고의 제1군 범칙행위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제1군 범칙행위에 관하여는 징계사유, 즉 징계혐의사실에 대하여 적용되는 원칙인 일사부재리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이와 반대의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는 피고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제1군 범칙행위를 징계사유에 포함시킴으로써 징계양정 대상이 아닌 사항에 관하여 징계양정이 이루어진 이상, 징계양정이 결과적으로 적정한지에 관계없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위법·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1군 범칙행위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1군 범칙행위를 징계양정에서 고려할 참작사유의 하나로 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제2군 범칙행위에 대한 일사부재리의 원칙 위배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그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위 1. 라. 2)항 기재 제2군 23건의 범칙행위에 관하여 그 경위, 재발 방지의 다짐과 반성의 뜻을 담은 시말서·경위서 또는 각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 을 제6, 7,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피고의 취업규칙 제105조에 규정된 7가지 징계의 종류 중 하나인 '견책'의 방법에 관하여는 동조 제1호가 '경미한 귀책사유에 대하여는 각서를 받고 반성할 기회를 부여하여 반성문을 제출케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위 취업규칙 제106조는 징계절차에 관하여 별도로 마련한 인사위원회규정에 의하도록 정하고, 이에 따라 마련된 인사위원회규정(을 제6호증)에 의하면 위원회의 의결사항은 피고 대표이사의 재가로써 효력이 발생하고(제9조), 해고·정직·감봉·견책·경고를 징계의 종류로 정하며(제16조), 징계절차 중 피징계자의 출석에 관하여 위원장은 피징계자의 진술청취를 위해 출석을 명할 수 있고, 피징계자가 출석하지 못할 때는 서면 또는 대리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며, 피징계자가 출석명령에 불응할 시에는 그 출석 없이도 심의를 진행할 수 있는 사실(제17조), ③ 위 인사위원회규정 제24조는 '동일한 사항에 대하여 이중징계하지 아니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25조는 회사의 방침상 위원회의 심의 없이 처리하기로 하고 피고 대표이사의 재가를 얻은 사항은 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적용예외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사실, ④ 피고는 원고 외의 소속 종사원들로부터도 범칙행위에 관하여 수시로 시말서 등을 징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범칙행위(제1군 범칙행위 및 제2군 23건 범칙행위)에 대하여 피고에게 시말서·경위서 또는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은 피고의 취업규칙 제105조에 제1호에 규정된 징계처분인 '견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증인 F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위 취업규칙 제28조 제4호는 종업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지각한 경우에 회사의 출입 및 승무를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제37조 제1호 및 제3호는 종업원이 부득이한 사유로 지각하는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유를 소속장에게 신고하도록 하며, 시업시간 전까지 이러한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결근으로 간주하여 조기 귀가시킬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의 제1, 2군 범칙행위 중 배차시간을 어긴 지각행위에 대해서 위 신고의 이행을 독려하고 신고 불이행 시 무단결근으로 간주하여 조기 귀가시키거나 회사의 출입 및 승무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별개로 원고로부터 반성의 취지와 장차 지각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기재된 시말서나 경위서 등을 징구하였다.
피고의 내부적인 관행상 교통사고에 해당하는 사안에 관하여는 경위서를, 그 외의 사안의 경우에는 시말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는 종래 경위서의 양식을 미리 마련해 두고 소속 종업원들로 하여금 그 양식에 따라 작성하도록 하였다.
시말서나 경위서 작성으로 인하여 급여 인상이나 승진 여부에 직접적인 불이익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말서나 경위서는 피고의 지시가 있는 경우에 작성·제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시를 받은 종사원들은 장차 일정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염려하여 이를 거부할 수도 없었다.
위 취업규칙상 견책은 반성문과 각서를 제출받는 징계처분인바, 피고 소속 종업원이 자신의 범칙행위에 관하여 제출한 서면이 위 취업규칙의 '반성문 또는 각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해당 문서의 형식과 제목에 구애받지 않고, 이에 기재된 내용과 실질을 주로 살펴 결정하여야 한다.
위 인사위원회규정이 피징계자의 의견진술 등 징계절차의 핵심적인 부분을 임의적 절차로 정하고,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의 효력 발생 여부도 최종적으로 동 위원회가 아닌 피고 대표이사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도록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위 취업규칙 및 인사위원회규정이 명문화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는 징계처분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경미한 귀책사유나 사소한 범칙행위를 대상으로 한 징계처분도 반드시 위 자치법규상의 절차에 따를 것을 예정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처럼 위 자치법규에 의한 징계절차상 피징계자의 지위가 열악하고 동 위원회보다 회사 대표자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사회통념과 건전한 일반 상식에 비추어 피고에 대하여 사소한 범칙행위를 이유로 최소한의 징계처분을 할 때마다 위 자치법규상의 징계절차를 필히 준수하기를 기대할 수도 없다.
피고가 먼저 원고의 사소한 범칙행위에 관하여 스스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반성의 뜻이 담긴 시말서 등을 제출받음으로써 실질적으로 '견책' 처분을 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얻었으면서도, 이제 와서 오히려 인사위원회규정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처분은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
견책에 관하여도 인사위원회규정상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고 해석한다면, 위 절차에 의하지 않은 시말서 제출은 그 실질에도 불구하고 항상 선행 징계처분이 아니게 되는 점을 피고가 악용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피고가 이미 시말서 등이 제출된 제1군 범칙행위에 관하여 재차 40일의 정직처분을 하였던 것처럼 언제든지 사후적으로 종전의 범칙행위를 문제 삼아 추가적인 징계처분을 할 우려가 있다.
위 인사위원회규정 제25조에 의하면 피고의 방침에 따라 대표이사가 재가한 사항에 관하여는 인사위원회규정 자체의 적용이 배제되는 바, 피고는 종사원 관리와 업무의 편의상 사소한 범칙행위에 관하여는 징계절차를 생략하고 임의로 시말서 등을 징구한 것으로 견책에 갈음하되, 다만 견책이 과다히 누적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예외적으로 사후적인 징계가 가능하다고 보아 추가 징계처분을 함으로써 사내질서를 유지하는 인사상 관행을 정립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견책도 취업규칙 및 인사위원회규정이 정한 징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다.
결국 제2군 범칙행위 중 원고가 시말서 등을 제출한 제2군 23건 범칙행위에 대하여는 유효한 선행 징계처분이 있었고,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제2군 23건 범칙행위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원고는 제2군 범칙행위 중 이 사건 상해행위 및 제2군 23건 범칙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8건의 범칙행위에 관하여도 시말서 등이 제출되었으므로 징계사유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은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이 사건 해고처분이 과다한 징계양정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자유로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바, 여기에서의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이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피징계자에게 어떠한 징계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 여부는 그 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는 제2군 범칙행위 중 이 사건 상해행위 및 원고가 시말서를 제출한 바 없는 나머지 8건의 범칙행위에 한정된다.
이 사건 상해행위로 E가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고, 원고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7호증, 을 제10,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상해행위가 원고가 E에게 자신의 노동조합에 가입할 것을 회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명백하지 않음에도 이를 의심한 부산지역버스노동조합에서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조치 및 사내 폭행행위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사실, 피고는 종래 소속 종사원들 사이에 발생한 폭행사건에 관하여 당사자 간 합의가 이루어진 사안에서 주로 사직서를 제출받음으로써 별도의 징계처분 없이 사건을 마무리하였으나 해당 종사원에게 7일의 정직처분을 한 적도 있는 사실, 피고 소속 버스 운전기사들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횟수는 총 7회이고 그 중 원고에 대한 것이 2회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제1군 범칙행위와 제2군 23건 범칙행위를 징계사유로 할 수 없음은 물론이나, 이를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가 '고용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고려요소의 하나로 삼을 수는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취업규칙 제105조 제7호는 징계해고에 관하여 '정도가 심하여 구제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시에는 관계 법령에 따라 해고한다. 단, 징계처분을 받은 자가 개전의 정이 현저하거나 재직 중 공로를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징계를 경감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이 법원의 부산광역시 대중교통과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 이 사건 상해행위는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직장동료인 원고와 E가 근로시간 마감 후 사적으로 만나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서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인데, 원고와 E 사이에 노동조합 가입 여부가 시비의 원인이 되었는지 명백하지 않으며, 피해자인 E에게도 일부 잘못이 있었던 점, ㉯ 원고는 이 사건 상해행위와 관련하여 E에게 600만 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한 점, ㉰ 원고는 아내와 이혼 후에도 3명의 자녀를 혼자서 양육해 왔으며, 이를 위하여 입사일인 2000. 11. 12.부터 이 사건 해고처분이 있기 전까지 약 14년 동안 피고 소속 운전기사로서 근무해 온 점, ㉱ 한편,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상해행위 외 나머지 징계사유는 운전 중 또는 승·하차 과정에서 발생한 승차거부·난폭운행 및 불친절로 인한 승객의 고발이나 신호위반·안전운전의무위반 등 교통법규위반 적발에 기인한 것인바, 그 중 승객과의 마찰이나 불친절 문제는 반드시 원고의 잘못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특히 서비스 정신과 같은 업무태도에 관련된 것으로서 피고로서도 직업교육 등을 통하여 소속 종사원들의 자질 함양에 힘쓸 책임이 있는 사항이며, 교통법규위반 문제는 대중교통 종사자로서의 원고의 업무태도와 자질을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항이기는 하나, 배차시간·운행시간·배차간격과 도로 상황 등으로 인한 버스 운전기사의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고려하면, 그 위반행위를 두고 곧바로 원고가 버스 운전기사로서 업무를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거나 피고와의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 피고의 취업규칙 제105조 제7호 소정의 '정도가 심하여 구제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시'라는 징계해고의 기준에 원고가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가 사회통념상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더 이상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거나, 원고가 대중교통 종사자로서의 자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개전의 가능성이 없어 구제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위 징계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에게 맡겨진 징계처분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무효이다(가사 제2군 범칙행위가 전부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살펴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105조 제7호 소정의 '정도가 심하여 구제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무효인 점에는 차이가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해고 기간 동안 임금지급 청구부분에 관한 판단
갑 제9호증, 을 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로서 피고로부터 매월 1,746,613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처분은 무효로서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기간 동안 매월 1,746,613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피고로부터 매월 2,5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월 임금이 위 1,746,613원을 초과함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며,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일의 다음날인 2014. 1. 8.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1,746,613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곽태현 정하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