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망 F(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85.10.18.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선박블록의 용접공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2005.7.29.경 용접작업 중 탈수 현상과 머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기억력저하를 호소하여 G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은 결과 ‘달리 분류되지 않는 기타 질환에서의 치매’로 진단을 받고, 2005.8.20.경 H신경정신과의원에도 내원하여 진료를 받은 후 한 달 정도 휴직을 하다가 다시 복직하여 약을 복용하면서 일을 계속 하였으나, 그 후 기억력저하, 느려진 동작, 횡설수설하는 언어 때문에 근무에 지장이 있어 2006.3.9. 휴직을 하고, 2006.3.10. H신경정신과의원, 2006.4.20. I병원, 2006.9.13. J병원을 각 거쳐 2006.9.22. K병원에 내원하여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상세불명의 기질성 정신장애’(unspecified organic mental disorder, 이하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라 한다) 및 ‘달리 분류되지 않는 무산소성 뇌손상’(anoxic brain damage, 이하 ‘이 사건 무산소성 뇌손상’이라 한다)으로 진단을 받은 후 복직하지 못하고 계속 치료를 받다가 2007.4.6. 피고 회사의 산업보건의사로부터 직무적합성판정 결과 인지능력저하로 위험작업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고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이에 망인은 2007.6.1.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와 이 사건 무산소성 뇌손상이 피고 회사에서 용접작업을 하는 동안 가스에 노출되어 발병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07.10.26. 망인에 대하여 위 각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을 불승인하는 처분을 하였다.
한편, 망인은 2008.8.13. L병원에서 추가로 ‘파킨슨증’(이하 ‘이 사건 파킨슨증’이라 한다)으로 진단을 받고 2010.2.26. 근로복지공단에 같은 이유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0.8.10. 망인에 대하여 역시 위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을 불승인하는 처분을 하였다.
망인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위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부산고등법원은 2013.8.21. 2012누3040 판결에서 ①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와 무산소성 뇌손상은 그 상병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거나, 망인의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2007.10.26.자 요양불승인처분은 적법하나, ② 이 사건 파킨슨증은, ‘근로자가 망간 또는 그 화합물에 노출되는 업무에 2개월 이상 종사하거나 종사한 경력이 있고, 파킨슨증후군 증상 또는 소견이 나타나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규정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 제10항(2013.6.28. 대통령령 제246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므로(파킨슨증의 경우에는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와 무산소성 뇌손상의 경우와 달리 ‘망간 중독으로 인하여’ 위 증상이 발현된 것임을 요하지 않는다) 2010.8.10.자 요양불승인처분은 위법하다고 하면서 망인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상고기각되어 확정되었다.
망인은 2015.3.15. 직접사인 다발성장기부전, 선행원인 폐렴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
원고 A은 망인의 모, 원고 B, C, D은 형제자매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7, 8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의 주장
사용자인 피고가 근로자인 망인으로 하여금 망간에 노출되는 위험한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그러한 작업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망인에게 이 사건 파킨슨증이 발생하였고, 그 증세의 요양 중에 발생한 합병증(폐렴)으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망인은 망간에 노출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망인은 1985.10.18. 피고 회사에 선박블록 용접공으로 입사하여 1985.11.11.부터 1989.1.21.까지 선체생산부에서, 1989.9.25.부터 1991.9.2.까지 대조립부에서 근무하다가, 1993.12.1.부터 2007.4.6. 퇴사하기까지 의장 1부에서 근무하였는데, 2005.8.25. 휴직한 후 2005.9.26. 복직하였다가 2006.3.9. 다시 휴직한 이래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던 중 2007.4.6. 퇴사하였다.
피고 회사의 의장 1부 작업공정은 블록·선체입고 → 용접·취부 → 전장 → 보온 → 세척 순이었는데, 원고는 용접·취부 공정에서 작업을 하였고, 작업은 주로 조 장 1명과 2인 1조를 이루어 조장의 보조 역할을 70%, 용접을 30%를 하였으며, 용접은 취부가 끝난 후 조장이 지시를 내리면 망인이 파이프배관 등 테크용접을 하였고, 보조작업은 배관설치시 볼트조임, 스패너 잡아주기, 공구이동, 자재이동, 수압테스트 작업 등을 하였으며, 특히 2005.8.25. 한 달 간 휴직하고 2005.9.26. 복직한 이후는 용접기량이 현저히 저하되어 용접작업보다는 주로 수압테스트 작업을 하였고, 망인의 평소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망인은 주로 개방된 공간에서 용접작업을 하였으나 간혹 선박 내부의 맨홀과 같은 협소한 공간에 들어가서 용접작업이나 파이프조립, 수압테스트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용접작업이나 협소한 공간에 들어갈 경우 원칙적으로 마스크와 송풍기 등의 보호장비를 갖추고 작업을 하였으며, 용접은 CO2용접과 아크용접이 있으나 망인은 그 중 90%이상 아크용접을 하였는데, 망인이 취급한 용접제품의 망간함유량은 아래와 같다. <표 생략>
피고 회사의 의장 1부에 대하여 2003년도부터 2005년도까지 작업환경을 측정한 결과 20명의 개인샘플 중 용접흄이 2004년 상반기에 2명, 2004년 하반기에 4명, 2005년 하반기에 1명의 근로자에게서 노출기준치를 초과하였고, 망간은 2004년 하반기에 1명의 근로자에게서 노출기준치를 약간 초과하였으며, 그 외의 기간과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은 노출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없었다.
피고는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망간에 노출되는 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들에게 마스크와 송풍기 등의 보호장비를 지급하였으므로 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하나 실제로 노출기준치를 초과하여 망간에 노출된 근로자가 발생한 이상 보호장비의 지급만으로 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과 이 사건 파킨슨증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의학적 소견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판단
망인의 질병의 경과와 증상에 관하여 여러 가지 의학적 소견이 있으나, 대체로 망인은 2005년 여름경부터 발병된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가 계속 진행되어 2008년경 이 사건 파킨슨증 혹은 파킨슨증과 유사한 증상으로 발전한 상태로 보이는데, 이러한 질병의 경과와 증상의 원인에 대하여 망인이 피고 회사에서 용접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저산소증 혹은 망간 중독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일부 의학적 소견이 있고, 일반적으로 용접작업의 특성상 저산소 상태 내지 망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의학적 소견들은 대부분 망인의 기질적 정신장애, 파킨슨증 등의 증상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거나, 단순한 가능성을 추정한 것에 불과하여 망인의 업무와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따라서 이 사건 파킨슨증의 요양 중에 발생한 폐렴 또한 망인의 업무와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의 영상, 이 법원의 M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