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4. 3. 5.자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8,473,532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3. 6. 20.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는데, 2014. 1. 22. 거래처에 50L 질소통을 납품하던 중 빙판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양측 견관절 관절와순 파열상을 입어 2014. 2. 12.부터 2014. 3. 3.까지 B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2014. 2. 27.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기간 2014. 2. 12.부터 2014. 3. 4.까지로 하여 요양·보험급여결정을 받았는데, 경추부 염좌 및 양측 견관절 염좌 및 근육손상에 대해서는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으나, 양측 견관절 관절와순 파열에 대해서는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원고가 위 요양기간이 종료한 2014. 3. 5. 이후에도 피고에 출근하지 않자, 피고는 2014. 3. 26.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를 이유로 자격상실(퇴직)일을 '2014. 3. 5.'로 기재하여 부산북부고용센터에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고 한다)를 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 2,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업무상 부상으로 인하여 요양중이던 원고를 2014. 3. 5.자로 자진사퇴 처리하였는바, 이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해고사실 및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30일 전 해고예고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며, 요양기간 후 30일 동안은 해고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양기간이 종료한 다음날인 2014. 3. 5.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요양기간이 종료한 후 원고에게 수차례 연락하였으나 원고가 연락을 받지 않았고, 원고는 휴직기간을 연장한다거나 복직원을 제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출근을 거부하였으므로, 피고는 취업규칙의 규정에 따라 원고가 복직을 포기하고 의원 퇴직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 사건 신고를 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일방적인 출근거부로 인하여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가 당연 종료된 것이다.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1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2014. 3.경 원고를 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피고에 의하여 퇴사처리된 이후인 2014. 4.경 피고의 경영지원팀 직원에게 자신은 산재요양 기간 중인데 왜 퇴사처리를 하였는지 문의하였던 점,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하다가 업무상 상해를 입어 요양중인 원고가 먼저 피고에게 퇴직요청을 할만한 합리적인 이유나 동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요청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피고는 근로계약의 존속 중인 2014. 3. 26. 임의로 원고를 퇴직처리하였고,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에 관하여 원고의 자진퇴사를 이유로 한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른 근로계약의 종료라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유효한지 여부
피고의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피고의 취업규칙은 종업원이 질병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할 때에는 24시간 이내에 결근계를 제출하여야 하고, 질병으로 인한 결근이 3일 이상일 때에는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야 하며, 결근 사유를 사전에 유선으로 통보하지 않거나 결근계를 제출하지 아니할 때에는 무단결근으로 취급한다고 규정(제27조)하는 한편, 출근성적이 불량하여 계속하여 6일간 무단결근을 한 자는 해고한다고 규정(제74조 제2호)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을 제1, 4, 5,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요양기간이 종료된 2014. 3. 5. 이후에도 피고에 결근계나 휴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고 계속하여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 원고는 요양기간 연장신청이 불승인됨에 따라 어느 시점까지 휴직상태로 처리될 수 있는지, 피고에 언제부터 출근하여야 하는지 등에 관하여 피고에 아무런 문의도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요양기간 종료 후 원고가 근로관계 계속 의사가 존속함을 전제로 원고의 휴직 또는 근무 여부 등에 관하여 피고에 의사를 전달하거나 피고로부터 결근을 승인받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위와 같이 요양기간 종료 후 피고에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피고 취업규칙 제27조의 무단결근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무단결근 행위는 피고 취업규칙 제74조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은 정당하다.
피고의 해고가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한 휴업기간 중 해고인지 여부
먼저,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한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한 휴업기간 중 해고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할 수 없는데,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고자 함이다. 이때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부상 등의 치료과정 및 치료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에게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하였는지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4. 2. 12.부터 2014. 3. 4.까지를 요양기간으로 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보험급여결정을 받았고, 2014. 2. 12.부터 2014. 3. 3.까지 병원에 입원하여 좌측 관절와순 파열에 대한 관절경하 관절와순 봉합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진 2014. 3. 5.은 원고의 요양기간이 종료한 다음날이자 퇴원일로부터 불과 이틀이 지난 시기로서,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 기간에 이루어졌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이 사건 신고를 할 당시 원고에게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였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미지급 임금의 산정
갑 제3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59,979원[=해고 전 3개월간의 임금 총액 5,398,110원(=1,425,300원+2,399,240원+1,573,570원)/평균임금 산정기간 90일(=2013. 12. 1.부터 2014. 2. 28.까지)]인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에 현장에서 가스통을 옮기는 일을 주로 수행하였지만, 이 사건 사고 후 피고의 소장과 동료 직원들은 원고에게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서류 발급 업무를 하도록 권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이후 종전에 수행하던 업무를 계속하여 할 수는 없어도 서류 업무 등 크게 힘이 들지 않는 다른 업무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 제공을 하지 못한 셈이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9. 13. 선고93다50017 판결 참조). 한편, 사용자가 무효인 해고를 철회하고 복직명령을 하였음에도 근로자가 복직을 하지 않음으로써 근로제공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기간 중에는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 이후인 2015. 1. 6. 원고에게 피고에 다시 출근하라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낸 사실, 원고는 위 통고서를 수령하였음에도 피고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일인 2014. 3. 5.부터 원고가 위 통고서를 받은 2015. 1. 6.까지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원고가 근로제공을 할 수 없었으나, 원고가 위 통고서를 받은 다음 날인 2015. 1. 7.부터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원고가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인 2014. 3. 5.부터 원고가 위 통고서를 받은 2015. 1. 6.까지의 미지급 임금으로 18,473,532원(=위 59,979원×308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균철(재판장) 강주혜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