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1. 2. 15.경부터 2011. 12. 31.경까지 부산 동구 C에 있는 D조합 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조합의 자금집행 등 업무를 총괄하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위 조합이 부산광역시로부터 위탁받은 교통 약자에 대한 교통편의 등 제공을 위한 'E사업'과 관련하여, 이를 보조하기 위하여 위 조합에 지급되는 '장애인·고령자 고용장려금'을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사장에게 지급되는 판공비인 업무추진비 등을 모두 소진하여 더 이상 사용할 자금이 없게 되자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2011. 12. 5.경 위 조합 사무실에서 위 장려금 입금 계좌인 위 조합 명의 부산은행 계좌(F)에서 임의로 2,000만 원을 인출하여 그 무렵 부산 일원에서 이사장 업무추진비 등으로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인 장려금 2,000만 원을 횡령하였다.
판단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130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D조합의 자금을 보관 중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위 조합이 지급받은 장애인 고령자 고용장려금(이하 '이 사건 장려금'이라 한다)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여야 함에도 용도와 달리 업무추진비 등으로 소비함으로써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즉, 이 사건 공소사실에 따라 피고인에게 업무상횡령죄의 죄책을 지우기 위해선 피고인이 보관하던 이 사건 장려금이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상태로 위탁된 금전이었다는 점이 우선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장려금은 고용보험법 제23조, 동법 시행령 제25조,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30조에 따라 사업장이 일정한 요건 하에서 고령자 혹은 장애인을 여럿 고용할 때 그 고용된 인원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고령자 혹은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는 취지의 지원금 혹은 장려금이다. 또한 고용보험법이나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서는 이 사건 장려금의 용도를 제한하거나 명목을 지정하고 있지도 않다. D조합의 정관이나 회계규정 등 단체 내부 규정을 봐도 명시적으로 이 사건 장려금의 용도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즉, 이 사건 장려금은 사업주가 사업장을 위하여 경영자금 등으로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 반드시 어떤 특정한 명목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돈은 아니다.
게다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1년도 당초 업무추진비 예산액이 초과되어 이 사건 장려금 2,000만 원을 조합의 업무추진비로 전액 사용하였고, 이후 조합 임시총회에서 위 초과사용 분에 대한 예비비 사용 승인, 조합 정기총회에서 2011년도 수입·지출 결산에 대한 승인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는바, 앞서 본 이 사건 장려금의 성격과 장려금 사용 후 이에 대한 조합에서의 결산, 승인이 이루어진 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종합하더라도 이 사건 장려금이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상태로 위탁된 금전이었다는 점 등 피고인이 이 사건 장려금을 횡령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해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