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여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한 경우에는 급여자의 부당이득 반환청구가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취직을 원하여 취직비용을 교부한 피해자보다 피고인과 E의 불법성이 현저히 크므로 민법 제746조 본문의 적용이 배제되고,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금원을 개인적으로 소비한 것은 횡령죄를 구성한다.
판단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① 피고인은 2012. 10.경 친척인 E으로부터 D노조에 로비를 하여 취직을 시켜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사실, ② 피고인은 2012. 12. 중순경 피해자 C에게 'D노조에 취업자리가 있으니 3,800만 원을 주면 아는 사람을 통해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말하여 그 무렵 피해자로부터 합계 3,80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 ③ 그러나 피고인은 E에게 3,200만 원만 송금하고 나머지 600만 원은 임의로 소비한 사실, ④ E은 2015. 5. 28. 부산지방법원에서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D노조 취업알선 명목으로 3,2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내용의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취업에 관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는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 영리로 다른 사업의 취업에 개입하여 이익을 취득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9조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3,800만 원은 불법원인급여물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그 중 600만 원을 자신이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의 아버지인 L이 먼저 피고인에게 '좋은 자리 있으면 우리 아들 소개시켜 달라'고 하였고, 이후 피고인은 친척인 E이 브로커를 통하여 취직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L에게 연락을 하여 취직비용을 요구한 점, ② 당시 L은 브로커를 통하여 취직자리를 구하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한편 E은 피고인을 통하여 피해자로부터 취직비용 명목의 금원을 편취하려는 생각이었으나, 이를 피고인과 공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측의 불법성이 피해자측의 그것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와 같은 취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공소장변경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아래와 같은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예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2. 10.경 부산 중구 부평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커피숍에서 E으로부터 "항운노조 부위원장인 J위원장을 잘 아는데, J위원장에게 부탁을 하면 항운노조에 취직자리를 만들 수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은 후, 2012. 12.경 부산 이하 불상지에서 L으로부터 그의 아들 C을 D노조에 취업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자 위 E을 통해 항운노조 부위원장에게 청탁하여 C을 D노조에 취업할 수 있도록 알선하기로 마음먹고, L에게 "항운노조 부위원장에게 청탁하여 아들을 취업시켜주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여, 2012. 12. 18.경부터 2013. 1. 7.경까지 4차례에 걸쳐 합계 3,800만 원을 취업경비 명목으로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아, 그 중 3,200만 원은 E에게 주고 나머지 600만 원은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E과 공모하여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9조가 금지하고 있는 행위 중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는 행위란, 제3자가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의사로 타인의 취업을 소개 · 알선하는 등 노동관계의 성립 또는 갱신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은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려는 의사 없이 오로지 편취의 고의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고인의 계좌로 3,800만 원을 송금받았는바, E은 그 중 피고인이 임의로 소비한 600만 원을 제외한 3,2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점, ②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취업비용 명목의 금원을 받으면 이를 E에게 전달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일 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의사로 피해자의 취업을 알선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한 점, ③ 이후 피고인이 E에게 전달하여야 할 금원 중 600만 원을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후행위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9조 위반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E과 공모하여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원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를 제기한 다음 공소사실의 동일성의 범위 내에서 예비적으로 공소사실을 추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결론과 동일하므로 주문에서 따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85. 2. 8. 선고 84도3068 판결 참조)).
판사 정철민(재판장) 김두홍 강윤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