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7. 6. 1. 선고 2016노3234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식회사 C에 있으면서 단 한번도 임금을 지급받지 않았고,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 점, 피고인이 주식회사 C에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는 기간 중 총 19일을 다른 곳에서 일용근로자로 근무한 점, 피고인이 주식회사 C에서 G의 부탁으로 타이핑만 도와주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의 직원으로 근무한 것이 아니라, D의 배려로 주식회사 C의 사무실 한켠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소일한 것에 불과함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1)

무고

피고인은 2014. 10. 31.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그곳에 있는 고소장 양식을 이용하여 부동산 개발업체인 주식회사 C 대표이사 D에 대한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하였다.

피고인은 그 고소장의 피고소인란에 사업장을 '㈜C', 대표자를 'D', 고소내용란에 '임금청구'라고 기재하고, 같은 날 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고소인 진술조서를 작성하면서 '㈜C 소속 근로자로 근무 후 퇴직하였으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고소를 제기하였고, 2012. 3. 12.부터 2014. 6. 13.까지 월 150만 원으로 계산하면 40,500,000원 정도를 지급받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사실은 피고인이 위 D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주식회사 C의 사무실 한쪽을 무상으로 사용하며 위 사무실에서 소일하게 된 사실이 있을 뿐 주식회사 C의 직원으로 고용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인 진술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D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하였다.

2)

고용보험법위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아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주식회사 C의 직원으로 고용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처럼 위 D을 무고한 것을 기화로 2015. 4. 14.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으로부터 허위의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받아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확인받고, 같은 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수급자격 인정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2015. 4. 28. 300,090원, 같은 해 5. 26. 1,050,330원, 같은 해 6. 15. 675,210원 등 3회에 걸쳐 실업급여 총 2,025,630원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거짓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았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인 증명이 있어야 하며,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8. 2. 24. 선고 96도599 판결,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도511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설령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가 없다 할 것이고, 고소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 아니고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데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939 판결 등 참조).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 투자자, 감사 등이었던 증인 E, D, F, G의 각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3. 12.부터 2014. 6. 13.까지 주식회사 C의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대외문서, 품의서, 계약서 등을 컴퓨터로 작성하는 서류업무와 사무실 청소, 점심 식사 후의 설거지 등의 일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그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2년이 넘게 주식회사 C의 사무실을 거의 매일 출근을 하였는데, 피고인이 다른 일을 하거나 생계유지 수단을 찾지 않은 채 단순히 위 회사 사무실에 소일하기 위하여 출근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이 위 회사에서 G나 D 등의 지시를 받아 서류 업무를 하거나 심부름을 하였으며, 외부에 보내는 공식적인 문서에는 피고인의 서명을 받기도 한 점, ③ 피고인이 출근을 할 당시 주식회사 C는 건설 시행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 이를 도모·준비하는 단계여서 전체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설령 피고인이 하는 업무가 많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단순히 도와준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E, D, G는 모두 투자자 내지 임원의 지위에 있었고, 직원으로는 경리 업무를 보던 H만 있었을 뿐이므로, 피고인이 위 회사의 잡무를 많이 처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피고인에 대한 미지급임금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였는데, 피고인이 적어도 그 정도 수준의 업무는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주식회사 C의 정식 직원이었던 H도 D과 구두로만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급여도 D과 협의하여 결정하였으며, D이 급여를 1년가량 미지급하면서 추진하던 사업이 성공하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얘기하였다는 것인바, 피고인 역시 D과 그 전에 같이 일하였던 관계로 주식회사 C에서 계속 일하게 된 것이고, D이 피고인에게 사업이 잘 되면 일정 금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는바, H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고, 일정 급여를 일부 지급받았다는 것 외에는 근로 조건에 있어 피고인과 H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그동안 임금 지급을 요구하지 않은 이유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던 H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던 상황에 임금 지급을 요구하기 어려웠다는 것인바, 피고인의 그와 같은 주장이 그리 비합리적이거나 이유 없지 않은 점, ⑥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직원이 아니라는 위 E, D, G의 각 진술은 피고인이 위 회사에 정식으로 채용되거나 근로계약을 체결한 직원이 아니라는 취지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주식회사 C에서 사용자인 D 등에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라.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이 자세하게 설시하여 밝힌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부족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2012. 3.경부터 2014. 6.경까지 주식회사 C의 다른 직원과 마찬가지로 거의 매일 08:30~09:00경에 출근하고 17:00~18:00경에 퇴근하였다. 피고인은 사무실 내에서 '팀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렸고, 전무인 G의 지시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대외문서, 품의서 등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인터넷 이메일을 보내는 업무를 하였으며, D과 G의 부탁으로 대기업 측에 보내는 기안서의 '부장' 결제 란에 스스로 'A'이라는 서명까지 하였다(증거기록 31쪽). 또한 피고인은 항상 사무실 내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직접 설거지를 하였으며,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거나 점심을 시켜먹는 경우에는 주식회사 C 측에서 법인카드로 피고인의 점심값을 계산하였다. 그 외에도 피고인은 청소, 우체국 업무, 차 심부름 등의 잡무를 하였고, 심지어 대표 D의 담배 심부름까지 도맡아 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식회사 C에 출근하면서 실질적인 근로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비록 피고인이 주식회사 C와 공식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임금을 받은 적이 없더라도,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근로의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노동청에 D을 임금체불로 고소하고 실업급여를 지급받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행위가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라고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주식회사 C에 15%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설립 당시부터 4개월 가량 대표이사로 등재되었던 E은 당심 법정에서 '주식회사 C에 있었던 사람들은 나이가 많아서 문서 작성과 팩스 업무가 서툴렀고, 경리직원 H도 위 업무를 하지 못하여 피고인이 위 업무들을 맡아서 하였다. 당시 주식회사 C에서 K 부지를 사업화하려고 많이 노력하였는데, 피고인이 자료를 만들어서 신탁사나 외부 건설사에 보내는 일을 도맡아 하였다. 제가 D에게 피고인의 급여 문제를 물어보니 D이 자신이 알아서 한다고 하여 피고인의 급여 문제를 정리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갔다.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직원으로서 실제로 일을 한 것은 사실이며, 단지 회사를 설립할 당시 피고인과 직원으로서 계약만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E은 주식회사 C의 실질 대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없어 피고인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고, 주식회사 C의 대표인 D과 별도로 고소 사건이나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E은 피고인과 D 사이에서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데, E이 굳이 피고인을 위하여 위증의 처벌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허위의 진술을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③

D은 2015. 4. 2.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조사받을 당시 피고인을주식회사 C의 직원으로 고용한 사실 및 피고인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였다가(증거기록 36쪽), 검찰 조사 시부터 피고인을 고용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D은 당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진술을 번복한 경위에 관하여 '당시 제 몸이 쇠약해져 많이 아팠고, 근로감독관 2명이 벌금 70~80만 원만 내면 되니 시인하라고 하여 제가 하루종일 조사받는 것이 힘들어서 허위로 피고인을 근로자로 고용하였다고 이야기하였는데, 검찰에 가니 금로감독관의 말과 달라 그때부터 정확하게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D의 연령, 법인 대표자로서의 경력, 지위 및 사회적 경험 등에 비추어 볼 때, D은 노동청에서 조사받을 당시에 피고인의 고용 및 임금체불 사실을 인정할 경우 그로 인하여 자신이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처벌받거나 향후 피고인으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단지 금로감독관의 회유와 건강상태 때문에 피고인과의 근로관계를 인정하였다는 D의 위 진술은 상식에 맞지 않고 경험칙에도 부합하지 않아 쉽사리 믿기 어렵다.

④

피고인의 고용보험 가입관련 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년 9월 중에서 총 19일을 L 유통점포 리모델링 공사현장에서 일용근로자로 근무한 것으로 노동청에 신고되어 있다(증거기록 273쪽).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사실확인서의 기재내용(2017. 2. 20.자 답변서에 첨부된 M 명의 사실확인서)에 의하면, M이 신용불량자라서 자신의 통장으로 일당을 받을 수가 없어 단지 피고인의 명의만 빌려 M이 위 공사현장에서 실제로 일을 한 것으로 보이고, D도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거의 매일 주식회사 C에 출근한 사실을 인정하였으며, 당시 피고인과 D의 관계, 피고인이 주식회사 C에서 담당한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위 기간 동안에 D의 동의 없이 함부로 주식회사 C에 출근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재국(재판장) 이지혜 박근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