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2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피고인)
2017고단3716 사기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으므로 편취의 고의가 없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피고인 및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형성하며 유지되어 온 금전차용이나 물품공급의 경우, 일시적인 자금궁색 등의 이유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 결과만을 두고 금전차용자나 물품수령자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쉽사리 단정하여서는 안 될 것이나, 이미 과다한 부채의 누적으로 변제의 능력이나 의사마저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하고서도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금전을 차용하거나 물품을 공급받아 기존 채무의 변제를 위한 용도에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도2588 판결 등 참조).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신발을 공급받을 당시 미필적으로나마 납품대금을 기일 내에 변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신발을 공급받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결국,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2016. 3.경 피해자와 사이에 신발 제조에 관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2016. 4. 5.경부터 2016. 6. 10.경까지 피해자로부터 11회에 걸쳐 신발을 공급받아 왔는데, 2016. 5. 4. M과 사이에 이 사건 동업계약변경으로 인하여 납품대금을 피고인이 마련해야 할 중대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음에도 이러한 사정을 피해자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계속하여 이 사건 신발을 납품받았다.
이 사건 동업계약변경 및 이 사건 신발납품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신발을 공급받더라도 당장 신발을 판매할 거래처가 없었고, 심지어 근로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변제 자력이 없었으며, 이 사건 신발납품 이전에 납품받은 신발조차도 판매가 아니라 담보로 금전을 차용하는 용도로 사용하여 그 차용금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등으로 사용하였다. 즉 피고인이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다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신발을 공급받고도 대금결제를 하지 못할 위험은 이 사건 거래 당시부터 내재되어 있었고, 이러한 위험은 언제든지 현실화 될 수 있었다고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공급받은 신발은 약 9억 4천만 원 가까이 됨에도 위 피해자에게 지급한 납품대금은 2억 9천만 원에 불과한데, 위 금원 중 2억 원의 전자어음은 부도가 났으며,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납품기일 또한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피해자가 납품하지 않은 신발을 나중에 매각한 것은 이 사건 신발납품대금이 그 지급기일을 훨씬 지나서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자 폐업한 뒤 부득이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피고인이 납품 후 특별한 경제 사정 등의 변화로 사후적으로 신발납품대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
양형부당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489,119,070원에 이름에도 아직까지 피해자와 합의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사기 벌금형 2회, 근로기준법위반 벌금형 6회)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기 범행은 피고인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업관계가 틀어지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발생한 것으로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나아가 피해자는 피고인이 다른 거래처로부터 수입한 신발을 보관하게 되었고, 피고인으로부터 신발납품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위 신발을 처분하게 되었는데 이로 얻은 이익이 50,000,000원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근로자 J, K, I와 원만히 합의하였다. 그밖에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