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5. 23. 선고 2018가합4745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0. 8. 7.부터 2018. 8. 6.까지 부산 부산진구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관리사무소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180세대를 관리하기 위하여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로서 원고의 사용자이다.

나.

원고는 2010. 8. 4.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0. 8. 7.부터 2011. 8. 6.까지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근로계약이 만료될 무렵인 2011. 8.경 근로계약기간을 2011. 8. 7.부터 2012. 8. 6.까지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 매년 근로계약기간을 1년 단위로 정하여 계약을 체결하여 오다가 2017. 7.경 근로계약기간을 2017. 8. 7.부터 2018. 8. 6.까지로 하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18. 7. 23.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018. 8. 6.에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의 2018. 7. 16.자 계약만료 통지서를 교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및 을 제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은 비록 근로기간의 정함이 있으나 근로계약의 체결경위와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그 기간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원고가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고 정당한 이유도 없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 다음날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원고의 월 급여에 해당하는 2,200,81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에 따라 그 기간 만료를 원고에게 통지한 것일 뿐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다.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의 고령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로서는 원고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고,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1)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2호증 및 을 제 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근로계약기간이 '2017. 8. 7.부터 2018. 8. 6.까지'로 특정되어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 갱신은 모두 근로계약기간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자동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고, 오히려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면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자유로이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만 70세였던 점, ④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만료 전에 재계약이 불가함을 통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부당해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하고 있는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고령자에 대하여도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할 경우, 고령자에 대한 채용 자체가 기피되어 고령자에 대한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고령자고용법 제21조는 사업주에게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그 직무수행 능력에 맞는 직종에 재고용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고령자인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퇴직금 등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할 때 종전의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고 임금의 결정을 종전과 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갱신기대권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 및 고령자고용법의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2)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갑 제1호증 및 을 제6,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갑 제1, 5,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 기간 만료 당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원고는 2010년경 피고와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만 63세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무렵에는 만 70세였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의 고령자에 해당하여 피고로서는 원고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기간과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해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 역시 계약기간을 2017. 8. 7.부터 2018. 8. 6.까지로 정하여 갱신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원고를 퇴직시킬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상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위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고, 오히려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자유로이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③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원고에 대한 재계약 안건을 매년 6월 말경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요청하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논의하여 근로계약 갱신을 결정해왔는데,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인 2018. 7. 5. 원고에 대한 재계약 안건의 결재를 요청하자 피고는 같은 날 및 2018. 7. 12. 2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원고의 재계약 안건에 대한 임시입주자대표회의를 2018. 7. 13.에 개최할 것이라고 통지하면서 참석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며 참석을 거부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8. 7. 16.자 통지를 통하여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의 의사가 없음을 명시적으로 표시하면서 2018. 8. 16. 원고 명의의 계좌에 퇴직금 17,803,650원과 연차수당 884,550원을 입금하였다.

④

이 사건 아파트는 180세대에 불과하고 2018년경부터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상승함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임금도 인상되면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들의 관리비 부담이 증대되고 있었다. 이에 피고는 2018. 3.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사무소 직원의 정년을 70세로 결의하고, 70세 이상자의 경우 임금을 10% 삭감하면서 정년 이후에도 연장 고용하는 방식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한 바 있는데, 원고도 위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석하여 이러한 논의과정을 잘 알고 있었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가 2018. 7. 16. 원고에 대하여 한 근로계약 만료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영(재판장) 김경수 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