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6. 14. 선고 2018나5345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건설현장에서 소장의 직책으로 전기공사를 수행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17. 6.경부터 2017. 12.경까지 약 6개월간 피고와 함께 창원 소재 C 아파트 건설현장, 포항 소재 D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7. 6. 12.부터 2017. 12. 11.까지 피고에게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590만 원을 송금하여 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건설현장 소장의 지위에 있는 피고로부터 매달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 중 일정 금액을 피고에게 송금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아 피고에게 합계 590만 원을 송금하여 주었는바, 위 돈은 원고가 피고에게 대여해 준 것이고, 가사 대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횡포를 부려 원고가 정당하게 수령한 임금을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59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창원 및 포항 소재 각 아파트 건설현장에 원고를 데리고 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면서, 원고의 기술 수준이나 경력상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인 일당 13만 원을 일당 17만 원으로 증액하여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 원고와 사이에 위와 같이 증액된 임금의 차액을 원고로부터 돌려받기로 약정하였고, 이러한 약정에 따라 원고는 매달 임금을 지급받은 후 위 차액에 근로일수를 곱한 금액을 피고에게 반환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590만 원을 차용한 것이 아니고, 이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도 아니므로, 이를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호증, 을 제1,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건설현장에서의 노임 산정 기준상 피고는 숙련공 내지 기능공에 해당하여 일당이 약 21만 원이었고, 원고는 초급보조 인부로서 일당이 약 13만 원이었던 사실, ② 그런데 위 건설현장에서 책정된 노임의 상한이 일당 17만 원이어서 피고가 일당 21만 원을 전부 지급받을 수 없게 되자, 피고는 해당 공사업체의 담당자와 협의하여 원·피고 모두에게 일당을 17만 원씩 지급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원고와 사이에 위 차액 4만 원을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던 사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③ 이에 따라 원고는 해당 업체로부터 매월 임금을 지급받은 직후 50만 원 내지 100만 원의 돈을 피고에게 정기적으로 송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단

1)

먼저 원고의 대여금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에게 송금한 590만 원이 대여금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자신의 노임 중 증액된 부분을 피고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590만 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인정되므로, 위 590만 원이 대여금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피고가 위 590만 원을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이므로 이를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을 보건대,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구체적을 보면, 원고는 피고가 현장소장으로서 자신의 상급자의 지위에 있어 피고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였으나 이를 거부할 수 없었다는 것이고, 자신이 정당하게 수령한 급여 일부를 피고가 가져가는 것은 불법행위로서 피고가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이므로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9조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의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근로관계의 개시 및 존속 등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의 중간에 개입하여 이익을 취득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위와 같이 취득이 금지되는 이익은 수수료, 보상금, 소개료, 중개료 등 명목이나 금전, 재산상 이익 등 형태를 가리지 않으며, 개입 행위와 사이에 인과관계 있는 이익이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약정은 원고가 근로자로서 정당하게 수령한 임금(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에 대한 적정 노임이 일당 13만 원이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원고가 사용자와 사이에 일당 17만 원인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은 이상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일부를 피고가 취득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고,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로부터 원고의 임금 일부를 지속적으로 지급받은 행위는 피고가 자신의 하급자인 원고와 원고의 사용자인 해당 공사업체 사이의 근로계약 존속에 개입하여 중간인의 지위에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약정은 중간착취의 배제를 규정한 강행규정인 위 근로기준법 제9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것이고, 원고에 대한 노임이 애당초 증액되어 책정된 것이었다거나 이 사건 약정이 피고의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무효인 이 사건 약정에 터잡아 지급받은 59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9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5.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김세용 윤소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