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사하구 B 소재에서 (주)C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2여명을 사용하여 선박엔진부품 등 제조업을 행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6. 12.부터 2017. 10. 28.까지 선박수리공으로 근로하다 퇴사한 D의 2017년 8월 임금 2,000,000원, 9월 임금 3,000,000원, 10월 임금 4,500,000원 합계 9,500,000원과, E의 2017년 7월 임금 1,056,000원, 9월 임금 1,399,950원, 10월 임금 2,500,000원 등 합계 4,955,950원과 F의 2017년 8월 임금 1,500,000원, 9월 임금 2,500,000원, 10월 임금 4,000,000원 등 합계 8,000,000원 등 진정인 3명의 체불임금 합계 22,455,95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 E, F(이하 'D 등 3인'이라고 한다)이 (주)C의 근로자라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D 등 3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위치에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D이 작성한 청구서(증거기록 제15쪽 내지 제19쪽)에 의하면, D은 주식회사 C에게 D 등 3인이 제공한 노무에 관하여 일 단위 노무단가 및 노무제공일수에 따라 산정한 노무비를 청구하였고, 야간 및 휴일근무의 경우 위 노무비에 일정 비율을 가산한 금액을 청구하였으며, 위 노무비와는 별도로 식대를 청구하였다.
그런데 공사도급계약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사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비용까지 포함하여 총액으로 공사대금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D이 D 등 3인의 연장근로에 대한 대가나 식비를 그 노동일수에 따라 청구한 것은 D 등 3인이 피고인과 도급계약이 아닌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추단케 한다.
또한 위 청구서에 의하면 D 등 3인이 선박을 수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료비 등도 피고인의 계산으로 구입된 것으로 보인다.
D, F의 당심진술에 의하면, D 등 3인은 주식회사 C이 운영하는 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였고, 업무시간은 매일 08:00 ~ 17:00로 정해져 있었으며, D 등 3인이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피고인에게 업무 내용을 보고하고, 피고인의 업무 지시를 받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D은 피고인으로부터 E, F의 일당 등도 함께 받아 이를 E, F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D이 당시 E, F 등의 일용직 근로자를 관리하며 현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였기 때문으로 보일 뿐, 원심의 판단과 같이 D이 E, F과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D은 이와 같은 역할 수행의 대가로 피고인으로부터 '관리공수' 등의 명목으로 별도의 대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D은 당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E, F에 대한 임금을 받으면 이를 공제하지 않고 그대로 E, F에게 전달하였으며, E, F에게 숙식을 제공하거나 자신이 따로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D이 이 사건 이전에도 선박 관련 용역을 주식회사 C에 제공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서 계약을 맺어 업무를 하고, 이 사건 기간에도 다른 사람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있는 징표를 근로자로부터 요구하여 만드는 경우가 있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D은 피고인에게 연장·야간근로 및 식대 등을 해당 일수만큼 별도로 청구한 점, 이러한 세금계산서 발급 행위 외에 도급계약서 등 D과 피고인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세금계산서가 발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D과 피고인 사이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