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이 사건의 근로자 15인은 D을 대표자로 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D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근로자들은 체불임금을 받는 것이 목적이고, 변제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있음에도 원심은 근로자들의 처벌불원 의사 유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지 않은 잘못이 있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건에 대하여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 한다) 제23조(이하 '이 사건 특례규정'이라 한다)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 특례규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피고인 등이 소송촉진법 제23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재심규정'이라 한다)에 의하여 그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만약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 특례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유죄를 선고하여 확정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재심규정에 의하여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항소를 제기한 경우에, 그 사유 중에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사정을 포함하고 있다면, 이는 이 사건 재심규정에 의하여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음을 주장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항소이유를 주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의 경우에 항소심으로서는 이 사건 재심규정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야 하고 그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심법원은 이 사건 특례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부본, 소환장 등을 총달하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다음 2019. 6. 13. 피고인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였고, 피고인이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귀책사유가 없어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당심에서는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한 후 증거조사를 비롯한 모든 공판절차를 새로이 진행하였으므로, 이러한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고(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9939 판결 등 참조),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모두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며(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단서),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제1항),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 또는 그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1550, 2010전도8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의 근로자들은 D을 대표자로 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인을 상대로 한 진정서 및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D이 작성하여 제출한 2018. 1. 22.자 진술서에는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었으며, 체불금품이 지급되면 처벌을 원하지 않음'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으며, 달리 제1심 판결 선고 전에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는 전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② 위 근로자들은 2019. 7. 12.경 피고인에게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처벌불원서를 작성·교부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제1심 판결 선고 이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를 제1심 판결 선고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점, ③ 이후 D이 2019. 8. 4.경 "임금체불에 대한 조사를 받을 당시 근로감독관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도 피고인의 구속은 원하지 않는다는 저와 직원들의 뜻을 전달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그것만으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명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근로자들의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 또는 그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가 제1심 판결선고 전에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심판결에는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처벌불원 의사표시와 관련한 위법이 없다.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