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시 및 그 산하에 있는 자치구, 군 등에 소속된 공무직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1968. 5. 27.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이다.
피고 소속인 ‘D 지부’(이하 ‘D 지부’라 한다)는 2019. 8. 13. 다음과 같은 내용의 ‘조직형태 변경건’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를 개최한다고 공고하면서, 그 투표기간을 2019. 8. 20.부터 2019. 8. 23.까지로 안내하였다.
D 지부는 2019. 8. 23. 이 사건 총회 결과 위 지부 소속 조합원 584명 중 487명 참여, 452명 찬성으로 ‘조직형태 변경건’이 가결되었다고 선포하였다.
D 지부는 2019. 9. 4. ‘A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가 설립되었다.
피고의 조합규약 등 내부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조합규약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85,6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합41661
판결선고
2021. 10. 27.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노동조합 산하의 지부 등 조직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 단서에 따라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함으로써 2개 이상의 노동조합으로 분열하는 경우, 종전 노동조합이 ‘단독소유’하고 있던 재산은 종전 노동조합과 새로 결성된 노동조합이 조합원 수의 비율에 따라 ‘공유’하게 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는 피고 산하의 D 지부였다가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함으로써 별개의 노동조합을 구성하게 되었고, 피고는 2019. 9. 1.경을 기준으로 특별기금 1,360,000,000원(이하 ‘이 사건 특별기금’이라 한다)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당시 원고 조합원은 584명, 피고 조합원은 2,700명이었으므로, 피고는 공유물분할을 구하는 원고에게 이 사건 특별기금 중 원고 몫인 285,600,000원{= 1,360,000,000원 × 21%(= 584 ÷ 2,700 × 100, 소수점 이하는 버린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본안 전 항변
D 지부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거나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피고가 제정한 조합규약, 지부운영규정 등에 따라 조직이 운영되는 등 아무런 독립성이 없으므로,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다거나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이라고 볼 여지가 없는바, D 지부는 애초부터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설령 D 지부가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하더라도, ① 지부장 E 등은 2019. 8. 13. 피고로부터 ‘정직’의 징계를 통보받았음에도 같은 날 이 사건 총회를 긴급히 공고하였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하여 상품권을 지급하거나 토론회를 생략하는 등 소집절차를 위법하게 진행하였으며, ② 이 사건 총회 개최 7일 전에 피고에게 일시․장소․회의 목적사항을 보고하지 않았음은 물론 이 사건 총회 종료 후 7일 이내에 그 결과를 보고하지도 않았고, ③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위한 지부운영회 소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 자체도 개최하지 않았으며, ④ 기표소의 설치 없이 지부장 및 간부들 면전에서 투표를 하게 하거나 조합원을 직접 찾아가 투표를 강요하는 등 직접․비밀․무기명투표 원칙을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총회 결의는 무효이다. 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소유인 이 사건 특별기금에 대하여 공유물분할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1>.
청구원인을 다투는 주장
D 지부의 경우 2019. 7.경 조합비를 납부한 조합원은 576명이었으나, 원고는 조직변경 직후 조합원이 584명이라고 주장하는바, D 지부와 원고 사이에 구성원의 범위 등에 있어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조직형태의 변경 또는 노동조합의 분할을 결의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총회 결의는 D 지부 조합원들의 집단 탈퇴 및 새로운 노동조합(원고)의 설립으로 평가될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가 피고의 재산에 대하여 어떠한 권리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그 재산은 조합원들의 ‘총유’로 귀속되므로, D지부의 조직형태가 변경되어 그 실질적 동일성을 유지한 채로 원고가 설립되었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유관계가 형성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분할청구권 내지 원고 소속 조합원들의 지분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결의도 없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특별기금을 대상으로 공유물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는지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 제5조, 제10조,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과 재산상 권리․의무나 단체협약의 효력 등의 법률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형태의 변경제도의 취지와 아울러 개별적 내지 집단적 단결권의 보장 필요성, 산업별로 구성된 단위노동조합(이하 ‘산업별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지부․분회․지회 등의 하부조직(이하 ‘지회 등’이라 한다)의 독립한 단체성 및 독자적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에 관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은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삼고 있어 노동조합의 단순한 내부적인 조직이나 기구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지만,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더라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구성되어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면서 조직이나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기업별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기업별 노동조합’이라 한다)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산업별 연합단체에 속한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 실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결의 요건을 갖춘 소속 조합원의 의사 결정을 통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에 속한 지회 등의 지위에서 벗어나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함으로써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
또한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지회 등은 스스로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산업별 노동조합과 독립하여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의사결정 능력을 갖춘 이상, 지회 등은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총회에 의한 자주적·민주적인 결의를 거쳐 지회 등의 목적 및 조직을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으며, 나아가 단결권의 행사 차원에서 정관이나 규약 개정 등을 통하여 단체의 목적에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추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추고 활동할 수 있다. 그리고 지회 등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의 실체를 유지하면서 산업별 노동조합에 소속된 지회 등의 지위에서 이탈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갖추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의 경우와 차이가 없다. 이와 같은 법리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 지회 등의 경우에도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결의 요건을 갖춘 소속 근로자의 의사 결정을 통하여 종전의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는 외형에서 벗어나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더라도, 외형과 달리 독자적인 노동조합 또는 노동조합 유사의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자주적․민주적인 총회의 결의를 통하여 소속을 변경하고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고, 노동조합 또는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반영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 관한 해석이 근로자들에게 결사의 자유 및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및 노동조합법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 갑 제4, 8, 9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D 지부는 피고 조합원 중 C시 시청 및 그 산하에 있는 수산물관리사업소, 체육시설관리사업소 등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구성원의 범위, 근로 장소 등에 있어 다른 구․군청에 소속된 조합원들과 명확히 구분되는 점, ② D 지부는 피고가 제정한 지부 운영규정(을 제1호증의 2)과 별도로 ‘D 지부 운영규정’(갑 제4호증, 다만 그 내용은 지부운영규정과 대동소이하다)을 자체적으로 수립하여 2017. 4.경부터 시행한 점, ③ D 지부는 ‘D 지부 운영규정’에 따라 내부적으로 총회, 집행위원회, 운영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회계감사위원회 등 의결기관 내지 집행기관을 설치하였고(제9조), 지부 운영비도 별도로 운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D 지부는 ‘D 지부 운영규정’상 다른 지부에 흡수․합병되거나 소속 조합원이 모두 탈퇴한 경우에만 해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제40조) 그 존속이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 ⑤ 물론 D 지부는 피고 조합규약 제63조 제2항, ‘D 지부 운영규정’ 제36조 제1항에 따라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이 없으나,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르면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이 없다 하더라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 지부는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에 따른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총회 결의가 무효인지 여부
피고가 주장하는 무효사유를 중심으로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에 갑 제7 내지 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D 지부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이 사건 총회 결의가 소집절차상 하자 등으로 인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2019. 8. 13. D 지부의 지부장 E 등에게 ‘정직’의 징계를 통보하였으나, 위 통보에는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적시되어 있지 아니하고, E 등에게 피고 조합규약 제12조 제3항에 따른 소명의 기회가 부여되었는지, 피고 상벌규정 제15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징계위원회 결의가 있었는지 등을 알 수 있을 만한 자료도 없다. 설령 위 징계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가 통보한 직무정지기간은 2019. 8. 14.부터 기산되는바, 이 사건 총회 공고가 2019. 8. 13.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공고일을 기준으로 할 때 이 사건 총회가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되었다고 볼 수 없다.
물론 E 등은 위 징계를 통보받은 이후인 2019. 8. 16. D 지부 회의에 참석하여 토론회 개최일정 등을 협의하였고, 같은 날 ‘지부장’ 명의로 2019. 8. 17. 및 19. 2회에 걸쳐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공고하였으나, 이 사건 총회와 관련한 주요사항은 2019. 8. 13. 이전에 대부분 결정된 상태였으며, 토론회 개최 여부가 이 사건 총회의 필수요건도 아닌 만큼, E 등의 관여로 인하여 그 결의가 위법하게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D 지부는 이 사건 총회 당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에게 10,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나, 피고 선거관리규정 제33조는 ‘입후보자 또는 조합원’이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투표를 실시하는 지부 또는 그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독려를 위하여 투표에 참여하는 모든 조합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소정의 상품권을 제공하는 것까지 금지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 역시 2019년도 위원장 선거 당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에게 5,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관행적으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투표를 홍보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D 지부가 이 사건 총회 개최 7일 전에 피고에게 일시․장소․회의 목적사항을 보고하였다거나 이 사건 총회 종료 후 7일 이내에 그 결과를 보고하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으나, 위와 같이 사전․사후 보고를 누락한 것이 이 사건 총회 결의를 무효로 돌릴 정도로 중대한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
D 지부 2019. 8. 8.자 운영위원회 회의록(갑 제9호증의 1)에는 같은 날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 지부 2019. 8. 12.자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록(갑 제9호증의 2)에는 같은 날 선거관리위원회를 개최하여 투표시간, 선거인명부의 확정, 개표방법 등을 논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달리 위 각 회의록이 허위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위 선거관리위원회가 위법하게 구성되었다거나 선거관리위원회 소집이 생략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피고 선거관리규정 제38조 제2항은 지정된 기표소에서 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제39조 단서는 선거장소가 분산되어 있을 경우 분리 투표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는바, 위 5)항에서 본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록에는 2019. 8. 12. 사업장별로 투표소를 별도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D 지부가 기표소 내지 투표소를 지정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고, 지정된 투표소가 아닌 곳에서 투표가 이루어졌다거나 투표 강요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당사자적격 또는 당사자능력이 없다는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2>.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와 D 지부 사이에 실질적인 동일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이 존속 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은 변경 후의 조합이 변경 전 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직변경의 효과에 비추어 볼 때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고, 노동조합은 구성원인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어느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으며, 여기에서 말하는 노동조합에는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된, 산업별·지역별․직종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도 포함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19. 7.경 조합비를 납부한 D 지부 소속 조합원이 576명이라 하더라도, 갑 제9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D 지부 소속 조합원들의 수는 가입․ 탈퇴 여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동되는 양상을 보이는 점, ② D 지부는 이 사건 총회 당시 2019. 6. 말경을 기준으로 작성한 조합원 명부를 토대로 투표를 실시하였으므로, 피고가 기준시점으로 삼은 2019. 7.경과는 조합원 수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 ③ 종래 D 지부 소속이 아니었음에도 원고 소속 조합원으로 되어 있는 자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원․피고가 주장하는 조합원의 수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 지부와 원고 사이에는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는 조직형태 변경 전 D 지부의 재산상 권리․의무를 그대로 승계한다.
원고가 이 사건 특별기금에 대하여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의 재산소유형태
노동조합법 제6조는 ‘노동조합은 그 규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법인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제1항), 그 요건에 관하여 ‘노동조합은 당해 노동조합을 법인으로 하고자 할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등기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제2항), 피고 조합규약 제5조에 법인 설립에 관한 근거가 마련되어 있음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으나, 실제로 법인등기를 마쳤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가 민법상 사단법인으로서 이 사건 특별기금을 단독소유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노동조합의 특성상 법인격 유무에 상관없이 그 재산을 단독소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의 재산소유형태를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3>, 법인 아닌 사단의 경우에는 민법 제275조 제1항에 따라 그 재산을 총유함이 원칙이며, 피고 조합규약, 회계규정, 특별기금관리규정 등에서 이와 달리 규정한 부분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법인격 없는 노동조합 내지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위 민법 규정에 따른 원칙으로 돌아가 이 사건 특별기금을 총유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노동조합의 조직형태가 변경된 경우 총유재산의 분할 가부
대법원은 조직형태 변경의 효력에 관하여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의 해산․청산과 신설 절차를 밟지 않고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동조합을 둘러싼 종전의 재산상 권리․의무나 단체협약의 효력 등의 법률관계가 새로운 조직형태의 노동조합에 그대로 유지․승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5두1151 판결,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4다20304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노동조합의 지부 등 하부조직이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갖추어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는 법인 아닌 사단(노동조합) 내부에 법인 아닌 사단(지부 등 노동조합 유사 근로자단체)이 중첩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나아가 지부 등 하부조직에 노동조합의 재산과 구분할 수 있는 고유재산이 존재한다면, 지부 등 하부조직에 속한 조합원은 ‘노동조합의 구성원으로서 노동조합의 재산을 총유’하는 한편, ‘지부 등 하부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해당 지부 등의 재산을 총유’하는 이중적 지위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노동조합의 지부 등 하부조직이 조직형태를 변경하여 신설 노동조합이 된 경우에 ‘위 하부조직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재산상 권리․의무’가 신설 노동조합에 그대로 승계된다는 점은 명확하겠으나, 위 하부조직이 조직형태 변경 이전부터 종전 노동조합에 대하여 규약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종전 노동조합이 신설 노동조합에게 그 재산을 분할하여 주기로 결의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종전 노동조합이 보유한 재산상 권리․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가 신설 노동조합에게 그대로 승계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와 같은 해석하는 것이 법인 아닌 사단의 일반 법리나 ‘총유물에 관한 사원의 권리의무는 사원의 지위를 취득상실함으로써 취득상실된다’는 민법 제277조의 규정에 부합한다<4>.
이 사건의 경우
위 1), 2)항에서 든 사정들에 지금까지 인정한 사실,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및 제시한 법적 근거만으로는 D 지부에서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한 원고가 종전에 소속된 노동조합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특별기금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D 지부가 이 사건 총회 이전부터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진 노동조합 유사 근로자단체로서 지부운영비 등 재산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었음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조직형태 변경에 따라 원고에게 승계되는 재산상 권리․의무는 위 지부 운영비 등 D 지부의 고유재산에 한한다<5>.
피고 조합규약은 이 사건 특별기금과 같은 피고의 재산에 관하여 각 지부의 분배청구권 내지 개별 조합원의 분할청구권 등을 인정하고 있지 아니하고(제10조), 오로지 대의원대회의 의결로 이 사건 특별기금을 운영하거나 이를 관리․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제21조), 피고가 해산되는 경우에도 잔여재산의 귀속은 대의원대회의 결정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제71조 제2항).
피고는 2020. 4. 6.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기금 분할 지급에 관한 건’을 대의원대회에 상정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하였으나 같은 날 부결되었고, 현재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특별기금을 분할하여 주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 사건 특별기금의 구체적인 분할 범위 등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민(재판장) 강윤진 전유상
별지
각주1) 원고의 설립절차에 하자가 있어 당사자능력이 없다는 취지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각주2) 설령 D 지부가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다거나 이 사건 총회 결의가 무효라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함에 있어 사건명을 ‘공유물분할’로 기재하면서도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은 형성의 소가 아닌 이행의 소의 형태로 구성하였는바, 이행의 소에서는 이행청구권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원고적격을 가지고, 원고로부터 이행의무자로 주장된 사람이 피고 적격을 가지므로(대법원 1995. 11. 28. 선고 95다18451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자신에게 이 사건 특별기금 중 일부를 지급받을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상 당사자적격 자체는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또한 D 지부의 조직형태 변경이 무효인 경우에도 이를 피고와 별개의 새로운 노동조합(원고) 설립행위로 못 볼 바 아니고, 현재를 기준으로 원고가 일정한 구성원과 대표기관, 규약 등을 갖추어 사회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 당사자능력도 인정된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는 D 지부와 원고 사이의 실질적 동일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각주3) 오히려 기금의 설치ㆍ관리 또는 처분에 관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제16조 제1항 제5호) 등 민법상 총유물의 관리․처분방법과 유사한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각주4) 노동조합의 지부 등 하부조직이 조직형태를 변경하여 신설 노동조합이 된 경우, 위 신설 노동조합에게 종전 노동조합의 재산을 분배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조합원이 탈퇴할 때마다 노동조합의 재산을 분배해주어야 한다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되어 민법 제277조에 반한다.
각주5) 원고는 D 지부가 종전에 보유하고 있던 운영비 등 자금을 승계하여 간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